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생일이 되면 늘 미역국을 끓여주셨다.
미역국 먹는 날은 언제나 생일이다.
마님도 그런 나를 너무도 잘안다.
그래서 멀리 떠나기 전 날,
미역국을 끓이느냐 김치찌게를 끓이느냐는
내 기분을 살펴서 결정한다.
기분이 꿀꿀하겠다 싶으면 미역국.
그런대로 잘 놀면 김치찌게.
마님은 내가 미역국을 먹으면서
어린 시절 건강하고 예쁜 어머니 생각에 빠지는 걸 잘안다.
그리고 지금은 치매로 요양원에 계셔서
자주 가보지 못해 죄송한 마음을 가진다는 것도 잘안다.
이런 기분이 되면 언제나 자기 안으로 깊이 들어가버려
주변에 어떤 일이 생겨도 무관심해진다는 것도 잘아신다.
요즘도 미역국만 먹는다.
오늘로써 3일째다.
이 뜨거운 날 누가 미역국을 먹는가?
미국에서 온 손주들은 물론 딸년들도 절대 안먹는다.
마님도 물론 안드신다.
"자기 좋아한다고 끓인거니까 많이 먹어~호호"
오늘 아침도 내 생일이었다. 어제도 그제도...
첫댓글 ㅋㅋㅋ 미역이 몸에 좋데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