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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 취재팀이 함박산에서 종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을 걷고 있다.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푹신한 길은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묻어난다. |
함박산~종암산 코스는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들머리에 영산 만년교와 영산석빙고 등 2개의 보물을 비롯해 아기자기한 볼거리들이 많아 둘러볼 만하다. 또 전국 3대 약수로 유명한 함박산 약수 한 잔을 빠트릴 수 없다. 산행을 마치는 부곡온천에서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전국에서 최고 수온을 자랑하는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오는 것도 좋다.
이번 함박산~종암산 코스는 영산호국공원을 지나 영산석빙고에서 출발해 칠성암~함박산 약수~약수사 뒤 삼거리~안부 삼거리~작은 동굴~안부 삼거리~함박산 정상(~다시 안부 삼거리)~512m봉~종암산 입구 삼거리~종암산 정상(~다시 삼거리)~활공장 삼거리~큰재~체육시설을 거쳐 레이크힐스 호텔부곡에서 마무리한다. 산행 거리는 총 10㎞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4시간~4시간30분, 휴식을 포함하면 5시간30분 안팎이 걸린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땐 영산 버스정류소에 내리면 사실상 산행이 시작된다. 정류소에서 부곡 방향으로 200m 정도 가면 교차로다. 여기서 2시 방향 부곡 쪽으로 50m가량 가면 왼쪽으로 영산석빙고·약수사 등의 이정표가 서 있다. 이정표 방향대로 만년교 돌다리를 지나 계속 가면 된다. 영산 만년교(萬年橋)는 1780년 정조 때 만든 돌다리로 보물 제564호로 지정돼 있다. 1㎞가량 가면 오른쪽으로 콘크리트 오르막길이 있고 길가에는 함박산 등산 안내도가 서 있다. 산행 시작 전에 도로를 따라 정면으로 100m 정도 더 가서 영산 석빙고를 둘러본다. 보물 제1739호로 지정된 석빙고는 돌로 벽을 쌓고 돔 모양의 천장을 만들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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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가 둘러싼 종암산 정상. '전망 좋은 곳'이란 이정표 표시와는 달리 나무 때문에 조망이 어렵다. |
다시 함박산 안내도로 돌아와 산행을 시작한다. 콘크리트 도로를 오르면 칠성암을 지나 약수사 입구다. 정면 축대 사이로 난 계단을 올라가면 두 개의 물줄기가 흘러나오는 영산 약수터다. 위장에 좋다는 약수로 물통을 채우고 본격적인 산행에 나선다. 약수터 오른쪽의 약수사 대웅전 방향으로 가다가 체육시설 옆 '종해당대종사행적비' 왼쪽으로 오른다. 바로 위에 이정표가 선 삼거리다. 함박산 정상(0.8㎞) 방향이 아닌 오른쪽 '영산호국공원' 방향으로 접어든다. 소나무 숲 속 호젓하고 평탄한 길을 잠시 걷다 보면 나무계단이다. 가파른 오르막을 100m 정도 가면 안부 삼거리다. 오른쪽은 호국공원 방향이고 답사로는 왼쪽으로 꺾어 능선을 따라 오른다. 이정표에는 함박산 정상까지 0.8㎞로 표기돼 있지만 실제 거리는 배 가까이 된다. 10여 분 오르면 무덤이 나오고 바로 위에 삼거리다. 왼쪽 희미한 길은 약수사에서 바로 올라오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계속 가면 곧 길이 사면을 따라 오른쪽으로 휜다.
