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교실과 싱그러운 농장
염동원
잊을 수 없는 일들은 누구나 여러 개 갖고 있을 것이다. 내가 청주에 잠시 머물렀을 때, 충북 대 수필 교실을 다니며 좋은 스승님과 지인을 사귀게 된 것도 감사할 일이며 마음으로 쓴 수필 작품을 교수님의 지도하에 책으로 펼쳐내게 된 것은 감동, 그 자체였다.
나는 처음 수업에 참석한 날, 아는 지인도 없고 청주 지역도 잘 모르는 외톨이 감정에 입을 꼭 담을 수밖에 없었다. 교수님은 후에 꼭 땡 벌 같이 누구를 톡 쏠 것 같이 보였다고 나의 평을 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교수님의 열정에 나도 노력하게 되고 소박한 심성을 가지고 있는 여러 지인들을 만나 어울리다 보니 하루하루가 즐거웠었다.
교수님의 권고로 몇몇 지인들이 공저를 내기로 결성하고 2009년 겨울에 본격적으로 작품 편집에 들어갔다. 교수님을 포함한 일곱 명이 아침에 모여 저녁까지 작품 만들기를 거의 20일을 몰두하여 “그 뜰엔 멈추지 않는 사랑이 있네”라는 공저를 펼쳐냈다. 교수님의 열정과 지도력으로 이루어낸 제자들의 뜻 깊은 결실이었다. 책은 2010년도 화창한 5월에 출간을 했다. 감격스런 일이었다. 무심히 묻어있던 사실들을 문자화 시켜 책으로 만들었다는 일은 나의 의식을 고급스런 경지로 올려놓았다는데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그해 푸른솔 문학 등단을 하여 수필 작가의 길을 교수님이 열어주었다. 감사한 일이었다.
율리에 있는 교수님의 빈 땅을 오픈시켜 푸른솔 문학 회원들의 농장을 만들기로 하여 나도 참여 했다. 농장 이름을 “뻐꾹새 우는 농장”이라 명명하여 쉴 수 있는 공간도 만들고 물도 콸콸 쏟아지도록 샘물을 만들고 모터도 설치하느라 교수님과 이종준님이 힘든 작업을 다 하셨다. 아마도 몇일 동안 두 분은 몸살을 심하게 앓으셨던 것 같았다.
나는 부끄러운 일이지만 도회생활을 하다 보니 작물 심을 기회가 없어서 농사를 모르고 살았다. 열심히 작물을 키우리라 생각하니 상기가 되었다. 고추, 토마토, 가지 모종을 약간씩 사서 농장에 심었다. 상추씨앗도 훌훌 뿌려 놓았다. 물도 주고 지지대도 하나씩 세워주며 나의 밭을 가꾸는 재미가 있었다. 그러나 농작물을 가꾸는 일이 쉬울 것 같았지만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상식이 있어야하고 참고 기다려 주는 사랑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가지 몇 개와 방울토마토 몇 알은 맛을 보았지만 가까운 사람들에게 선물하리라는 꿈은 접어야했다. 상추도 새싹이 예쁘게 돋아날 때 고란이가 밤에 와서 풀 뜯듯 먹어버렸다. 귀여운 그 녀석을 만나보고 싶어도 밤에만 나타나므로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교수님과 회원들이 심은 고구마, 들깨, 서리태 콩 농사는 풍작을 이루어 좋은 결실을 맺고 고루고루 회원들에게 나누어 주셔서 값진 선물을 받았었다. 농장 일은 두고두고 나에겐 좋은 추억이 되었다.
푸른 솔 문학회에서 등단하므로 푸른 솔 작가회가 결성되어 회장에 최경자님을 추대해서 작가 회 활동을 시작 하였고, 회장 장란순님이 추대 됐을 때 작품집 “반딧 불”을 2012년 10월에 출간했다. 그 이후로 푸른 솔 문학회에서 훌륭한 작가님들을 등단시켜 명성 있는 작가 회 문인지로 알려지게 되었다. 모두 교수님의 성실한 열정이라 생각한다.
충북 대 개신 문화원에서 제2회 송강 문학 제 작품낭송 회에서는 푸른 솔 여자회원들이 모두 고운 한복을 입고 출연하여 성대하고 아름답게 끝을 맺었었다. 고전 무용단의 찬조 출현도 인상에 남는 일이다.
나는 일 년 동안 충북대학 평생교육원 수필문학반에서 열심히 공부한 관계로 여러 회원들과 졸업식에 참석하여 수료증을 받았다. 그후로 내가 서울로 이사하기 전 까지 수필 반에 등록하여 꾸준히 강의를 들은 결과 많은 요령을 터득 하게 되었고, 전공으로 국문과를 나온 덕에 문학에 대한 애착을 수필로 표현하게 되어 기뻣다. 그러나 창작의 길은 가도 끝이 보이지 않고 갈수록 지식의 궁핍과 자신의 나태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앞으로 세월은 빠르게 지나지만 정신이 흐려지지 않는 한 수필의 길을 개척 할 것이다.
끝으로 푸른 솔 문학의 무궁한 발전과 교수님에게 파이팅을 외쳐 본다.
이화여자대학 국문과 졸업
충북대 평생 교육원 수료
푸른솔 문학 등단
공저 "그 뜰엔 멈추지 않는 사랑이 있네"
"반딧불" "강을 건너온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