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제5회 3인 3색 페스티벌 권혁우 송훈상 정재호 연출의 전쟁터의 피크닉
대학로 물빛극장에서 제5회 3인 3색 페스티벌 페르난도 아라발 작 권혁우(레드팀) 송훈상(골드팀) 정재호(블루팀) 연출의 전쟁터의 피크닉을 관람했다.
페르난도 아라발(Fernando Arrabal, 1932~ )은 에스파냐 태생 프랑스의 극작가, 소설가, 영화제작자다. 마드리드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1955년 연극을 공부하기 위해 파리로 갔다가 그곳에 정착했다. 1959년에 첫 작품인 전쟁의 공포와 한 가족의 즐거운 소풍을 대비시킨 풍자희극 <전쟁터에서의 소풍(Pique-nique en campagne)>이 공연되면서 프랑스 전위주의 작가들로부터 주목을 받게 되었다. 초기 희곡 중 예수의 전기를 희극적으로 묘사한 <자동차 묘지(Le Cimìetière des voitures)>(1958)에서는 등장인물이 외양은 어린이처럼 보이지만, 순진무구한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인물로, 성매매를 하거나, 살인자 또는 고문을 자행하는 자들이다. 1960년대 중반에는 ‘공포극(Théâtre Panique)’이라고 부르는 형식의 극작을 했다. <건축가와 아시리아의 황제(L'Architecte et l'empereur d'Assyrie)>(1967)에서는 2인의 등장인물이 서로 역할을 바꾸어 해 보는 연극이고, <그리고 그들은 꽃에 수갑을 채웠다(Et ils passèrent des menottes aux fleurs)>(1969)에서는 정치적인 색깔로 점철되어 있다. 이 작품은 1967년 에스파냐 여행 중에 자신이 강제투옥 당했던 일을 내용으로 쓴 희곡으로, 억압으로부터의 자유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첫 소설인 <바빌론의 바알 신(Baal Babylone)>(1959)은 파시즘 치하의 에스파냐에서 보낸 악몽 같은 어린 시절을 다루고 있고, 1970년 그는 이 소설을 <죽음이여 만세!(Viva la Muerte!)>라는 시나리오로 바꿔 영화로 제작했다. 페르난도 아라발은 희곡집 12권과 소설, 시나리오, 시, 그리고 독재자 카스트로에게 부친 비난편지로 유명하다.\
연출가 권혁우는 화동연우회 소속으로 YWCA 시니어극단 '촉'의 상임연출가이자 '예술공작소 몽상'의 대표다. '울울창창蔚蔚蒼蒼 - 십리대숲에 부는 바람' '흙소리, 물소리, 사람소리 – 메.나.리' '그 해 겨울' '서릿빛 소녀' '밥상머리' '피가로의 결혼' '매헌 윤봉길'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송훈상은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 출신으로 현 극단 성좌 상임연출, 2009년 현재 약 200여 편의 연극, 무용, 뮤지컬, 축제에서 연출 및 무대 조명감독으로 활동했다. <지구를 조각하는 사람들> <서교수의 양심> <장씨 일가> <황소 지붕위로 올리기> <분장실> <마요네즈> <당신 안녕> <엘렉트라 인 서울> <마요네즈> <세일즈맨의 죽음>,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느릅나무 그늘의 욕망> <리타 길들이기>, <라생문> <탱고> <아카시아 흰 꽃은 바람에 날리고> <신의 아그네스> <프랑스뮤지컬 콘서트 무대감독(KBS홀)> 등에 무대감독 조명감독으로 참가했다. 강릉 국제 관광 민속제, 공주 아시아 1인극 제 무대, 운현궁 청소년 축제 무대감독, 크루즈여객선, 우크라이나 공연 팀 연출, 춘천 국제마임축제 기술 감독, 양천구 청소년축제 (쉼터) 감독, 진주 드라마 페스티발 연출팀, 한강 청소년동아리 문화축제 연출, 청소년동아리문화마당 연출, 블랙 코미디 연출, 과천 한마당 축제 기술 감독과 연출을 했다.
정재호 연출가는 경기도 양평 출생으로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이다. 연극 국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전천후 연출가로 서울문화예술대학 교수다. 극단 광장, 극단사조에서 조연출, 무대감독, 연출을 하며 열과 성을 다해 연극현장에서 연극의 길을 쉼 없이 걷고 뛰어왔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사)한국연극협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연극과 뮤지컬 <이구아나> <천년도> <도착, 양인대화> <팝페라 WHITE LOVE> <황진이> <카프카의 변신> <바우덕이> <백애> <들뜬도시> <일곱난장이> 등을 연출했고, 극단 이구아구의 대표다.
