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과 상인 석존께서 사위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을 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바라나시국에 푸시키온이라고 하는 한 사람의 대상인(大商人)이 있었다. 어떤 때 오백명의 상인과 함께 바다 속에 들어가 보물을 따가지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 깊은 못에 다다른 즉 그곳에 한 마리의 식인귀(食人鬼)가 나와 갑자기 배를 붙잡았다. 이것 때문에 배속의 사람들은 극도의 공포에 떨어 그저 『저것 봐, 저것 봐』 하면서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 이윽고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천신(天神), 지신(地神), 일월제신(日月諸神)의 자비를 구하며 그 구원을 빌고 있었다. 그 때에 큰 거북이 한 마리가 홀연히 물 위에 나타났다. 거북이 등의 넓이가 약 팔십 미터나 되므로 처음에는 육지가 아닌가 하고 의심할 정도였다. 이 큰 거북이는 자비심이 두터웠으므로 상인들의 위급함을 구해주려고 결심하고 곧 식인귀의 손에 붙잡혀 진퇴(進退)의 자유를 잃은 배에 다가가 거침없이 모든 상인들을 등에 싣고 무사히 항해를 계속했다. 그렇지만 큰 거북이도 너무나 피로한 나머지 그만 졸아버렸다. 그러므로 등위에 탄 상인의 대장 푸후시키온은 난폭하게도 큰돌을 가지고 거북이의 머리를 떼려 두들겨 때려 죽이려고 했다. 오백의 상인은 그의 난폭한 행위에 분개해서 푸시키온에게 말했다. 『우리들은 이 큰 거북이 덕으로 구사일생으로 삶을 얻었으니 거북이는 대은인이다. 이 대은이 있는 목숨의 어버이를 죽이려고 하는 놈은 배은망덕(背恩忘德)함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나는 굉장히 배가 고프다. 은혜가 있고 없고는 문제가 아니다.』 이리하여 푸시키온은 무참히도 큰 거북이를 때려잡아 그 살을 먹어치웠다. 푸시키온을 비롯하여 모든 상인들이 코끼리떼의 습격을 받아 밟혀 죽은 것은 그날 밤의 일이었다. 이 큰 거북이라함은 현재의 석존, 푸시키온은 데바닷타, 오백의 상인은 오백의 바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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