■산행거리 길지 않지만 오르내림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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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산 가는 길에 나오는 작은 동굴. |
한동안 완만한 사면을 걸으며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작은 너덜 두 곳을 잇달아 지난 뒤 10분 정도면 길 왼쪽에 인공적으로 파낸 듯한 작은 동굴이 있다. 곧 안부 삼거리다. 왼쪽 오르막으로 간다. 조금 가파르기는 하지만 소나무 갈비가 푹신하다. 5~6분이면 헬기장이 있는 정상에 올라선다. 나무가 없는 남쪽으로만 조망이 열린다. 헬기장을 지나 정면으로 내려가는 길은 함박산 약수터 쪽으로 이어진다. 답사로는 올라온 길을 되돌아내려 간다. 다시 삼거리를 지나 10분 정도 올라가면 512m봉이다. 남쪽으로 평평한 바위가 있어 쉬면서 조망하기 좋다. 여기부터 본격적으로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는 길이 시작된다. 완만하던 길이 급격하게 가팔라진다. 낙엽이 두껍게 쌓여 길이 미끄럽다. 왼쪽으로 영취산(682m) 암봉이 하얗게 빛나고 정면으로는 종암산과 덕암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등산로 곳곳이 넘어진 나무로 막혀 있다. 512m봉에서 20분 정도면 안부 삼거리를 지나 다시 오르막이다. 오른쪽 뚜렷한 내리막은 덕곡리 방향이다. 왼쪽으로 골짜기 깊숙이 들어앉은 구계리 마을을 바라보면서 급경사길을 걸어 475m봉에 오르면 갓 만든 송전탑이 서 있어 우회해야 한다. 곧 다음 송전탑 아래를 지나면 나오는 삼거리에서는 직진한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옛 임도는 희미해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다. 급경사를 잠시 오르면 490m봉이다. 여기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와 완만한 길이 번갈아 나온다. 정면에 종암산 정상이 올려다보인다. 다시 종암산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은 가파른 오르막이다. 가파른 흙길에 낙엽이 덮여 미끄럽지만 발길이 드물어 호젓한 분위기다. 20분가량 오르면 이정표가 선 삼거리다. 직진하면 부곡온천·덕암산 방향이다. 왼쪽 오르막은 종암산을 거쳐 화왕산(15.2㎞)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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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재에서 부곡온천으로 내려가는 임도. |
종암산을 들렀다가 다시 되돌아 나온다. 정상까지는 100m가 채 안 된다. 이정표엔 엉뚱하게 종암산이 아닌 '전망 좋은 곳'으로 표기돼 있다. 정상엔 목재 덱을 설치해 두었지만 키 큰 나무가 둘러싸 조망은 어렵다. 오히려 정상을 중심으로 쪼개진 듯한 바위들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볼거리다. 다시 삼거리로 돌아와 부곡온천 방향으로 간다. 여기서부터는 창녕군이 새로 길을 조성해 널찍하고 편안한 길이다. 곳곳에 나무벤치와 이정표를 만들어두었다. 30분 정도 가면 잇달아 세 곳의 무덤을 지나며 길이 임도처럼 넓어진다. 곧 활공장 삼거리다. 오른쪽 길은 부곡온천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다. 여기서는 덕암산(1.7㎞) 방향 직진하는 왼쪽 길로 내려간다. 10분이면 정자가 있는 큰재에 닿는다. 오른쪽으로 꺾어 임도로 내려간다. 가파른 곳은 부분부분 콘크리트 포장을 했다.
■종암산 지나면 널찍한 등산로 새로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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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호국공원에 있는 돌다리 영산 만년교. |
예전의 호젓한 오솔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10분이면 덕암산 약수터 입구를 지나 체육시설이 나온다. 활공장에서 내려온 길과 만난다. 여기부터는 임도 왼쪽으로 산길이 연결된다. 잇달아 무덤을 지나 15분 정도 내려가면 녹색 그물망을 친 밭 사이를 지나고 곧 Y자 삼거리다. 여기서 능선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잠시 후 레이크힐스 호텔부곡 앞으로 내려선다. 호텔을 지나 왼쪽으로 꺾어 부곡하와이가 나오면 오른쪽으로 꺾어 100m 정도 내려가면 부곡 버스터미널이다.
◆떠나기 전에
- 함박산 약수는 전국 청정약수 '첫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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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초입 약수사에 있는 함박산 약수. |
함박산~종암산 산행은 시작과 끝을 '물'과 함께 한다. 함박산을 오르기 전엔 차가운 함박산 약수가, 종암산에서 산행을 마치고 내려올 땐 따뜻한 부곡온천이 있다. 부곡온천은 전국 곳곳에 많은 온천이 개발되다 보니 명성이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이름만 대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전국에서 수온이 가장 높은 온천수라는 타이틀도 여전하다. 부곡온천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함박산 약수도 수질이 깨끗하고 위장병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함박산 약수는 한국관광공사가 꼽은 전국 청정약수 7선에서 첫손에 꼽힌 곳이다. 7선에 오른 다른 약수로는 경북 청송 달기약수, 강원 인제 개인약수 등 전국적으로 유명한 약수터들이다. 함박산 약수는 8세기 중반 신라 경덕왕 때 발견된 것으로 전해져 와 전국 약수터 가운데 역사가 가장 오랜 곳이기도 하다.
