제1독서
<너희는 주님의 길을 닦아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40,1-5.9-11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
─ 너희의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
2 예루살렘에게 다정히 말하여라.
이제 복역 기간이 끝나고 죗값이 치러졌으며
자기의 모든 죄악에 대하여 주님 손에서 갑절의 벌을 받았다고 외쳐라.
3 한 소리가 외친다. “너희는 광야에 주님의 길을 닦아라.
우리 하느님을 위하여 사막에 길을 곧게 내어라.
4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거친 곳은 평지가 되고 험한 곳은 평야가 되어라.
5 이에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리니 모든 사람이 다 함께 그것을 보리라.
주님께서 친히 이렇게 말씀하셨다.”
9 기쁜 소식을 전하는 시온아, 높은 산으로 올라가라.
기쁜 소식을 전하는 예루살렘아, 너의 목소리를 한껏 높여라.
두려워 말고 소리를 높여라.
유다의 성읍들에게 “너희의 하느님께서 여기에 계시다.” 하고 말하여라.
10 보라, 주 하느님께서 권능을 떨치며 오신다. 당신의 팔로 왕권을 행사하신다.
보라, 그분의 상급이 그분과 함께 오고 그분의 보상이 그분 앞에 서서 온다.
11 그분께서는 목자처럼 당신의 가축들을 먹이시고
새끼 양들을 팔로 모아 품에 안으시며
젖 먹이는 어미 양들을 조심스럽게 이끄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우리는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베드로 2서의 말씀입니다.3,8-14
8 사랑하는 여러분, 이 한 가지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주님께는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습니다.
9 어떤 이들은 미루신다고 생각하지만 주님께서는 약속을 미루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여러분을 위하여 참고 기다리시는 것입니다.
아무도 멸망하지 않고 모두 회개하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10 그러나 주님의 날은 도둑처럼 올 것입니다.
그날에 하늘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사라지고 원소들은 불에 타 스러지며,
땅과 그 안에서 이루어진 모든 것이 드러날 것입니다.
11 이렇게 모든 것이 스러질 터인데,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까?
거룩하고 신심 깊은 생활을 하면서,
12 하느님의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그날을 앞당기도록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날이 오면 하늘은 불길에 싸여 스러지고
원소들은 불에 타 녹아 버릴 것입니다.
13 그러나 우리는 그분의 언약에 따라,
의로움이 깃든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4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이러한 것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티 없고 흠 없는 사람으로 평화로이 그분 앞에 나설 수 있도록 애쓰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의 시작입니다.1,1-8
1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
2 이사야 예언자의 글에
“보라, 내가 네 앞에 내 사자를 보내니 그가 너의 길을 닦아 놓으리라.”
3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고 기록된 대로,
4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 나타나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다.
5 그리하여 온 유다 지방 사람들과 예루살렘 주민들이 모두 그에게 나아가,
자기 죄를 고백하며 요르단 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았다.
6 요한은 낙타 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둘렀으며,
메뚜기와 들꿀을 먹고 살았다.
7 그리고 이렇게 선포하였다.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몸을 굽혀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8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LA ‘성 프란치스코 한인 성당’에 갔을 때입니다. 성탄을 준비하면서 구역장, 반장들과 함께 성당 대청소를 하였다고 합니다. 마침 독지가가 있어서 성당 친교실의 바닥을 새것으로 교체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저도 본당에 있을 때는 ‘대청소’를 할 때가 있었습니다. 부활절을 맞이하면서, 성탄을 준비하면서 대청소를 하였습니다. 평소에는 잘 하지 않는 곳까지 청소하였습니다. 성당 벽에 있는 ‘십자가의 길’ 기도를 청소하였습니다. 성당 입구의 성모상도 닦아 주었습니다. 성가대로 들어가는 입구도 청소하였습니다. 주일학교 교사들의 교리실과 학생들의 교실도 청소하였습니다. 물 호수를 뿌리며 성당 올라가는 계단도 깨끗하게 청소하였습니다. 이렇게 한 나절 청소를 마치면 여성 구역에서 국수와 막걸리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성당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이 주님을 맞이하는 외적인 준비라면, 우리의 마음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성탄판공’입니다. 어릴 때의 기억입니다. 성탄 판공이 되면 어머니는 내년도 ‘교무금’을 책정하였고, 본당에서 주는 ‘달력’과 ‘판공 성사표’를 받았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주신 성사표를 들고 본당에서 마련한 고백소에서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린 다음 차례가 오면 성사를 보았습니다.
성탄을 맞이하면서 성당을 청소하고, 판공성사를 보는 것은 ‘주님의 길’을 닦아 놓는 것입니다.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마태오 복음 25장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그렇습니다. 참된 성탄의 준비는 가난하고, 굶주리고, 헐벗고, 병들고, 갇힌 이들의 손을 잡아 주는 것입니다. 그들의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는 것입니다.
오늘 제1 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너희는 광야에 주님의 길을 닦아라. 우리 하느님을 위하여 사막에 길을 곧게 내어라.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거친 곳은 평지가 되고 험한 곳은 평야가 되어라. 그분께서는 목자처럼 당신의 가축들을 먹이시고 새끼 양들을 팔로 모아 품에 안으시며 젖 먹이는 어미 양들을 조심스럽게 이끄신다.” 슬픔과 절망의 골짜기를 메우는 것은 무엇일까요? 분열과 갈등의 골짜기를 메우는 것은 무엇일까요? 교만과 욕망의 언덕을 낮추는 것은 무엇일까요? 시기와 질투의 언덕을 낮추는 것은 무엇일까요? 슬픔과 절망의 골짜기는 위로와 희망으로 채우면 좋겠습니다. 분열과 갈등의 골짜기는 일치와 용서로 채우면 좋겠습니다. 교만과 욕망의 언덕은 겸손과 나눔으로 낮추면 좋겠습니다. 시기와 질투의 언덕은 인내와 관용으로 낮추면 좋겠습니다.
2년째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오면 좋겠습니다. 3달 째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오면 좋겠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찾고, 세상사는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꿈을 꾸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가 되어서 이사야 예언자의 꿈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제 누군가 그 일을 해야 합니다. 바로 우리들이 그런 일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2000년 전에 오셨던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신앙인의 자세입니다. 이것이 언제가 오실 구세주를 기다리는 신앙인의 삶입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와 함께 계시는 예수님을 증언하는 우리의 행동입니다. 사회의 그늘에 있는 사람들,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 감옥에 갇혀있는 사람들, 외국인 노동자들, 누군가가 도와주어야만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위로를 받고, 희망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신앙인의 삶이어야 합니다. 우리들 모두가 하느님을 닮은 소중한 모상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모든 이들이 하느님의 축복을 받아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거룩하고 신심 깊은 생활을 하면서, 하느님의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그날을 앞당기도록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이러한 것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티 없고 흠 없는 사람으로 평화로이 그분 앞에 나설 수 있도록 애쓰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