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끝마치고 방금 집에 들어왔습니다. 지금 ESPN2에서 녹화중계해주고 있는데,
보고있으니 다시 정말로 가슴이 터질듯한 느낌입니다.
우리가 미국드림팀을 이기다니. 정말루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고, 그순간 그자리에
있었다는게 정말루 꿈같네요.
봄방학중이어서 낮4시부터 긴장된 마음에 차를 운전해서 경기장으로 향했죠. 정말루
오랫만에 가는 야구장인데다가(LA다저스가 워낙 경기를 재미없게 해서 보러가고싶은 생각이
없었고, 애너하임까지는 너무나 시간이 걸려서 구지 가게되지않더군요), 6시정도되니 밖이
복작복작하더군요. 우선, 표를 끊고 들어가서 상점을 구경했는데, 예쁜한국팀 모자가 있어서
여자친구를 하나 사주었죠. 솔직히 미국에 와서 야구를 거의 처음보러간다고 하는데, 우리팀이
대패하면 어쩌나 그래서 야구를 싫어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우선 선물을 하나사주자
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리고, 저는 응원용으로 한국국기를 살려고 하는데 없다고 밑에 큰상점으로 내려가보라고 해서
갔더니 사람이 참 많아서 줄서서 상점에 들어가야하더군요. 머리속으로 드는 순간이 이러게
흥행이 되고 돈이 되는데 2회 WBC도 다시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근데, 중요한건 안에 들어가니 미국,일본,멕시코국기는 다 있으면서 한국국기는 없더군요.
갑자기 짜증이 나서 물어보니 한국국기흔드는건 없다고 하더군요. 멕시코전에 다 팔린건지
아니면 미리 준비한 양이 별로 없는거같더군요. 기분이 좀 상했지만 그래도 야구를 본다는
생각에 신나서 자리를 찾아갔지요.(솔직히 ESPN방송에서 나온 국기사진이라던지 미,일위주에
경기운영기사가 생각이 나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국력을 키우자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리는 1루쪽 2층에 외야와 중간사이에 있는 자리였지요. 솔직히 표를 사고 어제 일본전을
보면서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었지요. 한국과는 달리 미국은 홈을 1루, 3루 어느쪽을 쓰는지가
헷갈려서 자료까지 찾아보고 샀는데, 앗차 싶었지만 표를 바꿀수는 없고 한국사람이 좀 많았으면
하는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앞에 한국교회에서 그룹으로 오신듯한 사람들이 있어서 마음이 좀
편안해졌죠. 한국사람들이 꽤 있으니까. ㅋㅋㅋ
경기시작하고 미국멤버들 소개하는데, 정말루 신기하더군요. Vernon Wells, Derek Jeter,
Alex Rordrigez, Ken Griffe JR, Chipper Jones, Jason Varitek 이라니. 솔직히 머리속으로 터무니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과연 우리의 손민한선수가 어떠게 이들을 상대할까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제여자친구 친구들도 다 지는 경기 왜 가냐, 지는 작전으로 나간다는데 이런소리를 전화로 하더
군요. 저역시 처음에는 어떠게 한번 와락 무너지지만 말자하는 식으로 생각을 가졌지요.
1회초, 손민한선수 만루상황만들고 할때 속이 타들어가더군요. 다행히 알아서 잘수습하시고,
저희 한국팀공격. 지금까지 부진하셨던 최희섭선수가 라인업에서 빠졌고, 김민재선수를 2번에
기용한거 그리고 지명타자자리에 김태균선수가 들어온거, 이종범선수에 전진배치. 지금까지와
는 좀 다른 왼손투수에 대비한 배팅오더였지요.
Willis아저씨가 어제 공50개로 한국을 5이닝에 막겠다 이런기사 볼때 솔직히 짜증이 나더군요.
그래서 한번 개박살 나봐라하는 생각이 들었고, 작년에 최다승투수라고는 하지만 정규시즌에도
왔다갔다하시는 모습을 가끔 보여줬기에 오늘이 그날이였으면 하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지요.
(캐나다전에 이어서 또 기대는 무리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하지만 이종범선수한테 제구가
안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거 또 하는 생각이 들었고, 거기에 이어진 이승엽선수의 홈런.