함박산 약수에는 홀어머니와 아들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경덕왕 때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효심 깊은 아들이 있었다. 그 아들이 함박산에 와서 나무를 한 짐 해두고 잠시 잠이 들었는데 꿈에 백발의 노인이 나타나 불렀다. 꿈에서 깨어 노인이 부르던 곳으로 가보니 바위틈에 함박꽃이 피어 있고 그 밑에 맑은 물이 흘러내렸다고 한다. 이 물을 담아가 어머니에게 드려 마시게 했더니 오랜 속병이 사라졌다고 한다.
◆교통편
- 사상~영산·부곡 버스 1시간 간격 운행
이번 산행은 대중교통과 승용차 이용이 모두 편리하다. 산행을 시작하는 창녕 영산으로 가는 버스는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7시(첫차), 8시10분, 9시20분, 10시20분에 있다. 요금 5600원. 산행을 마치는 창녕 부곡에서 부산(사상)으로 오는 버스는 오후 4시30분, 5시30분, 6시30분, 7시30분, 8시30분(막차)에 있다. 요금 6500원.
승용차를 이용하면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칠원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바꿔 탄 뒤 영산IC에서 내린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영산면사무소 방향으로 가다가 영산석빙고 쪽으로 들어서면 된다. 산행을 마친 뒤에는 부곡에서 나가는 버스를 타고 영산에서 내려 차를 회수하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들머리에서 1시간 거리인 전망대 바위에 서면 향후 밟게 될 등로가 확인된다. 정면 맨 왼쪽 암봉이 영취산 정상, 그 뒤 능선 오른쪽 뾰족한 봉우리가 병봉(고깔봉), 제일 뒤 능선 우측 짤록이가 보름고개, 그 오른쪽으로 종암 덕암 함박산이 펼쳐진다.
경남 북부에 위치한 창녕의 지형은 전형적인 동고서저(東高西低). 영남의 젖줄 낙동강이 서에서 남으로 굽이치는 탓에 서쪽에는 광활한 평야지대가, 동쪽에는 진산인 화왕산을 중심으로 관룡산 구현산 영취산(嶺鷲山)과 또 다른 영취산(靈鷲山) 병봉 종암산 덕암산 함박산이 능선으로 연결돼 있다.
군(郡) 전체로 봐선 산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평야지대를 제외한 동쪽 일부 지역으로 한정한다면 그래도 산의 밀집도가 꽤 높은 편이다.
창녕을 대표하는 배바우산악회 성창식씨는 "창녕지역에 산이 많은데도 전국의 많은 산꾼들이 진달래와 억새로 유명한 화왕산만을 기억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창녕 남쪽인 영산쪽의 산들 또한 화왕산에 버금가는 산세와 조망을 간직한 보석같은 산길이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 산행지는 영산에서 출발, 부곡온천으로 하산하는 보석같은 영취산(靈鷲山)~병봉~종암산 코스.
전반부는 수석전시관을 방불케 하는 근육질의 기암괴석이 시종일관 장관을 이루고, 후반부는 언제 그랬냐는듯 부드러운 능선길이 기다린다. 낙동강의 도도한 물줄기와 주변 산들을 조망하는 확 트인 시야는 이번 산행의 보너스. 하산길에는 예부터 물좋기로 소문난 부곡온천에 들러 피로를 말끔히 씻을 수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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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사회 소속 산악인 이었던 '고 김한출 추모비'. |
창녕은 지금 송이버섯이 한창이다. 울진 봉화 등 송이로 유명한 고장에 비해 맛과 향은 단연코 전국 최고라는 것이 미식가들의 평.
창녕에서 송이의 주산지는 화왕산과 관룡산 그리고 이번에 오를 영취산. 하지만 지금 영취산은 5년전 화마(火魔)가 할퀴고간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 산꾼들의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산행 중 만난 한 군민은 "송이로 유명한 이 산이 결국 송이 때문에 이렇게 불에 탔다"고 전했다. 송이 재배지 입찰에 탈락한 농민이 홧김에 방화를 했다는 것.
