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오징어가 잡히기 시작합니다
근데 크지 않고 작습니다
새끼 티를 겨우 벗어난 어린 거라 볕에 말릴 수는 없어도
횟감으론 그만입니다.
껍질 채 잔칼질을 해서 회쳐놓으면 야들야들 쫄깃하니 씹히는 것이
저도 한 그릇 거뜬히 먹어 치웁니다
지금 잡히는 오징어는 물 회로도 그만이죠
얼음과 야채 배를 채 치고 초장 한 술 풀어서 그냥 선 채
그릇을 들고 후루룩 마시면 뭐 씹을 새도 없이 목으로 다
넘어갑니다. 뱃사람들은 별로 바쁜 것도 없건만 그렇게
선 채 후루룩 물 마시듯 하더군요 .
언젠가 얘기했죠 ?
제 친구 중에 이 나이 되도록 아직도 사랑이니 ,안방이니 하는
골수 사랑 중독증 환자가 있다고,
어제 만나서 밥을 먹고 하는 자리서 또 그놈의 사랑 타령이
나오는데 밥자리가 술자리로 변하고 술이 노래로 질질 흐를 때
까지 한없이 끝없이 사랑 ! 사랑 에휴..
마시는 순간에서 중반기 접어서 까진 의리로 눈을 빛내던 전
취하면 의리고 우정이고 헌 신짝 버리듯 다 버립니다
제가 일어났을 때 술잔 모가지를 비틀며 독백을 하던 제
친구의 귀가가 궁금하고 제 배신이 미안해서 오징어 물 회를
한 그릇 마시게 해야겠습니다 .
또 하루가 저녁만 남기고 사라지고 ,
난 아침보다 쬐끔 더 늙었습니다 .
지난 밤 철없고 고집 센 내 사랑하는 친구도
이 하루를 쬐끔은 늙었을 텐데 걔는 모를 겁니다 아마......
첫댓글 말은없어도 항상 명숙님의 아이디를 기다렸습니다. 뛰어나신 필력으로 샘터의 주가를 올려주시는 님의 조용한글을 보고싶어서 였지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꾸울~~~꺽???ㅋ동해 바다의 정기를 가득 품은 오징어 물회를 한 사발씩 물 마시듯 후루룩 해 불면 워찌 우리네 인생 사랑타령 한 가락 않나오리요!!!지가 보기엔 쬐껌더 이뻐 지셨을 명숙님 늘 복된 나날들 되오시길!!!
명숙님 여기도 묵고싶은 오징어~~~~~~~월요일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