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아 시집 『구름 골짜기』 발간
대전에서 시의 텃밭을 가꾸는 김정아 시인, 문학전문지 [문학사랑]의 신인작품상 당선으로 등단한 김정아(본명 김정옥) 시인의 1시집 『구름 골짜기』가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되었습니다. 이 시집에는 시인의 서문, 1부 시누이의 동부콩, 2부 숙맥으로 살아서, 3부 꽃보다 아름다워, 4부 빈명숙 시인의 해설 ‘모성의 시학, 그 정직한 언어’ 등의 순서로 편집되어 있습니다.
김정아 시인의 ‘서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긴 시간 마음속에 맴돌던 말,/ 사랑하는 사람,/ 고마운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말들을 / 조심스레 꺼내 봅니다.// 아직 서툰 솜씨라 부족함이 많지만/ 진심이 전해지면 좋겠습니다.//이끌어 주신 리헌석 회장님,/ 해설을 써주신 빈명숙 회장님,/ 기꺼이 그림을 그려 주신 김가행 님,/ 유능한 매니저 신정훈 님, /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에게 / 고마움을 전합니다.>
= 서평
#1 <가정의 탑을 성실히 쌓아가는 여성으로 살면서 뒤늦게 등단을 했지만 김정아(본명 김정옥) 시인은 오래전부터 글쓰기에 틈틈이 시간을 내어 작품을 쓰고 있었다. 남편과 더불어 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여성들의 삶은 땀방울 흘리는 일상을 반복하며 오로지 자녀들의 성장에 보람을 느낀다. 김시인을 만난 것은 아마 90년대 초인 것 같다. 젊을 때나 지금이나 그 순수한 맑은 표정에 시인다운 분위기가 풍겨온다. 이제 어느 정도 가정의 기반을 닦고 한숨을 돌리는 나이에 문학을 접하게 되었다.>
#2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대해 세속적인 가치를 두는 것과는 다르게 억압된 생각에서 해방된 자유로운 영혼의 순결함이다. 또한 탐욕과는 거리가 먼 선비정신을 가진 화자의 순수한 심리적 의도는 화해와 욕망의 승화작업이다.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은 달관의 경지는 연륜의 소산이다. 그의 이런 솔직한 고백체는 나이가 들면서 변하고 있는 본능이 인식된 감정을 조절하는 새로운 동기를 외치는 수용의 소리이다. 이 시는 문학성(literariness)을 따지기보다는 직유의 기능을 구별하여 상대적인 공감대 형성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3 <양파라는 상징물은 결코 그렇게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니다. 직언은 교훈적 성격으로 파악할 수도 있으나 고의성을 내포하면 감정적 분을 내는 부담스러움을 뜻한다. 그러므로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그 실체를 탐색해 보고 난 후에 모순된 상념들은 정리하고자 한다. 화자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정말 힘든 것은 사실 가장 가까운 사이 친한 사이에서 갈등과 정신적 좌절감을 겪게 되는 것이 이런 안타까운 심정을 묘사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우리가 짚고 넘어갈 인간관계의 영역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오는 단절은 결코 남기지도 쌓지도 말아야 될 시점인 것을 예시해 준다.>
#4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2연에서 앉은뱅이 책상과 등잔불의 한국의 전통과 풍미를 통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가을밤을 상기하면서 불빛과 어린 시절의 칭찬은 곧 시인의 학구적인 탐색의 시간을 잘 나타나고 있다.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시작된 명백한 교육의 시초는 아버지의 이미지를 통해 어린 나의 상상력 세계에서 다시금 확인되는 것이다. 대개 딸은 상대적으로 아버지를 안쓰럽게 여긴다, 아버지가 잠들어도 깨어서 무언가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아버지를 위한 성공적인 미래를 만들려는 의도이다. 어린소녀이지만 대다수 청개구리 같은 자식과는 달리 심성이 고운 화자의 표현이 매우 흥미롭게 느껴진다.>
#5 <첫 시집은 아기가 걸음마를 하기 시작하는 단계이므로 한 걸음 한걸음 언어의 계단을 딛고 올라가서 더욱 정진하리라 믿는다. 무엇보다도 조심스럽게 최고의 시점을 향해 가면서 정직하게 시를 쓴다는 마음가짐이 잘 드러난다.
첫시집인 만큼 난해하지도 않고 기교도 없지만 솔직한 시심이 녹아있다. 호흡이 짧은 시가 대다수이지만 나름대로 마음에 와 닿아 감동스런 언어를 배열한 것이 장점이다. 앞으로 더욱 발전하고 성숙한 글을 쓸 것을 기대해본다.>
- 빈명숙 시인의 해설에서 발췌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