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각 팀들도 불규칙한 경기일정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 전준엽 기자 >
돔구장이 없는 국내프로야구에선 여름철 장마가 피할 수 없는 불청객이다. 페넌트레이스의 생명은 꾸준함에 있다. 야구는 월요일만 빼고 매일 열린다는 신념이 지켜져야 흥행수입도 안정성을 찾는데, 이런 면에서 장마는 결코 반갑지 않은 존재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그라운드가 축축해지는 시기가 왔다. 올스타 브레이크(7월13일~7월16일)까지 팀당 14경기 정도를 남겨놓은 가운데 비가 각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행스럽게도, 지난해까지와 달리 올해부턴 정규시즌 경기수가 133경기에서 126경기로 축소됐기 때문에 취소된 경기를 더블헤더로 치르지 않는다. 올해 장마는 변덕스런 게릴라 성격을 띨 것이라는 전망. 비는 야구에 있어 어떤 존재일까. < 편집자주 >
장마의 전력 재편 효과
상승세팀 리듬 깨져 '불청객'
하락세팀 체력 비축 '안식일'
더블헤더가 열리던 시절에는 강팀들이 비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었다. 한팀이 더블헤더를 싹쓸이하는 것은 이틀간 2연승 하는 것 보다 몇 배 힘들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따라서 과거에는 주로 약팀들이 비가 조금만 내려도 일단 경기를 순연시킨 뒤 훗날 더블헤더에서 1승1패를 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곤 했다. 물론 올시즌에는 더블헤더 제도가 사라졌기 때문에 이같은 노림수는 없어졌다.
반면 올해처럼 더블헤더가 열리지 않게 되면 확실한 선발 원투펀치를 보유한 팀이 오히려 비를 반기게 된다는 분석도 있다. 우천 취소 경기가 잦아지면 1,2선발의 출격 횟수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순번을 건너 뛴 4,5번 선발들은 컨디션 유지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강팀, 약팀이라고 나누기 보다는 상승세 팀과 하락세 팀으로 나눠 생각하는 게 맞다. 정규시즌은 하나의 거대한 리듬이기 때문에 잘 나갈 때에는 경기를 계속 치러야 한다. 이런 면에서 비는 일반적으로 오름세에 있는 팀에게 불청객이다.
타자의 경우 활화산 같은 타격감을 보이다가도 하루 쉬었다가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대로 체력 고갈로 허덕이던 선수가 하루 푹 자고 나서 컨디션을 회복할 수도 있다. < 김남형 기자 >
장마와 경기력
타자들 플라이볼 보다 땅볼 유리
타구속도 줄어 내야안타 확률 커
투수는 강속구 보다 변화구 강점
장마는 야구선수들에게 새로운 환경을 제공한다.
그라운드에는 습기가 넘치고, 컨디션을 찾기가 쉽지 않다. 환경이 바뀐 만큼 요령이 필요하다.
타자들의 경우 플라이볼보다는 땅볼이 절대 유리하다. 습기가 많은 그라운드에서는 바운드가 정상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가랑비가 내릴 경우 그라운드 볼은 타구 속도가 급격히 줄어 내야안타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우천경기에 발빠른 타자가 번트안타를 많이 때린 이유도 이런 이치다.
수비입장에서는 실책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타구의 속도가 갑자기 느려지기 때문에 볼을 잡기위해서는 정상적인 경기보다 많이 뛰어야 하고 송구도 빨라야 한다. 한 템포 빠른 경기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실책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
투수는 강속구 투수보다 변화구 투수가 유리하다. 투수입장에서 표면에 적당히 습기를 먹은 공은 그립을 잡는데 최적의 조건이다. 회전이 잘 먹고 무브먼트가 좋다. 만약 현대 캘러웨이와 삼성의 배영수가 맞붙는다면 변화구가 다양한 캘러웨이가 이길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다만 땅볼 유도가 많을 경우 수비에 부담을 주게 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투수 입장에서는 평소보다 조금 높은 공을 던져 플라이볼을 유도하는 지능적인 플레이가 요구된다. < 손재언 기자 >
희비 엇갈릴 팀들
현대-롯데 '휴~' 6월 재도약 발판 "반갑다"
SK - LG '씨~' 분위기 탔는데 … "그쳐라"
팀 사정에 따라 장마는 고마운 손님이 되기도 한다. 특히 부상 선수가 넘치고 체력적으로 한계에 다다른 노장들이 많은 팀에게 장마는 올스타 브레이크 만큼 고마운 존재다.
이번 장마의 최대 수혜 팀은 단연 현대와 롯데다. 투타의 핵인 김수경과 서튼, 그리고 유격수 채종국 등이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는 만큼 장마는 주전들의 부상 치유를 위한 최적의 시간이다. 더욱이 이숭용, 송지만 등 노장선수들이 많은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장맛비는 도약을 위한 휴식기간인 셈이다. 비 때문에 기사회생한 롯데도 6월의 악몽을 떨쳐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난 26일 기아전에서 비때문에 연패에서 벗어난 롯데는 장마기간 동안 팀을 추스리는 '안식일'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 부진에 빠진 삼성도 장마철을 턴어라운드 기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배영수를 비롯해 선발들이 피로로 하강세를 보이고 있고, 마무리 권오준이 자신감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한 만큼 휴식이 필수다.
반면 무서운 불방망이를 앞세워 6월 대반격에 고삐를 당기고 있는 SK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분위기를 타고 본격적인 승수 쌓기에 나서야 하지만 할 수 없이 쉬어가야 하는 답답한 상황이다. 부상에 시달리던 선발투수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는 LG도 비가 야속하다. 이제 겨우 부상에서 회복해 구위를 찾아가고 있지만 장마때문에 선발의 생명인 등판 간격이 들쭉날쭉하게 됐기 때문이다. < 손재언 기자 >
첫댓글 진짜 비때문에 취소되는 것도 지겹다. 돔구장 언제 생기나..그리고 다른 구장들 배수공사좀 하지. 문학빼고는 다들 미국아마야구 정도 구장이니..
마크랑 팀이름이랑 안맞는데 뭘 봐야하는건지-_-;ㅋ
팀이름이죠...롯데가 꼴찌잖아요..작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