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쌤차에서내리자마자 벙글벙글 웃으면서 집까지왔다. 도착한게 밤이라서 참 다행이더라ㅋㅋ
엘리베이터에서 왠 아저씨 한분이 말을 거셨다. 뭐 한밤중에 교복입은녀석이싸돌아다니니깐 물어보고싶겠지.
담임선생님차를타고 구미 전국연극제인가뭔가 보고왔다고 했다. 웃으면서. 조낸 하이톤으로 말했지ㅋㅋ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뭐 내 목표도 생겼겠다(아ㅋ다시 웃음난다)가슴뛰는 연극 한편 봤겠다 입이 귀에 안걸리면 사람인가?
그리고! 난 정말 당당하게 성적표를 엄마에게 보여줬지! 하... 모둠일기에서 썼던것처럼 엄마 만족시키는것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 같아.
그럼 연극 얘기로 가 봅시다!아, 노정쌤 설명을 인용한게 꽤 됩니다 그려 ㄲㄲㄲ
내가 본 연극은 현 대통령께서 보시면 몽땅 다 잡아 쳐넣을 법한 내용을 담고있었다.물론 현 대통령이 이해하신다면 말이지.(하, 그머리로?)
'백성들의 소리를 듣지 않는 왕'에 관한 이야기였거든. 어찌나 콕 꼬집어 말하던지.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소리 안들어본 사람은 없겠지.무슨 동화속의 그 소문말야.
근데 그 소문이 다르게 해석되어있달까.왕이 당나귀 귀면 이상해? 커서? 큰게 왜 안좋은데?왕이라면 모름지기 귀가 크고 봐야지.
그래야 소리를 잘 들을 수 있지. 무슨소리냐구? 쓴소리, 바른소리, 백성들이 신음하는소리 말야.
연극 속의 왕은 귀가 당나귀 만큼 크다고 백성들 사이에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있어.왕이 정말 쓴소리 잘듣고 민심을 잘살펴서 그런 소문이 돌았을까? 아니야.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는 백성들의 염원이었지. 임금에게 좀 문제가있었거든.
첫째, 일단 임금 주변의 인간들이 썩었어. 임금의 아우는 왕권을 탐냈고 왕후는 임금의 아우를 탐냈달까. 임금이 충신이라 믿었던 화랑과 다른 한 놈은 역적을 도모했고 결국 임금을 죽였지. 그런 인간들에게 둘러 싸여있던 왕이 제대로된 정치판 한번 벌여놓을수 있겠어?
둘째, 왕에게도 개혁 의지같은건 없었어.(아, 이 연극에서 중요한 사람인 복두장이라고 있는데 이 복두장이는 모두들 왕에게 입에 발린소리, 아부나 떨때 진실만을 말해주던 사람이야.음.. 복두장이는 어려우니까 모자장수라고 하자)모자 장수가 남들은 다 자신(임금)의 귀가 크다 그럴때 자신의 귀는 작다는 진실을 목.숨.걸.고 깨우쳐 줘도 말이지.왕은 입으로는 백성들의 말을 듣겠다고(원랜 복두인것 같은데 무튼 귀를 가리는 왕관같이 생겼어. 머리에 썼으니까 모자라고 합시다)모자까지 벗었지. 그러나 말뿐이었어.음, 그마을엔 웬 신기한 대나무밭이 있는데 진실만을 말한다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무튼, 백성들의 소리를 낸다 치고. 무튼 그런 대나무 밭이 있어. 임금은 분명히 백성들의 소리도 듣겠다더니 그 대나무 밭을 밀어버리고 그 대신 산수유를 심어 놓으라 그러네?? 이건 안듣겠단 소리지. 왜냐하면 대나무 보단 산수유가 예쁘거든. 대나무는 쭉쭉 뻗기만했지. 산수유는 노~란게 화사-하니 예쁘잖아? 자, 넌 칭찬하는 소리가 산수유같아 지적하고 충고하는 소리가 산수유같아? 당연히 듣기좋은말이 산수유요 거슬리는 충고가 대나무지. 즉 왕은 그래도 좋은소리만 듣겠다 이거야. 하는 일 없이 성군이 되고싶단거지.
내가 본 연극은 '서사극'이란 연극이었다.연극에 지나치게 감정이입이 되서 사람 바보만드는게 아니고 '아, 이건 연극이구나'하는 자각을 주는 연극이랄까.독특하고 진한 분장을 하고(아름다웠다) 한사람이 여러 역할을 하기(왕연기하던분이 평민역이된다던가 평민역하시던분이 왕이 된다던가)위해 의상도 비슷비슷하다. 모든 연극이 날 미치게 하겠지만 본 연극이 몇 없어서 인지 '서사극'이라서 날 이렇게 광분(?)하게 한게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 이건 감상문이 아니라 줄거리 구나.. 더 많지만 뭐. 이쯤에서 나의 느낌을 적어 보도록 합시다.
보는내내.. 계속... 두근거렸다!! 연극이란게 이렇게 사람을 미치게 하는구나. 사람들의 표정이나 음악. 행동 대사 하나하나가 가슴 깊숙히 박히는 느낌이랄까.가면을 쓴 듯한 진한 화장뒤의 배우의 표정이 하나하나 생생했다. 백성들을 짓눌러서 나오는 권력에 집착하는 왕의 모습과 현 대통령을 오버랩시켜 메스꺼움을 느껴 보기도 했다.핀조명 받으며 연기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눈부셨다. 모두 노래를 부르는 순간엔 귀가 황홀했다. 슬픈 장면이랄게 따로 없었다. 그냥 몽땅 다 감동이었다. 내가 만화책을 정말 좋아하지만, 만화책보다 날 감동시킬수 있는건 없다고 생각해 왔지만, 만화책에서 느낄 수없는 정말 벅찬 감동이었다.보는 내내 벅차올랐다.뛰어 올라가서 사인이라도 받고싶었다. 정말 미치도록 사진이 찍고싶었다. 내손에 사진기가 없어서 다행이었다. 있었다면 개념없이 사진을찍었을테니까.내 앞에 옆에 잠깐 코골던 인간을 죽여버리고싶었고 폰끄라고 내가 직접 말해 줬는데도 기어이 폰키고 들어온 인간 휴대폰을 밟아 짜부러트리고 싶었다. 무튼 정말 이루말할수 없는 벅찬 감동의 도가니탕이었고 이 연극을 다시 한 번 볼 기회가 내게 있었으면 좋겠다. 연극을 볼때의 그 감동 벌써 반은 까먹어버렸지만 평생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상 끗- 하려다가 빼놓은게 있네. 쌤 감사합니다 평소보다 기름값 열배는 더 들여서 이렇게 좋은 연극 보여주시고 크흑 쌤은 복받으실거예요. 아 이미 받으셨구나. ㅋㅋ 3-3반, 쌤의 복덩어리!! 그럼 전 안갚아도 되는건가요 낄낄낄낄낄(음흉한 미소)
첫댓글 갑자기 꿈을 찾은 우리의 진지군..ㅋㅋ 정말 오늘 질문하면서 설명하는내내 완전 기뻐보였어!!ㅋㅋ
정말? ㄲㄲㄲㄲ엄훠 내가 그렇게 대놓고 기뻐했던가 ㄲㄲㄲㄲ
열받아. 날 트렁크에 태우고 가던지 가방에 쑤셔 박아서 데려가던지 결정해!
동감. 열받아 치사한 자식 퉤- 그래도 난 방임주의 담임선생님 밑에서 잘 지낸답니다ㄲㄲ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