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년 12 월 18 일 목요일 맑음
한국사람들은 가장 신경써야 할일이 있다.
바로 가장 건강하고 맛있는 된장과
또한 가장 건강하고 맛있는 고추장을
한해도 거르지 않고
가장 깨끗하게 만들어 놓아야 하는 일이다.
제대로된 건강전문가들이
우리몸에 가장 좋은 식품을 한가지 꼽으라면
이구동성으로 자신있게 외쳐대는 식품이
바로 제대로 담근 재래식 전통 된장이다.
요즘 여자들은 된장은 커녕
김치도 잘 담글줄 모르면서
하고싶고 잘나고 싶은 일들은
어찌나 그리 많은지 모른다.
그동안 십여년 넘게 써왔던
나무로 만든 메주거는 틀이
번거롭고 불편하고 위험하여
재주많은 재홍이가 이리저리 궁리하여
멋들어진 솜씨를 발휘하여
탈부착이 손쉽게 가능한
튼튼하고 편리하기 그지없는
멋진 메주틀을 만들어내느라
강풍이 몰아치는 혹한의 추위에
꼬박 하루를 고생하였지만
풀향기 아내의 찬사를 아낌없이 받아내었다.
무얼 새로 만드느라 고생할 필요없이
선조들의 지혜를 제대로 잘 배우고 따르기만해도
가장 건강한 최고의 삶을 지켜낼수 있을것이다.
겨우내 콩 고르는일도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콩만큼 유용한 식품이 어디있을까 ?
소박한 시골살이의 즐거움 속에서
아궁이 부엌의 탁월한 효능만큼
위대한 가치는 없을 것이다.
온종일 충분히 물에 불린 콩을
무려 일곱시간 남짓 뭉근하게 불을 때어
노오란 콩이 완전 갈색빛이 나도록
노그라지게 잘 삶아서
방아로 잘 찧어야 하는데
콩 골라주는 남편도 있어야 하고
콩 찧어주는 큰아들도 있어야 하고
메주틀 만들어주고 불때주는 작은아들도 있어야하고
도란도란 가르쳐주고 싶은 며느리도 있어야 하는데
사랑이 넘치는 하느님은
반드시 무언가 한가지는
채워주지 않으시는데
그래서 모든 사랑은 언제나 아쉽기만 하다.
대충 만들어도 되지만
저울로 정확히 달아서 하면
여러모로 편리하다.
역시 꼼꼼한 재홍이의 솜씨로 만든 메주틀에
꾹꾹 눌러담아
꾹꾹 눌러 모양을 잡아주면
이렇게 이쁜 메주가 만들어진다.
이쁜 정성을 들이면
당연히 이뻐질 터인데
누가 메주를 못생겼다 했는지 모르겠다.
연 3 일 동안 80 kg 메주콩 한가마니 분량의 메주를 쑤는데
근 일곱시간동안 불앞에 꼼짝없이 앉아있어야되기 때문에
첫날 풀천지가 불땔땐 마늘을 신나게 까주었고
재홍이가 불땔땐 오래 쓰다보니 선이 끊어져버린
그라인더랑 연장들을 가져와 말끔히 고치고 있다.
따끈한 방에서 하룻밤정도 꾸덕하게 말린후
걸어두게 되는데
햇볕좋은 날이면 밖으로 내다거는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최고의 메주를 만들어낼수 있게 된다.
요즘 친환경 바람의 물결을 타고
친환경 유기농제품 아닌게 없는데
가장 건강하고 깨끗한 풀천지의 모든 식품들은
악착같이 자랑하고 떠들어대지 않아도
최고의 식품임을 스스로 자부해본다.
며칠동안 엄청난 한파가 몰려왔지만
따끈한 온돌방에서
메주쑤는 행복의 즐거움에 푹 빠져보았다.
조금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가족이 함께 때를 맞추어
사계절 내내 다양하기 그지없는
농사일의 즐거움을 잘 나누어가면
이보다 더 재미난 일은 그리 많지 않을것이다.
농사일이 힘들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농사일이 힘들지 않아야한다.
무엇이든 적당히 나누어서 하면
전혀 힘들 필요가 없는 법이니
소중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지 말고
이처럼 재미난 농사를 함께 지어보자.
인간극장에 나오는 모든 인연들을 살펴보면
함께 농사지으며 평생을 해로하는
소박한 노년의 사랑이
그렇게 보기좋을수가 없다.
이렇게 훈훈한 세상살이가
잘난넘들이 모여사는 도시의 정치판 속으로만 들어가면
왜 그리 힘들어만 지는지
돈벌이가 아무리 좋아도
건강한 행복이 무너지는데
무슨 소용있단 말인가 ?
돈벌이도 적당히 하면
참으로 좋을수도 있을 것이다.
적당히 돈벌고
적당히 만족하고
적당히 나누고
적당히 행복하기로 하자.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언제나 따뜻한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메주철학 공감이 가는 말씀입니다 근데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듬니다 지는 각시가 황토방에 굼불때고 콩삶아
메주쑤는데 제대로 거들어주지못해 미안하고 염치가 없네요 요즘 출하를 앞둔 흑곶감에 신경쓰다보니 그랫나 봅니다
언제 들여다 보아도 변함없이 열심히 살아 세상에 봉사하는 훌륭한 삶을 살아내는 풀천지가족이 부럽습니다
때가되면 언~제 그랬냐 하시며..... 재롱떠는 손주들 보시고 함박웃음속 풀천지 기대해 봅니다
올해도 저무는가 싶습니다 풀천지와 인연을 맺은지가 12 년이 지나 지도 농사꾼이 되어꾸먼요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
요즘은 인간극장 프로에
노부부들의 마음 따뜻한 시골살이 이야기들이
보는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더군요.
이렇게 풀천지에게까지 따스한 마음을 써주시는
님의 정겨운 마음은 말씀은 이렇게 하셨어도
얼마나 각별하셨을지 충분히 짐작 됩니다.
풀천지 가족들도 곶감을 무척 좋아해서
올해는 운좋게도 곶감을 조금 만들어 보았는데
풍미가 남다를것 같은 님의 흑곶감도 군침이 도는군요 ~
한해 농사 풍성한 결실 맺으시길 소망하며
늘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 즐거이 이어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