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님들, 오늘 우리는 방생 법회를 맞이하였습니다. 봄바람이 부드럽게 불어오는 이때, 산과 바다의 모든 생명이 숨을 고르듯 우리의 마음도 잠시 멈추어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흔히 방생이라 하면 물고기나 새를 놓아 주는 일을 먼저 떠 올립니다.
그러나 불교에서 말하는 참된 방생은 단순히 생명을 놓아주는 데에 그치지 않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루신 뒤
“생은 다하고, 할 일은 마쳤다”라고 하신 그 순간,
그것은 곧 자기 자신을 생사의 속박에서 놓아준 최초의 방생이었습니다.
# 불자님들, 오늘 우리는 두 가지 방생을 함께 실천하고자 합니다. 하나는 먹이 방생입니다.
배고픈 생명에게 먹이를 나누어 주는 것은 단순한 자선이 아니라 고통 속에 있는 생명을 살려내는 자비의 실천입니다.
배고픔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를 보며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살린다는 것은 단지 생명을 유지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가 편안하게 살아 가도록 돕는 일임을 말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사람 방생입니다.
혹시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마음속에 놓아주지 못한 사람이 있지는 않습니까?
미워하는 사람, 원망하는 사람, 혹은 나를 괴롭혔던 기억 속의 누군가를 붙잡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 사람을 붙잡고 있는 것은 사실 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내 마음의 집착 입니다.
# 이제 조용히 눈을 감고 호흡을 따라가며 마음속으로 다짐해 보십시오.
“나는 당신을 놓아줍니다.
나는 나를 자유롭게 합니다.”
그 순간, 놓여나는 것은 상대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입니다.
먹이를 나누어 생명을 살리는 것이 바깥의 방생이라면,
미움과 집착을 내려 놓는 것은 내면의 방생입니다.
오늘 우리가 행하는 먹이 방생은 결국 우리 마음속의 인색함과 두려움을 놓아주는 수행이며,
사람 방생은 우리 자신을 속박에서 풀어주는 가장 깊은 수행입니다.
# 법우님들, 생명을 살리는 손길과 사람을 놓아주는 마음이 하나가 될 때,
우리의 삶은 더욱 따뜻해지고 우리의 존재는 한층 더 자유로워집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생명을 살리고, 사람을 놓아주며, 나 자신까지 자유롭게 하는 참된 방생의 공덕을 함께 이루 시기를 발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정인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