원작의 배경은 한창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전선의 참호. 자뽀는 중대장의 전투 독촉 전화를 받고 투덜거린다. 그런데 자뽀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뽀를 찾아온다. 최전선에 있는 자뽀를 면회하러 온 것이다. 자뽀의 부모님은 가져온 음식들을 펼치며 피크닉을 연다. 그때 적군인 제뽀가 찾아온다. 서로 총을 겨누다가 자뽀가 제뽀를 붙잡는다. 처음에는 포로를 잡은 것에 우쭐해하며 손발을 포박했다가 이내 결박을 풀고 제뽀도 같이 피크닉에 참여시킨다. 전선에 폭격이 시작되자 자뽀와 제뽀는 두려움에 참호로 숨는데, 자뽀의 부모는 비를 피하듯 태연하게 우산만 펼친다. 운 좋게 폭격이 맞지 않고 지나가는데 위생병 둘이 나타난다. 위생병들이 어디 죽은 사람 없냐고 하는데 죽은 사람이 없자, 다른 위생병들은 바쁘게 사망자를 옮기는데 자기들은 옮길 사람이 없어서 중대장에게 한소리 들을 것을 걱정하면서 떠난다. 자뽀와 제뽀는 각자 어떻게 전쟁터에 끌려오게 되었는지 얘기하는데 두 명의 사연이 놀라우리만큼 닮아있다. 또한 각자 지도층들은 상대편이 잔인하게 행동한다고 말했는데, 막상 마주쳐보니 그게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뽀의 아버지가 전쟁을 그만두면 어떻겠냐고 말한다. 각자 돌아가서 “적군이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하자는 것이다. 모두 이에 공감하고 전쟁을 끝낼 방법을 찾아낸 것을 축하하기 위해 음악을 틀고 춤을 춘다. 그들 위로 폭격과 기관총이 퍼부어진다. 그들은 시체가 되고 시체가 된 그들을 옮기기 위해 위생병들이 들어온다.
레드팀에서는 극의 도입에 출연진이 검은 의상을 입고 어둠 속에서 참호로 만들 철제기구와 피크닉에 사용할 식탁과 의자를 출추듯 들어와 배치하고 퇴장하고 극의 마무리도 같은 방법으로 연출된다. 위생병은 여성 출연진으로 등장시킨다.
이태식, 조서인, 현서영, 차혜선, 문채영, 백승문, 신지인, 최지인, 김지유 등 출연자들의 성격창출과 감정설정은 물론 호연과 열연 그리고 검은색 의상 착용의 퍼포먼스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골드팀에서는 참호를 무대 좌우에 설치하고, 자뽀와 지뽀를 남자병사가 아닌 여성병사로 대치시켜 공연한다.
유진희가 자뽀, 김현숙이 제뽀, 강희영이 아버지, 정이주와 김현주가 어머니로 더블 캐스팅되어 날자별로 출연하고, 국호와 김대환, 이창익과 양대국이 더블태스팅되어 출연해 호연을 벌이고 환호와 갈채를 받는다.
블루팀에서는 검은 의상의 전쟁터 관찰자를 작중인물로 등장시켜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무언의 동작과 무용으로 연극을 이끌어 간다.어머니 임은연, 아버지 윤상현, 관찰자 정다은, 제뽀 전용범, 자뽀 강 운, 최재혁과 김동규가 위생병으로 출연해 열정적인 호연을 펼쳐 관객의 기억에 깊은 인상을 남긴다,
레드팀은 협력연출 김벼리, 드라마트루그 김혜주, 움직임 홍부향, 음악 박인숙, 영상 서희동,무대감독 김찬영, 그리픽디자인 백승문 등이 기량이 드러난다.
공드팀은 상임고문 정욱 김영무, 의상 이규태, 기획 이한순, 홍보 심홍철, 진행 박새슬의 기량이 역시 공연에 드러난다.
블루팀은 조연출 우수민, 음악 박광배 최영아, 안무 김석중,조명 이재호, 홍보 정영숙 이 철 등의 기량도 확인할 수 있어 제5회 3인 3색 페스티벌 예술공작소 몽상의 페르난도 아라발 작 권혁우(레드팀), 송훈상(골드팀), 정재호(블루팀) 연출의 전쟁터이 피크닉을 원작을 능가하는 한편의 걸작공연으로 창출시켰다.
박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