끝없는 인간의 욕망이 아름다운 영취산을 망가뜨렸다는 사실을 확인하곤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산행은 영산면 보덕사 주차장~전망대 바위(632봉)~영취산~고 김한출 추모비~병봉(고깔봉)~임도~보름고개~잇단 철탑~종암산~함박산 갈림길~덕암산·부곡온천 갈림길~큰재~(약수터)~창녕광역상수도 저장시설~부곡온천 순. 순수 걷는 시간은 6시간 안팎. 만만찮은 된비알에 굴곡이 심한 암릉, 여기에다 산불 후 잡풀이 웃자라 예상보다 발걸음이 더디다.
출발은 보덕사 주차장. 30m쯤 오르면 길 왼쪽에 조그만 등산안내도가 서 있다. 들머리다. 곧 갈림길. 오른쪽은 보덕사 산령각. 결국 보덕사를 거쳐 올라도 등산로와 만나는 셈. 식수 보충도 가능하다.
산길은 좁다랗고 뚜렷한 외길이지만 아주 가팔라 땀깨나 흘릴 각오를 해야 한다. 30분쯤 뒤 시야가 트이면서 영산면과 구마고속도로, 번개호 장척늪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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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화마(火魔)가 할퀴고 간 흔적. 얼핏 고사목처럼 보이지만 불에 타 죽어가고 있다. |
다시 숲으로. 과거 산불의 흔적이 시작된다. 멀리서 보면 고사목 같지만 다가가면 몸뚱이만 화마에 그을린 채 초라하게 서 있다.
전망대 바위는 보덕사에서 1시간 뒤. 향후 밟게 될 봉우리가 거짓말처럼 모두 확인된다. 정면 암봉 중 맨 왼쪽이 영취산 상봉, 그 오른쪽 뒤 뾰족 봉우리가 병봉, 제일 뒤 능선 우측 짤록이가 보름고개, 그 오른쪽으로 종암 덕암 함박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전망대 끄트머리에 서면 영산지구전적비 영산만년교도 보인다. 반대쪽으론 화왕산과 배바위 관룡산, 그 우측 앞 또 다른 영취산이, 그 앞 능선으로 삼성산 구현산이 보인다.
본격 영취산으로 향한다. 이른 억새와 닭의장풀 오이풀이 눈에 띄는 가운데 산불 후 수반되는 잡풀을 힘겹게 헤치고 암릉을 오르내린다. 일렬로 늘어선 발밑의 돌무더기는 가야때 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영축산성 흔적. 발길을 옮길 때마다 영취 종암 덕암산이 가까워짐을 느낀다. 그 뒤로 밀양 종남 덕대산도 확인된다. 영취산에 앞서 만나는 암봉은 에돌아간다. 멀리서 봤을 때 하나였지만 막상 품안에 들어서니 여러 개다. 중간에 잡풀숲도 지난다.
영취산 상봉(681.5m)은 전망대 바위에서 대략 1시간. 창녕읍쪽의 화왕산성과 함안으로 이어지는 낙동강 남지교, 함박산, 그 뒤로 마산쪽의 천주산 작대산 등 원거리의 아름다운 산하도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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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은 왔던 길로 내려가 왼쪽 암릉으로 내려선다. 정면에 보이는 고깔 모양의 병봉으로 향한다. 화마의 상처가 더 크다. 30분 뒤 안타까운 사연의 '고 김한출 영전에'라고 적힌 비석을 만난다. 부산시의사회 산악회 회원인 그가 10년전 이곳에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해 그의 부인이 세웠다. 험난한 암릉, 이곳에서 밧줄을 잡고 내려선다.
정상이 의외로 평평한 병봉은 추모비에서 50분 거리. 병봉 안부로 내려서는 길찾기가 애매모호하고 오르막 암릉길이 만만찮다. 유의하길.
하산길은 예상과 달리 수수하고 편안하다. 10분 정도면 화마의 흔적에서 벗어난다. 잇단 송이채취 가건물을 지나면 임도. 이후 갈 길은 두 가지. 임도 왼쪽에 바로 보이는 산길로 올라 능선을 타고 가는 방법이 하나요, 임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걷다 보름고개에서 종암산으로 가는 길이 두 번째. 체력에 맞게 결정하자.
산행팀은 임도 오른쪽으로 25분쯤 간 뒤 왼쪽 산길로 올랐다. 길찾기 유의!
