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 울산 현대(92∼95년),전북 다이노스(97년·현 전북 현대)에서 활약했던 김판곤(32·인스탄딕 콰이퐁·MF)이 그 주인공.프로 1∼2년차 때 팬들의 기대를 한껏 모았다가 94년 초 브라질 전지훈련에서 정강이를 크게 다쳐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던 그가 어느새 홍콩 프로무대에서 특급스타로 제2의 축구 인생을 불태우고 있는 것.
97년 말 프로에서 은퇴한 그는 중경고교와 차범근 축구교실에서 2년간 코치 수업을 받으면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며 보람도 느꼈고 한국축구에 대한 문제점도 절감했다고 한다.
하지만 99년 여름 뜻하지 않은 만남으로 인해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AFC가 주관하는 B급 라이선스 지도자스쿨에 참가했던 김판곤은 강사로 온 곽가밍 인스탄딕 감독으로부터 “프로에서 다시 뛰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은 것.처음에는 “다시 뛸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현역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는 게 그의 고백.
99∼2000시즌 후반기부터 홍콩 프로에서 뛰기 시작한 그는 예상외로 쉽게 적응했다.초반 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낸 그는 이후 줄곧 주전자리를 꿰차고 있으며 지금까지 20경기에 출전하며 지난해 정규리그 5위였던 팀을 올시즌 전반기 2위,시넬쉴드컵 2위로 끌어올렸다.그 때문에 이번 홍콩 칼스버그컵대회에 출전하는 기회도 잡았다.
“당초 1∼2년 정도만 뛰겠다는 생각이었다”는 그는 “하지만 이제 자신감이 붙어 앞으로 3∼4년 정도는 더 해볼 만하다”고 힘주어 말했다.홍콩에서는 아내 홍정흔씨(30)와 외아들 김명군(4)이 함께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