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용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2021. 3. 4.
https://blog.naver.com/hyk9614/222264400494
조영욱 대한의사협회 학술이사 / 매일경제 기 고
일상이 바뀌어버린 지난 1년. 가장 많이 쓴 말을 꼽으라면"코로나 때문에"일 것이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우리 국민은 의료 지식과 정보를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접하게 됐다.
뉴스에서는 연일 '팬데믹' '코호트 격리' ' 콜드체인'등 어렵고 생소한 용어들이 새롭게 등장했다.
하지만 용어에 대한 설명은 그리 친절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아파서 병원에 들락거리게 될 때, 또는 건강에 관심이 생겼을 때나 검색해보게 되는 의학 관련 용어들,
코로나19라는 공중보건 위기 사태가 장기화한 지금, 대중 사이에서 의학용어 사용이 많아지는 추세다.
감염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알라야 할 필수 용어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주변을 살펴보면 여전히 이러한 의학용어들을 낯설고 어렵게 느끼는 사람이 많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 등에서는
코로나19 관련 용어를 쉽게 풀어 안내하기도 했다.
예컨대
'코호트격리'를 '동일집단격리'로,
'팬데믹'을 (감염병) 세계적 유행'으로
'드리이브스루'를 '승차 진료'로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사실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하게 대한의사협회는 어려운 한자식 의학용어를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용어로 개정하는 노력을 40년 전부터 기울여오고 있다. 예를 들어
구순염(→입술염),
소양증(→가려움),
좌상(→타박상),
늑골(→갈비뼈),
안검( →눈꺼풀),
액취증(→땀악취증),
하지(→다리),
타액선(→침샘),
한진(→땀띠),
천명(→쌕쌕거림),
심상성 좌창(→ 여드름),
고관절(→엉덩관절),
연하곤란(→삼킴곤란) 등이 그것이다.
의료인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용어들을 누구라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말들로 순화하는 작업이었다.
아직 일부 한자식 의학용어가 사용되고 있긴 하지만, 우리말 의학용어의 사용을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이고 있다.
개정 대상에는 어려운 용어뿐만 아니라 편견을 불러일으키는 용어도 포함된다. 대표적인 게'간질(癎疾)'이다.
간질은 흔한 만성 뇌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쌓여온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사회적 차별을 겪어왔다.
이러한 인식 전환을 위해 2010년 '뇌전증(腦電症)'으로 용어를 변경했다.
'조현병(調絃病)' 역시 부정적 어감이 물씬 나는 '정신분열증'에서 변경된 사례다.
간질(癎疾)-- 뇌전증(腦電症)
정신분열증--조현병(調絃病)
하지만 의학용어 대부분이 한자어를 비롯한 외래어로 돼 있어 적합한 우리말로 순화하기에 어려움이 있고,
오히려 무리하게 우리말로 변경했을 깨 혼란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
'막창자꼬리염'보다는 '층수염'이,
'뼈엉성증'보다는 '골다공증'이 한자식 의학용어지만 일반인들에게 더 익숙한 게 사실이다. 이렇게 이미 일반적으로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한자식 의학용어는 우리말 용어로 변경할 경우 오히려 새로운 용어에 익숙해져야 하므로 한자식 의학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개정 방향일 것이다.
의학용어들을 개정하는 노력은 결국 '소통'을 위해서다.
이해하기 쉬운 의학용어를 사용하면 소통이 쉬워질 것이고, 이는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국민 건강 증진과 올바른 의료 이용으로 이어지게 된다.
코로나19 여파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의료진과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밀접하게 소통하는 시대가 됐다.
의학용어 하나를 이해하는 데서부터 소통은 시작된다.
20210304 목요일
[출처] 의학용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작성자 긍정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