곧 보름고개. 첫 이정표다. 이때부터 전형적인 육산의 능선길. 외길인데다 '부곡온천 가는 길'이라 적힌 팻말이 있어 산행은 누워서 떡먹기. 대신 조망은 없다.
잇단 철탑을 지나면 종암산. '부곡온천 2.9㎞' 팻말이 적힌 지점에서 정면에 보이는 암봉이다. 정상석이 없어 그냥 스쳐 지나기 쉽다. 4분 뒤 갈림길. 왼쪽 부곡온천 덕암산 방향, 오른쪽 함박산 가는 길. 왼쪽으로 간다. 정면에 둥그스름한 덕암산이 모습을 드러내고 이후 오른쪽에 온천단지가 숲 사이로 희끗희끗 보인다.
김씨묘를 지나면 또 갈림길. 직진하면 부곡온천, 왼쪽 덕암산(1.6㎞) 방향. 산행팀은 왼쪽 덕암산 방향으로 간 후 큰재에서 덕암산길을 버리고 오른쪽 부곡온천(1.2㎞), 약수터 방향으로 간다. 약수터는 주등산로에서 왼쪽으로 100m 거리에 위치해 있어 선택사항.
쉼터에 닿으면 산행은 사실상 끝. 창녕광역상수도 저장시설을 지나 힐튼모텔 간판이 보이는 사거리까지는 쉼터에서 18분 걸린다.
# 떠나기전에
# 날머리 부곡온천… 산행 피로 '싹'
산행 후 목욕은 필수. 때문에 날머리에 곧바로 온천이 기다리고 있으면 금상첨화다.
이번 영취산~병봉~종암산 코스는 하산하자마자 그 유명한 부곡온천이 기다린다.
메인 기사 말미에 덧붙이자면, 창녕광역상수도 저장시설에서 내려오면 사거리. 힐튼모텔, 동원장이 위치한 왼쪽으로 200m 정도 가면 우측에 고운호텔(055-536-5655)이 보인다. 부곡온천 원탕이다. 지난 1973년 이곳에서 처음 온천이 발견돼 지금의 대형 부곡온천단지가 형성됐다.
최초 발견자 고 신현택씨는 현재 사장의 부친. 고운호텔 온천에 들어서면 온천공 굴착을 감독하는 고 신현택씨의 모습과 당시 최초로 영업을 개시한 허름한 원탕건물의 사진이 걸려 있다. 지금의 건물은 1996년 새로 지었다.
창녕에는 영취산이라는 이름이 둘 있다. 하나는 이번에 소개하는, 신령 영(령) 자를 쓰는 영취산(靈鷲山·681.5m)과 송이집산지인 옥천을 들머리로, 고개 영(령) 자를 쓰는 영취산(嶺鷲山·739.7m)이 바로 그것. 후자는 큰고개를 넘지 않으면 접근이 안돼서 붙여진 이름이다. 전자는 암봉, 후자는 육산이다. 후자인 영취산은 옥천저수지로 향할 때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 둘 중 오른쪽 봉우리다. 왼쪽은 관룡산이다. 반드시 긴 상의와 바지를 입기를 권한다.
# 교통편
# 부산서 영산행 버스 1시간 간격 운행
부산서부버스터미널(051-322-8306)에서 영산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 8시10분, 9시20분, 10시20분에 출발한다. 5200원. 창녕시외버스 영산정류소에서 들머리 보덕사 주차장까지는 1.5㎞. 정류소 앞 택시(상시 대기)를 이용하면 4000원. 보덕사로 걸어서 갈 경우 승용차 경로 참조할 것.
날머리 창녕시외버스 부곡온천정류소(055-536-5008)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4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있다. 5900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영산·부곡IC~영산 5번 국도 좌회전~대구 창녕 방향 직진~영산정류소 방향 크게(135도) 우회전~우회전 하자마자 바로 영산정류소 뒷길로 진입~농협하나로마트 지나~'77문구 완구' '새싹어린이집' 간판 보이면 좌회전~영산초등 앞 우회전~KT 영산고객서비스 지나자마자 좌회전~달나라어린이집 방향 직진~영축사 지나~보덕사 주차장 순.
