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청 공무원들이 2월 21일 일제히 상복 차림으로 출근하여 화재에 올랐다. 2월 9일자로 인구가 9
만 9986명으로 집계되면서 인구 10만 명 하한선이 무너진 데 대한 자성의 의미라 했다. 상주시는 196
5년 인구 26만 5천 명을 정점으로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다가, 10만 명의 마지노선마저 무너진 것이
다. 상주시는 인구 유입을 늘리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봤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그러나 애향
심의 발로인 듯한 상복 차림의 출근 쇼는 실인즉 공무원들의 이기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市가 인구
10만 명 이하를 기록한 뒤 2년 동안 회복하지 못하면 행정조직의 실‧국이 하나 줄고 부시장 직급이
3급에서 4급으로 내려간다. 결국 이번 쇼는 공무원들의 밥그릇 챙기기일 뿐 애향심과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인터넷에서는 상주시가 상주시(喪主市)가 되었다며 공무원들의 쇼를 비웃고 있다.
호주 내륙에 위치한 사막평원 한복판에는 둘레 9.4㎞, 높이 335m의 세계 최고 단일암석이 있다. 원주
민들은 옛날부터 ‘그늘이 지는 장소’라는 듯으로 울루루(Uluru)라고 불러왔고, 영국 침략자들은 초대
총리의 이름을 따서 에어즈 록(Ayer`s Rock)이라고 부른다. 지구의 배꼽 또는 세상의 중심이라는 별
명을 가지고 있는 울루루는 원주민인 에버리진이 성지로 섬겨오고 있는데, 일조량이나 햇빛이 비치
는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색상이 신비롭게 변한다. 울루루는 해저에 차곡차곡 쌓인 침전물이 수
압에 눌려 암석으로 굳은 뒤, 융기현상에 따라 지상으로 솟아오른 바위다. 지상으로 융기한 이후에는
비바람에 의해 연한 부분은 깎여나가고 단단한 부분만 남아 현재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물론 지금도
매순간 풍화작용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울루루를 소개한 OBS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세계의 절경》에서 ‘수천 년에 걸쳐 해저와
지상에서 형성된 바위’라고 소개하여 귀를 의심하게 했다. 해저에 퇴적물이 쌓여 형성된 암석이 융기
되어 지상으로 솟아오르고, 솟아오른 암석이 풍화작용에 의해 지금의 형태를 이루자면 최소한 수억
년은 걸려야 한다. 다큐멘터리 프로의 구성작가라면 그 정도의 자연과학 지식은 가지고 있을텐데,
TV를 지켜보면서 무슨 까닭으로 그 기간을 수천 년이라고 표현했는지 궁금했다. OBS는 공중파 TV보
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더 많이 방영한다.
영화에서도 이처럼 자연과학 상식을 무시한 장면이 있어 의아해했던 적이 있다. 1995년에 제작된 할
리우드의 SF 영화 《Water World》에서다. 영화는 지구온난화로 극지대의 빙산이 다 녹아서 육지의
일부만 남아 있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런데 주인공 케빈 코스트너를 비롯하여 일부 인간에게 아가
미가 생겨 물속에서 자유롭게 호흡할 수 있다고 설정되어 있다.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든 돌연변이든
인간에게 아가미가 생기려면 최소한 수백만 년은 걸려야 한다. 그런데 육지가 물에 잠긴 지 불과 수
십 년 만에 아가미족이 탄생했다는 발상은 자연과학을 너무나 무시한 설정이었다. 영화는 당시 할리
우드에서 가장 인기를 끌던 케빈 코스트너가 제작‧감독‧주연을 맡았는데, 제작비를 1억 7500만 달러
나 쏟아 부은 영화 치고는 스토리도 빈약하고 볼거리도 별로 없어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2월 12일, 인천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비행기에 한 한국인 여성이 4개월 된 아기를 안고 탑
승했다. 그녀는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에 200여 명의 승객들에게 일일이 귀마개와 사탕 등 간단한 선
물과 함께 아래와 같은 짤막한 한글 편지를 전했다. 비행 중 행여 아기가 울거나 보채서 승객들에게
누를 끼치지나 않을까 해서였다. 사연을 받아본 승객들은 엄마의 배려에 감동을 받아 미소를 지으며
아기의 첫 비행을 축하해주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4개월 된 준우입니다. 저는 오늘 엄마와 함께 미국으로 이모를 보러 가요. 사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기 때문에 조금 떨리고 무서워요. 그래서 울거나 너무 시끄럽게 할 수
도 있어요. 약속은 못 하지만 조용히 가도록 노력할게요. 우리 엄마가 당신을 위해 귀마개와 사탕이
담긴 작은 선물을 준비했어요. 귀마개는 저 때문에 너무 시끄러울 때 쓰세요. 감사 합니다. 즐거운 여
행 되세요.>
3월 1일부터 체코의 프라하공항에서 한국인 자동입국제도가 실시되고 있다. 인천-프라하 직항노선
으로 입국한 15세 이상의 한국인들은 전자여권을 이용하여 3개의 별도 게이트를 통과하면, 대면심사
없이 여권 스캔‧안면 인식‧입국 날인만으로 간단하게 입국심사를 마치게 된다. 이로써 EU 회원국을
제외하고는 세계 최초로 자동입국 대상이 된 한국인들은 30~60분씩 입국시간을 앞당기게 되었다. 한
국인들의 체코 여행객 수는 연평균 42만 명 정도다.
동네를 한 바퀴 돌아오는 산책 도중 갑자기 왕이 죽었다는 용어가 궁금해졌는데 영 떠오르지 않아 신
경이 곤두섰다. 붕어(崩御)보다 더 자주 쓰이는 용어가 있는데 그게 뭐더라? 며칠 전 명종이 죽었을
때 향리에 은거해 있던 퇴계 선생이 의정부의 부름을 받고 상경하여 한 달 동안 행장기를 집필하고
귀향한 내역을 글로 쓴 적이 있는데, 그때의 일을 돌이키다가 망각의 절벽에 부닥친 것이다. 집에 돌
아온 뒤에도 영 생각나지 않아 하는 수 없이 며칠 전에 쓴 글을 찾아봤더니 승하(昇遐)였다.
글을 쓰다가 이처럼 자주 사용하는 용어에 막히는 경우가 점점 늘어간다. 망각은 치매의 전조증상이
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 몇 년 남지 않은 삶이 스산해진다. 망각의 순서는 고유명사→일반명사→자
주 쓰는 형용사‧부사라는데, 대부분의 고유명사는 이미 오래 전부터 가물가물해졌고 이제는 일반명
사까지 깜깜할 때가 많다. 망각이 상당히 진행됐는지 왕들의 죽음을 뜻하는 ‘승하’라는 용어까지 떠
오르지 않아서야 내가 쓴 글의 수준이 오죽하랴 싶다. 고급스런 용어들은 다 까먹고 극히 쉬운 용어
로만 생각을 전하고 있을테니 민망한 생각까지 든다. 나무관세음…
출처:문중13 남성원님 글
첫댓글 인구감소의 현상으로 자구책을 강구하는 지방들이 한두 곳이 아닌듯 합니다. 몇해만에 다녀온 봉화의 한적한 시가가 그렇고 영주 또한 마찬가지 였습니다. 학교 동기회의 버스 나들이에 찬조금을 받고 다녀온 제천은 약재 판매 홍보에 전력을 쏟고 근간은 대형스파를 개장하여 외부 손님을 유치하는등 사력을 다한 지역발전에 올인 하고 있습니다. 활기있는 부활로 지역 발전이 부흥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