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40826 어처구니

[민구식]

일시 240826 어처구니
민구식
 
맷돌의 이마에 묶여
단단히 박힌 한 자루의 구속
근본이 다른 두개의 질료가
살과 뼈를 닳아가며 맞추어가는 것을
운명이라 한다지,
그 딱 맞춤이 어긋나면
어처구니 없는 일이 되기도 한다
돌 같은 고집 하나 길들여
순하게 돌아감을 만들어
이젠 한 손으로도 살살 갈고 부리며
어처구니 딱 맞게 사는 것을 보면
궁합은 만들어 가는 게 삼분의 이는 되는 것 같다.

[민구식]

어처구니는 두개의 상징을 가지고 있지요
하나는 기와집 추녀 끝에 십이지 동물상을 말하고
또 하나는 맷돌에 붙어있는 손잡이입니다
맷돌의 손잡이를 말하는 경우가 많지요
궁합이 잘 맞게 되기까지 많이 닳아가며 좌여가며 살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