날머리 부곡온천에서 들머리 보덕사 주차장으로 가기 위해선 부곡온천 정류소에서 30분마다 출발하는 영산행 버스를 타면 된다. 8분 걸리며 850원. 이곳에서 보덕사 주차장까지는 택시를 타면 된다. 4000원.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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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부곡온천 북쪽을 둘러친 아기자기한 능선... 종암산(646m)
경남 창녕에는 화왕산(756.6m)이 터줏대감처럼 버티고 있다. 그러기에 창녕하면 화왕산과 관룡산(740m)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지만, 실제로 등산을 위해 창녕을 찾는 산꾼들 대다수가 화왕산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화왕산 등산로를 벗어난 산들은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창녕군 영산면의 종암산은 서쪽에 함박산을, 동쪽 부곡면에는 덕암산(644.5m)을 두고 서로 산등성이가 이어지고 있다. 그리 높지 않은 나즈막한 야산 같지만, 여성의 젖가슴처럼 봉긋하게 솟은 봉우리들이 부드럽게 연결된다. 이 능선을 따라가는 산길은 호젓하고 운치가 있어 새로운 맛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산행은 바로 이 세 산을 하나로 이어가는 종주코스로 잡는다. 구체적 등로는 영산면 함박산약수터~함박산~512m봉~491m봉~종암산~큰고개(296m)~덕암산~농협연수원을 지나 부곡온천으로 하산한다. 큰 볼거리는 없지만 산행들머리에는 효험이 꽤 알려진 유서깊은 약수터가 있고, 남쪽 산록에는 유명한 부곡온천이 있어 산행 후 지친 몸을 온천욕으로 달래보는 것도 좋으리라 싶다.
함박산~종암산~덕암산 미니종주 코스
영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른쪽에 로터리가 보인다. 로터리에서 영산파출소가 있는 왼쪽 길로 100m쯤 가면 영산시장이다. 시장 끝에 있는 영산슈퍼 앞 갈림길에서 오른쪽 골목길로 가면 2차선 도로에 올라선다. 도로를 따라 200여m 걷다보면 길가에 '영산약수터 500m, 영산석빙고 200m' 표지판을 만난다.
표지판이 가리키는 길목에 무덤 모양의 석빙고(사적 제169호)가 있다. 석빙고는 얼음을 저장하기 위해 돌로 만든 창고다. 경주와 안동, 창녕의 석빙고에 비해 약간 규모가 작은 편이다. 조선 후기 현감 윤이일이 축조했다고 전한다.
석빙고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10분이면 함박산약수터(향토문화경승지 제19호)에 닿는다. 영산약수 또는 작약산약수라고도 불리는 이 약수는 어머니의 속병을 고치려했던 효자 나무꾼의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함박꽃이 만발한 이곳 약수를 일러주었다는 전설이 있다. 전국의 약수터 중에서 그 역사가 가장 오래된 곳으로도 유명하지만,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전국 청정 약수터 중 첫째로 뽑힌 것이 자랑거리다.
함박산 유래도 작약이라 하는 함박꽃이 많이 피어 있었다는 약수 전설에 의해 지어진 것이다. 본래 작약의 꽃을 함박꽃이라 부르는데, 목본식물인 함박꽃나무라는 산목련의 꽃과 초본식물인 작약꽃 모두가 함지박을 닮은 모습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이 약수는 철분을 함유하고 있지만 여느 약수처럼 톡 쏘는 맛은 없다. 옛 군지에는 '물이 향기롭고 맛이 달다. 마시면 체증을 내리는 데 효험이 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볼 때 위장병에 효험이 있는 듯하다.
전설의 함박꽃은 볼 수 없고 약수 한 바가지로 목을 축인 후 약수암 암자 뒤편으로 오른다. '정상 900m' 이정표에서 소나무가 빼곡한 숲속으로 접어든다. 등산로는 나무계단으로 이어지는 길과 오른편의 가파른 산길이 있는데, 어느 곳으로 가도 정상으로 향하게 된다.
제법 경사가 가파른 산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왼편 소나무 사이로 영취산(682m)이 언뜻언뜻 모습을 드러낸다. 약수터에서 30분쯤 오르면 이정표(약수터 600m, 호국공원 1.3km, 함박산 250m)를 만나고 다시 10분 정도면 김해김씨 묘지다. 볕이 잘 들어 자리가 좋아 보이는 이 무덤은 풍수지리를 알건 모르건 누가 보아도 명당임을 알 수 있다.