정말로 이승엽선수가 사람깜짝놀라게 해준다는 생각이 들면서 무조건 일어나서 소리지르면서
뛰기바뻤구요.(친구들한테 전화하고 친한친구한놈은 결국 MLB에서 9.95달러내고 경기를 보게
만들었지요.) 연속안타로 다시 1득점. 이야 신기하네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여기서 미국관중들
Willis 빨리 들어보네라 캐나다전 또 나고 싶냐 그러면서 막 소리지르더군요.
2회가 되니 손민한선수도 안정을 찾으신거같구 상대편인 Willis도 정신을 좀 차린듯 보이구.
3회에 Ken Griffey JR에 깨끗한 홈런. 풀죽어있던 미국관중들 환호. 하지만 그에 이은 우리
대표팀에 1점 득점. 경기분위기가 이상하게 아예 무너지지는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동안 그러게 침묵을 지켰던 우리대표팀 타격도 터지는거같구. 아직까지 이때도 승리를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재미있던건 이때부터 우리나라응원팀들이 여기저기서 짝!짝!짝!
대한민국을 외치기 시작했는데, 이걸 들으면서 미국사람들은 대한민국이 머냐고 속닥거리고
이에 맞서서 U!! S!! A!! 로 맞서기 시작하더군요. 미국인이 확실히 많아서 소리가 대한민국
소리가 좀 뭍히기는 했지만, 이러한 양상은 7회까지 계속 되었지요. 우리가 시작하면 미국이
대항하는 식으로.
4회에 미국에 바뀐 투수 Wheeler. 그래도 Houston이 자랑하는 set up 맨인데 벌써 나오네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제가 기억하기에 이승엽선수를 피해서 만들어준 기회. 거기서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 마치 각본에 짜여진 지명타자자리인가할 정도로 기가막힌 타이밍에 나온
최희섭선수. 그리고 긴장속에서 터진 홈런. 일어서서 넘어가나 넘어가나 보고 있을정도로
천천히 넘어가는 그순간. 하늘이 멎는거 같더군요. 그리고 미친듯이 소리지를 수 있었구요.
뒤에서 보던 관객들이 전 Ken Griffe JR홈런때 우리우익수인 송지만이 약간 웃긴 자세로
홈런을 못잡는걸 보면서 웃었었는데, Vernon Wells도 똑같은 포즈를 지으니 웃기더군요.
이때부터 우리가 이길 수 있겠다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4회에 전병두선수 나와서 좀 불안
하다가 김병현선수가 잘마무리했고, 그다음에 나온 구대성선수. 정말로 마무리잘했죠.
속으로 NY Mets 가슴이 좀 아프겠다. 좀 더 지켜보고 데리고 있었으면 좋잖아라고 쌤통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히든카드 정대현. 느린볼에 정말루 아무도 손을 못대더군요.
아예 타이밍을 못잡는구나하면서 우리가 이길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7회 조금씩
나가던 미국관중들, 8회끝나니 미국관중들을 거의 대부분 나가더군요.
8회 1사 1,2루에서 최희섭선수의 외야플라이때 2루주자가 무리해서 홈으로 뛰어들어가다가
귀루하지 못해서 죽는걸 보면서 속으로 혹시 저게 나쁜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걱정이 들었는데, 아무리 이기고 있다고 해도 야구는 분위기라는게 있어서 거기에
미국타격라인업을 보자면 걱정이 드는게 사실이고.
아니나 다를까 9회 Utley가 안타로 기어나가면서 이거 잘못되는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정대현선수도 피하는 듯한 승부를 하는거같구. 나중에 TV로 본 친구가 하는 말이 김인식감독님이
홈런맞아도 되니 무조건 가운데로 던지라고 제스처를 하셨다고 하더군요. 솔직히 저도 홈런맞아
서 주자 싹비우고 막는게 낳지 제발 주자는 쌓지말자라는 생각을 했지요. 안타 맞고 어찌어찌해서
온 2사 2루. Chipper Jones 타격때 작년우리야구판을 평정했던 오승환등장. 솔직히 어떤경기에서
도 긴장안하는 신인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기에 그냥 던져라 하는 생각을 했는데. 확확 던지더군요.
