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공기에도 불구하고 낮에는 한여름의
더위를 연상캐 하는 날이었다.
TV를 시청하는 레오 곁의 소파에서 늦잠을 자다가
깨어보니 아홉 시 30분.
다른 날 같으면 이 시각이 되기 전에 아이가 깨웠을 것이지만,
레오도 깜박했는지 당황한 눈치이기에 아침간식 받아 먹기엔
늦은 시각인지라 레오가 바라는 대로 오레오를 우유에 타줬는데,
어린이집에 가다 말고 배가 아프다 하면서 봄소아과 앞으로 가기에,
다시 집에 돌아가 저번주에 남은 약을 먹고 증상이 계속되면 연락을
헤달라며 선생님께 부탁하고, 자연의원에 들러 혈액검사 결과를 체크
했는데, 자꾸만 고혈압 약을 복용하라는 쪽으로 권하기에 15일 분의
혈액순환개선제 등 두 가지 약과 무좀약을 처방받았다.
비타민D제제는 주사 맞기를 권했으나 차후로 미루었으며, 백혈구 수치가
정상인 10,000을 훨씬 넘겨 16,600인 것에 관하여는 관절염을 의심했지만,
넉 달째 지속되는 감기 혹은 만성 기관지염이나 페쇄성폐질환 탓인 것으로
유추되기에 좀더 살펴보기로 했다.
정오가 지나 귀가하여 유시민과 홍준표의 <홍카레오>전편을 보고 나니
후편을 볼 시간 여유도 없기에 향남약국에 가서 지난번의 감기약 처방에
항생제가 없음을 확인한 다음, 내과 송원장 근무시에 자연의원의 혈액검사
결과지를 카피하여 보여주면서 진료를 받기로 했다.
네 시 조금 지나 레오가 발안도서관에 가겠다기에 오랜만에
함께 발안도서관에 들러, 레오가 찾는 <최강 동물왕>을 검색후
서가에서 골라 유아실로 갔는데, 초등 1학년 아이 둘이 레오의
공룡지식에 감탄하면서 한 책상에서 공룡 그림을 그리고 가위로
오리며 논 덕분에 소파에 앉아 <의사가 병을 만든다>는 책 한 권을
거의 다 읽었다.
레오가 고른 책이 두 권이라서 어린이의 치관 진료에 관련된한 책
한 권을 더하여 세 권만을 대출하여 아파트에 두고 귀가하였다.
불법주차한 차량에 경고문을 붙이고 사진촬영을 한 다음 컴퓨터에
보존하고 나니 어느 새 여덟시를 훌쩍 지난 시각이다.
오늘은 참으로 시간이 빠듯했지만, 아이가 스스로 도서관에 찾아가
또래들과 잘 어울려 놀았으며 나도 책을 오래 읽었고, 건강에 관하여도
적절한 판단을 내린 것 같은 데다가 불법차량에 관한 조치에도 그런대로
신중하게 이성적으로 처리한 듯하여 홀가분하다.
아침에 염려했던 아이의 장염 증상이 사라진 것 또한 다행...!
주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