묘지를 뒤로하고 곧장 올라서면 수풀에 뒤덮인 헬기장과 함께 함박산 산정의 표석이 반긴다. 함박산은 높지는 않지만 정상에서 조금 나아가면 조망이 꽤 시원스런 전망대 바위가 있다. 북쪽을 바라보면 영취산과 병봉(650m)이 좌우 나란히 산릉으로 잇고,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등성이를 울타리 삼아 산기슭에는 인가가 터를 잡고 있다. 마을 주변 계단식 다랑논에는 벼들이 익어가고, 발아래 산골짜기의 구계저수지도 한눈에 들어온다.
함박산에서 종암산까지는 능선을 따라가는 외길로 길 찾기에는 그다지 어려움이 없다. 그렇지만 오르내림의 편차가 생각보다 큰 관계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함박산 정상을 벗어나 직진 방향의 능선길로 접어든다. 솔잎이 푹신하게 깔린 매혹적인 숲길이다. 얼마 못가서 내리막이 이어지다가 다시 오르막으로 변하더니 이내 512m봉이다. 오른편으로 원앙고개가 훤히 보이고, 덕곡저수지 수면이 햇빛에 반사돼 반짝인다. 왼편으로는 구계리 일대의 산골짜기와 건너편의 영취산도 시원하게 조망된다.
산길은 급경사 내리막이다. 15분이면 안부에 닿게 되고, 오른편으로 약간 꺾어지는 짙은 숲속 오르막길로 올라서면 491m봉. 보름고개로 이어지는 능선이 조망되는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땀을 식힌다. 등줄기를 타고 내리던 땀이 식을 즈음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산길은 숲속으로 빨려들고 곧이어 철탑 아래를 지나 안부에서 올려치면 세 갈래 갈림길이 있는 산등성이다. 여기서 5분 가량이면 산불조심 표지판을 만나고, 뒤이어 시야가 트이는 능선에 선다. 종암산이 눈앞에 솟아있고, 동쪽으로 뻗어가는 산릉의 끝자락에 덕암산이 우뚝하다. 그 오른편 산기슭 분지에 자리잡은 부곡온천 일대도 훤하게 볼 수 있다. 종암산에 가까워질수록 오르내림의 반복아 잦아 체력소모가 많아진다.
세 갈래 갈림길 산등성이에서 30분쯤이면 잘록이에 이른다. 여기서 20분 가량 오르면 '부곡온천 2.8km' 라는 형광 안내판이 나무에 걸려 있는 삼거리다. 부곡온천이나 덕암산을 가려면 오른편 능선을 따라야 한다. 안내판을 뒤로하고 왼편 길로 5분이면 종암산 정상이다.
산정에는 어떤 표시도 찾아볼 수 없고, 산정 마루(宗)에는 험한 바위(岩)가 자리한 산(山)이다. 창녕군지에는 '덕암산의 서쪽 줄기로, 이 산에 종지(작은 그릇)처럼 생긴 종지바우가 있어 종암산이라 했다'고 기록돼 있다. 산정에 자리한 바위에 올라서면 화왕산을 비롯한 열왕지맥의 산봉우리들은 물론이고, 주변에 올망졸망 솟은 산과 산록에 터를 잡은 마을들의 조망이 그림처럼 다가온다. 발 아래로 펼쳐지는 부곡온천단지 전경과 가야할 덕암산 능선을 비롯해 밀양 종남산 일원도 볼 수 있어 좋다.
종암산은 부곡온천을 품고 있는 산이다. 조선시대 이전부터 영산온정이라고 불렀다는 이 온천은 탕온은 55~79℃, 천질은 81.7%의 황을 함유하여 관절염, 피부병, 신경통을 비롯한 여러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1977년 주변 일대가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덕암산으로 가려면 안내판이 걸려 있는 삼거리로 되돌아와 동쪽(왼편)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택해야 한다. 여기서 덕암산까지는 1시간 이상 소요되지만 일단 큰고개까지는 경사가 완만한 내리막으로 푸근하고 조용한 숲길이다. 이 능선길에는 부곡온천 길을 비롯한 이정표가 100m 간격으로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20분쯤이면 묘지군을 만나고 뒤이어 갈림길을 지나면 큰고개다. 넓은 안부에는 덕암산과 부곡온천으로 나뉘는 갈림길로 이정표(덕암산 1.3km, 종암산 1.7km, 부곡온천 1.2km, 약수터 400m)가 있다.
