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살아내며, 5월의 일기, 네가 남기고 간 작은 것들
너의 세상은
네가 남기고 간
모든 작은 것들에 지나지 않아.
여름 해는 쉽게 지지 않았다.
이제 그렇게 시간이
오래 남아 있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그래도 아직은
눈부신 빛이 우리의 세상을 비추었다.
모든 작은 것들을.//
2023년 5월 17일 수요일인 바로 어제,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내 Daum메일함에 꽂아준 메일의 본문이다.
‘네가 남기고 간 작은 것들’
그와 같은 제목을 붙이고 있었는데, 브래디 미카코의 《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중에서 인용한 글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글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문이 덧붙여져 있었다.
문득 소소했던 것들이, 미미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귀해 보이는 때가 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의 한시성이 불현듯 깨달아져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손안에 움켜지려는 마음을 잠시 내려놓게 됩니다. 에고의 창고가 비어질 때 세상은 눈부십니다. 모든 작은 것들이 다시 살아납니다.//
일상에서 만나는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깨우쳐주는 글이었다.
바로 그 작은 것과의 만남이 있었다.
그 역시 어제의 것이었다.
편지 한 장이었다.
그 편지는 우리 고향땅 문경 산북 출신으로 세계적 알피니스트인 이상배 대장이 나와 공유하는 페이스북에 게시한 ‘산 할아버지’라는 제목의 한 편 글에 첨부되어 있었다.
다음은 그 글 전문이다.
유소년 세현이가 ‘산할아버지 선생님께’라는 제목과 ‘감사함의 5가지 이유’를 들어 내게 편지를 썼다. 스승의 날이라 편지를 썼다고 한다. 가슴이 찡하다. 유소년을 지도하면서 사실은 나도 많이 배웠다. 그러면서 느낀 점도 참 많았다. 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친구들이다. 그래서 클라이밍의 스킬도 중요한 내용이지만, 그들 속으로 들어가 함께 호흡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가끔 어린아이 눈으로 세상을 보라 했다. 유소년들은 순수 그 자체다 구김이 없다. 고마움도 알고, 감사함도 알고, 심지어는 엄마 아빠가 어떤 분들인지도 알고 있었다. 깜짝 놀랬다. 유소년 청소년 이들에게 관심 쓴 만큼 세상은 맑고 아름다울 것이다. 나의 관심 속에 있는 울 센터 꼬맹이들 모두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친구들이다 ^♡^//
그 글에는 사진 석 장이 덧붙여져 있었다.
글의 주인공인 민세현 어린이가 벽을 타고 오르는 클라이밍의 순간을 찍은 사진 한 장과 그 어린이가 이 대장에게 띄워 보낸 편지의 앞장과 뒷장을 찍은 사진 두 장해서, 그렇게 석 장이었다.
내 궁금한 것은, 그 어린이가 편지 내용에 담았다는 ‘감사함의 5가지 이유’ 그것이었다.
하나하나 놀라운 이유를 대고 있었다.
신선한 충격이었고, 어린이에게서 배운 깨우침이었다.
다음은 그 이유 다섯 가지다.
1. 자연 암벽등반을 시켜주셨음.
2. 저희를 잘 가르쳐주심.
3. 볼링장을 데려다 주심.
4. 짜장면을 자주 사주셨음.
5. 그냥 고마워서.
첫댓글 이 대장 .
보람도있고
꼬마들 데리고 대장 노릇
재밋겠는걸....
오늘 문경새재 가자며..
몇 시에 오시나?
난 지금 사무실에 있으니...그 오는 시간에 맞춰서 글쓰는 것도 조절 좀 하게...
여기까지는 네 차로 오고,
여기서부터는 내 차로 가고..
동행할 친구가 많으면,
내 차 네 차 2대 다 가고...
그런다고 기름값은 받지 말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