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신규 확진 1378명, 하루 최대치 또 경신… 서울 또 500명
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 지어 늘어선 모습. /뉴시스
10일 국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가 1378명 발생했다. 또 다시 최다 일일 기록을 넘어선 것이며, 이틀 연속 1300명대 기록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전날 24시 기준으로 코로나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1320명, 국외 유입 사례는 58명이라고 밝혔다. 국내 확진자는 수도권에 집중됐다. 서울이 501명, 경기가 441명, 인천이 79명이었다.
이날까지 국내 코로나 확진자는 16만6722명이다. 사망자도 2명 늘어나서 누적 2038명으로 올랐다.
‘코로나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신규 확진자는 743명→711명→746명→1212명→1275명→1316명→1378명 상승 추세다. 하루 평균 약 1053명꼴이다.
정부는 오는 12일부터 수도권에 방역 최고 단계인 4단계 거리두기를 적용하기로 했다. 4단계가 시행되면 오후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가족이라도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다르다면 이 규정을 피해갈 수 없다. ‘인원 규정 열외' 등 그동안 백신 접종자에게 줬던 인센티브도 중단된다.
결혼식과 장례식에는 친족만 최대 49명까지 참석할 수 있으며, 학교수업은 오는 14일부터 원격수업으로 전환된다.
★수도권 식당 등 예약 줄취소… 강원엔 “야간라운딩 되나” 전화 불나
[코로나 4차 유행]‘4단계’ 격상에 비수도권 풍선효과
확진자 연일 최고치 경신에도 제주공항은 인산인해 9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장이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날 정부는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에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을 2인 이하만 허용하는 거리 두기 4단계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같은 기간 제주지역 거리 두기를 현행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제주=뉴시스
“야간 라운딩이 가능한지를 묻는 전화가 오늘 아침에만 수십 건이 왔어요. 다른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니까요.”
9일 강원도의 한 골프장 예약 담당자는 평소보다 2배가량 많은 문의 전화에 하루 종일 ‘숨 돌릴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대부분 ‘오후 6시를 넘겨도 4명이 계속 칠 수 있는지’ ‘6시 이후에도 식사가 가능한지’ 등을 묻는 전화였다. 이 관계자는 “야간 라운딩이 가능한지 물어보는 고객이 많았다”며 “‘거리 두기 4단계’ 적용을 받지 않아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 수도권 ‘예약 취소’, 비수도권 ‘예약 러시’
방역당국은 이날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 두기 4단계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 인원을 ‘2명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 때문에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사는 시민들은 다음 주 이후 약속을 급하게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변경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유모 씨(30)는 “다음 주말에 친구들과 가평에서 수상 레저를 즐기려고 펜션까지 예약했는데 수도권에서는 2명까지만 인원을 제한한다고 해서 강원도 쪽으로 다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이외 지역의 숙박업소, 골프장 등엔 예약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강원 강릉의 야외수영장을 갖춘 한 펜션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예약을 취소하는 고객이 많았는데 갑자기 서울·경기 지역에서 예약하겠다는 고객이 몰리고 있다”며 “다음 주 이후 예약은 80% 이상 찬 상태”라고 귀띔했다.
반대로 수도권에 있는 식당이나 숙박시설 등에는 예약 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서 술집을 하는 박모 씨(52)는 “오늘(9일)만 예약 취소 전화를 10통은 돌린 것 같다. 12일 이후 3명 이상 단체 예약은 전부 취소 안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광주의 한 골프장 관계자는 “거리 두기 4단계가 유지되는 이달 25일까지 야간 라운딩은 아예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기존 예약자분들이 공지를 보고 취소 문의를 하고 있다”고 했다.
○ “수도권 손님 반갑다” vs “확진자 나올까 두렵다”
손님이 비수도권에 몰리면서 자영업자들은 반색했다. 부산 해운대구의 한 식당 주인은 “1년 장사를 잘했고 못했고는 여름철에 승부가 난다. 우리로선 수도권에서 오는 손님을 환영할 수밖에 없다. 방역수칙만 잘 지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반겼다.
그렇다고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혹시나 ‘확진자가 다녀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자영업자도 있다. 광안리의 한 횟집 관계자는 “장사가 잘되는 건 좋지만 그만큼 감염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에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서면의 한 술집 사장도 “(부산에) 방역수칙이 완화되면서 장사가 조금 잘되고 있었는데, 근처 유흥주점에 서울 확진자가 다녀가 손님이 다시 줄었다. 장사하는 입장에선 모든 걸 운에 맡겨야 한다는 게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은 수도권 관광객이 몰리는 ‘풍선효과’를 우려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강원 지역 동해안 6개 시군 관계자들은 9일 방역 대책을 논의했다. 경포(강릉), 낙산(양양), 망상(동해) 등 대형 해수욕장들은 개장 기간 동안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백사장에서 음주 등 취식을 금지하는 집합 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강릉시는 본래 해수욕장에서 백신 접종자에 한해 ‘노 마스크’를 허용하기로 했지만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마스크를 쓰도록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