정면의 덕암산으로 향한다. 큰고개에서 밋밋하게 시작되던 오르막은 고도를 높일수록 덩달아 가팔라진다. 30분쯤이면 119조난위치 번호판(창녕군 1-가)이 서있는 갈림길(큰고개 700m, 덕암산 0.6km). 곧이어 올라서면 억새가 군락을 이루는 헬기장이다. 조금 더 나아가면 길 왼편에 삼각점(창녕 11. 1982 복구)이 보이고, 또 다른 헬기장 옆에 정상표석이 자리하고 있다. 삼각점과는 동떨어진 곳이다.
망루 같은 바위에 서면 발 아래로 부곡온천장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멀리 산등성이 너머로 낙동강이 흘러가고, 주변 산과 들의 실루엣이 또렷하다. 덕암산은 부곡면의 대표적인 산이다. 이곳 정상의 바위는 봉화대터라 전해지는데, 이 바위를 일러 덕바위라 한 것에서 산이름이 연유한다.
하산길은 올라온 반대방향(농협연수원 1.1km, 큰고개 1.3km)인 농협연수원쪽으로 내려선다. 가파른 산길에 중간 중간 로프가 매달려 잇지만 다소 조심해야 할 구간이다. 30분쯤 가파른 길을 내려서면 농협연수원으로 떨어진다.
연수원 정문을 통과해 벗어나면 시원한 약수터가 있다. 목을 축이고 도로를 따라 20여분 내려가면 원동 마을. 이곳에서 20여분 걸어나거나 택시로 기본요금이면 부곡온천으로 갈 수 있다. 원동 마을에 있는 부곡농협 바로 옆에 택시회사 차고가 있어 택시잡기는 수월하다.
*산행길잡이
○함박산약수터~함박산~512m봉~491m봉~종암산~큰고개(296m)~덕암산~농협연수원~부곡온천<5시간30분 소요>
○함박산약수터~함박산~512m봉~491m봉~종암산~큰고개(296m)~부곡온천<4시간30분 소요>
○부곡온천 동원장~체육공원~큰고개~덕암산~농협연수원~부곡온천<2시간30분 소요>
*교통
산행들머리인 영산면(시외버스터미널 055-536-3801)은 부곡온천행 버스가 거쳐 가는 경유지로 교통편이 다소 불편할 수도 있다. 시간이 맞지 않아 영산행 버스를 탈 수 없다면 운행횟수가 좀 더 많은 창녕행 버스를 이용, 창녕터미널에서 영산까지 수시로 운행하는 군내버스(영신버스 055-533-4221)를 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창녕이나 영산까지 대중교통편은 부산, 마산, 대구를 경유하면 훨씬 수월하다. 또 밀양을 경유지로 열차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산행날머리인 부곡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전국의 대도시로 운행하는 버스를 탈 수 있다.
서울-영산 서초동 남부터미널(02-521-8550 ARS)에서 1일 4회(09:45, 14:45, 16:00, 17:05) 운행.
부산-영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에서 1일 24회(07:00~20:30) 운행.
대구-영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053-656-2824)에서 1일 17회 운행.
마산-영산 합성동 시외버스터미널(055-256-1623)에서 1일 14회(07:00~20:40) 운행.
밀양-영산 시외버스터미널(055-354-2320)에서 1일 9회(07:00~18:00) 운행.
*숙식(지역번호 055)
영산은 인근의 창녕읍이나 부곡온천단지에 비해 숙박시설이나 식당이 많지 않다. 대연장(536-1728), 영산모텔(536-3031), 장수장여관(536-2177) 등의 숙박시설은 있지만, 소문난 음식점은 없다. 그러나 연지 옆 로터리 부근에 깔끔한 식당들이 있어 한 끼니를 해결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영산에서 부곡쪽으로 가다보면 길 왼편에 있는 기와집 도리원(521-6116)식당은 대나무통밥을 전문으로 한다.
글쓴이:황계복 부산시산악연맹 부회장. 88년 눔부르봉(6,954m) 등반, 98년 낙남정맥, 2001년 낙동정맥, 2002년 백두대간, 2004년 낙남정맥 완주. 91년 부산시산악연맹 우수 산악인상 수상. 99~2003년 석봉산악회 회장 역임. 저서 <영남알프스>(수문출판사 간).
참조:웰빙온천산행 종암산
참고:월간<산> 2007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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