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쁘지 않은 꽃이 없고 그립지 않은 추억(追憶)이 없습니다.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에도 끼어들고 싶고 살랑이는 바람에 몸을 싣고 멀리멀리 떠나고도 싶습니다.
물결처럼 잔잔한 듯 번지는 그리움은 또 다른 외로움으로 가득 차기도 합니다.
어렴풋이 생각나는 기억들이 영상(映像)처럼 어른댑니다. 봄날에 꽃비 내리듯 하늘 거리며 애석(哀惜)한 듯 하얀 안갯길을 걸어갑니다.
사람들은 이런 말도 합니다. 삶이 이렇게 허무(虛無)할 줄 알았다면 세상(世上)에 나오지 말 것을... 그러나 아무도 세상이 어떤 곳 인지도 모른채 태어납니다.
그리고 그 삶 속에서 치열(熾烈)하게 쟁취(爭取)한 행복(幸福)도 느끼며 나도 부모(父母)처럼 내 자식(子息)을 낳고 살아갑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인생(人生)은 원래(元來)가 내가 주인공(主人公)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은 나를 중심(中心)으로 펼쳐지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부모의 마음은 다르지요. 부모가 된다는 것은 자식을 위해 헌신(獻身)할 수 있는 마음을 특별(特別)히 조물주(造物主)께서 부여(賦與) 하심으로 의무(義務)와 사명감(使命感) 만큼이나 철저(徹底)하게 넘치는 사랑으로 자식을 돌보게 됩니다.
인생(人生) 노년(老年)의 경계(境界)에서 우리는 무엇을 느낍니까? 자식에 대한 고마음도 느끼고 또한 자식에 대한 서운함도 함께 말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부모의 자리는 사랑으로 모든 것을 수용(受容)해야 할 자리입니다.
저 넓은 은하(銀河)의 별자리가 언제나 제자리를 지키듯 부모의 마음 또한 변할 수 없는 천상에서 내려준 진리(眞理) 같은 보석(寶石)처럼 변할줄 모릅니다.
혹여 자식들이 소홀(疏忽)하다고 노여워 마세요. 자식들은 자기를 위해 살아갈 나이니까요.
먼저 간 아내를 그리며 또는 먼저간 남편(男便)을 그리며 가슴 허하게 사는 계절(季節)이기도 하지요.
남편이 옆에 있어도, 아내가 옆에 있어도 언제 어느 때 헤어질지 모르는 안타까운 시간(時間)이 흘러갑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힘겹게 병마(病魔)와 싸우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냥 그냥 욕심(慾心) 같은 건 하나 하나 버리고 가볍게 걸어갑시다.
가진게 없어도 빈 털터리어도 전혀 속상할 것 없습니다. 자식이 속을 썩여도 허허 웃고 맙시다.
갈길 촉박한 길에 이제는 평온(平穩)함과 평안(平安) 하기만을 바라니까요. 이젠 스스로 평화(平和)의 등대(燈臺)를 찾아 나서는 겁니다.
욕심(慾心)과 갈등(葛藤)은 모두 내려놓고 미움과 원망(怨望)같은 보잘것없는 마음 죄다 버리다 보면 멀리서 희미하게 등댓불이 보이듯이 내 마음속에도 희미하게나마 등댓불이 켜집니다.
사랑의 포근한 마음으로 등대(燈臺)를 잘 지키며 마음을 가누다 보면 한결 마음이 편안(便安)해집니다.
인생(人生) 성공(成功)을 거둔사람이나 실패(失敗)한 사람이나 다 똑같아지는 공평(公平)의 시간(時間)입니다.
마지막 강을 편안(便安)히 건너기 위해선 지는 꽃잎보다도 더 가볍게 솔바람에도 훨~훨 날 수 있게 새털처럼 가볍게 걸어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