제가 집에 와서 TV에서 하는 아나운서 말도 지금까지 한국투수들과는 다르게 가장 강력한 직구를
던진다고 하더군요. 2스트라이크, 2볼에서 던진 볼. 진갑용선수가 파울팁을 잡지못할때 어찌나
아깝던지. 그다음에 다행히 2루땅볼로 마무리짓고 저는 정말로 미친듯이 기뻐하면서
주변사람들과 기쁨을 나누었지요. 진짜 말도 안되는 승리. 눈물이 나오는.
머리속에서 한국역사20년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를 내가 봤구나하는 생각도 들고, 하여간 정신없이
너무 기뻤고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너무나 자랑스럽더군요.
제가 생각하기에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에서 2루수로 옮기고도 너무나 뛰어난 수비를 보여준 김민재(솔직히 안경현
선수와 손시헌선수 대표팀에 안뽑아줄때 아아!! 하는 생각을 하기는 했었는데)와 매경기 너무나도
뛰어난 수비를 보여준 수비짱 박진만선수에 덕이 컸던거같구요. 미국언론들도 한국내야진은
뚫을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정말로 말이 나오지 않는 기가막힌 투수운용. 7회 선동열투수코치님이 마운드에 올랐고, 그에
맞추어서 정대현선수가 씩씩하게 뛰어나오는데 다들 팔을 흔들면서 나오지 말고 다시 들어가라고
한거 정말로 재미있었는데 기대에 걸맞게 구대성선수가 막아주어서 너무 좋았지요.
손민한선수. 국내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나와서 미국타선에 예봉을 꺽어놓았구요.
매경기마다 정말로 미쳤구나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홈런포를 가동하는 국민타자 이승엽선수.
현재 5홈런 10타점으로 ESPN해설가들이 아마 이승엽선수 비행기를 타고 미국을 떠나지 못할꺼
라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가만놓아두지 않을꺼니까라고 농담을 하던데. 어제 미국이 이치로를
고의사구로 고른거에 이어서 두번째로 그러한건데 이미 이치로급에 선수로 대접받는다고 하더
군요. 이제는 정말로 미국언론에서 마쓰이급에 대우를 해주는거같더군요. 요미우리에서 정말로
알차게 일년잘보내시고 메이저 진출하시길.
마지막으로 찬스때마다 삼진당하신 우리의 Alex Rodrigez선수도 우리를 잘도와주셨지요.
현재 World Baseball Classic에 참가한 나라중에 유일한 무패국가 '대한민국'
매경기 1실점으로 막다가 아쉽게 오늘 3실점으로(그냥 머리속으로 미국올스타니까 우리나라
한테 3점이나 뺐어지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평균실점이 매경기 1.20정도로 올라가서 안타까운
우리마운드.
이제 조금씩 터지기 시작하는 타격진.
정말로 머리속으로 계산하면서 일본전에 아슬아슬한 점수차로 실점을 줄여서 미국을 떨어트리면
안될까하는 생각도 드는데, 다음수요일 일본전. 다시한번 기대합니다.
일본전은 우선 한국사람들도 무지 많을듯하고 저역시 구경을 갈 수 있을듯하기에. 다시한번
재미있는 경기 해주시길.
정말로 대한민국만세!!! 입니다.
아직도 꿈속에 있는거같네요. 월드컵4강에 꿈이 사라지기 전에 다시한번 꿈속으로.
우리나라 대한민국 너무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아침에 Dominica 가 Cuba 두들기는걸 보고나서 이얌했는데, 경기결과보니 저쪽나라
캐리비안쪽은 모두 1승1패로 난리가 아닌듯. 어떤결론이 날런지. 여러모로 즐거운 World Baseball Classic이네요.
첫댓글 와... 그런 역사적인 경기를 직접보시다니... 부러울 따름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평생 기억에 남을만한 경기의 현장에 계셨다니... 부럽기가 애너하임에 그지 없네요...
정말 부럽네요 ㅠㅠ 저도 메츠가 가슴좀 아프겠네~ 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하셨네요 ㅎ
역사적인 경기를 직접보시다니 너무 부럽습니다....
혹시 중계할때 가끔 얼굴보이던 그 커플 분이 아니셧는지...
와 부럽네요..글을 읽으며 소름이 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