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습진의 이름은 그 원인에 근거를 두어 이름 지어진 접촉피부염, 아토피피부염, 자가감작피부염 등이 있으며 동전모양습진, 지루피부염 등과 같이 습진의 모양이나 발생부위에 따라 이름이 붙여지기도 합니다. 습진은 크게 내인성과 외인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병의 주원인이 주위환경에 있으면 외인성으로 말하며, 개인의 특성에 있으면 내인성으로 말하나 두 가지를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외인성의 대표적인 습진이 접촉피부염이며, 내인성의 대표적인 습진은 아토피피부염입니다. 습진에는 많은 종류가 있으나 여기에서는 가장 흔한 접촉피부염, 아토피피부염, 지루피부염, 동전모양습진, 건조피부염에 대해서만 설명하고자 합니다.
1. 접촉피부염
접촉피부염은 외부물질에 접촉하여 생기는 피부염으로, 크게 자극접촉피부염과 알레르기접촉피부염으로 분류합니다.
1) 자극접촉피부염
자극접촉피부염은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화학물질이나 물리적 자극물질에 일정한 농도와 시간 이상으로 노출되면 일어나는 피부염으로, 모든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심한 자극물질은 짧은 노출에 의해서도 심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나, 대부분의 자극피부염은 하나 또는 여러 자극물질에 반복적으로 장시간 노출되어 발생합니다.
자극물질에 노출될 경우 피부염 외에도 화상이나 여드름양발진, 저색소 또는 과색소 침착과 육아종 반응도 보일 수 있습니다. 자극접촉피부염은 알레르기접촉피부염에 비해 더 흔하게 발생하나, 비교적 증상이 경미하고 일과성이며 환자가 원인을 알아 쉽게 회피할 수 있어 병원에 내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극접촉피부염은 자극물질에 노출되는 일반인도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직업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직업피부질환의 80%를 차지합니다.
자극접촉피부염이 잘 생길 수 있는 직업으로는 주부, 미용사, 의료종사자, 수의사, 청소근로자, 농업관련종사자, 원예나 수림산업종사자, 조리사, 금속가공업, 기계나 자동차 수리업, 건설근로자 등이 있습니다. 일반인에게는 세정제, 비누, 채소 등이 흔한 원인 물질이며 직업에 따라 공업용 용제, 불산, 시멘트, 크롬산, 페놀, 아세톤, 알코올 등이 원인 물질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나무나 원예작물, 섬유유리, 인조섬유 등도 자극접촉피부염을 일으킵니다. 자극물질이 접촉피부염을 일으키는 데는 접촉방법이나 환경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영향을 받습니다.
아토피 관련 질환이 있는 사람에서 자극접촉피부염이 잘 발생하며, 피부각질층의 장벽기능이 떨어진 경우에도 자극물질이 잘 침투되어 피부염이 잘 발생합니다. 온도가 낮은 경우, 건조한 경우, 고온 다습한 경우, 자극물질이 밀폐된 상태로 노출된 경우, 피부손상을 받은 후 노출된 경우 등에도 자극접촉피부염이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이고 흔한 자극접촉피부염은 주부습진입니다. 주부들이 세제, 비누, 음식물 등에 반복적으로 장시간 노출될 경우 손에 주부습진이 잘 발생합니다. 또한, 기저귀발진도 자극 접촉피부염의 한 형태입니다.
2) 알레르기접촉피부염
자극접촉피부염이 자극물질에 노출된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피부염인데 반해,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은 특정 접촉항원에 감작되어 있는 사람이 그 접촉알레르기항원(알레르기 반응을 유발시키는 물질)에 다시 접촉하였을 경우 생기는 피부염입니다.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이 발생하기 위한 조건으로 접촉 항원과 감작과정 그리고 유발과정이 필요합니다.
(1) 접촉 항원
분자량이 400 이하인 친지질성의 화학물질인 경우가 많으며, 4,000가지 이상의 접촉 항원이 존재합니다.
(2) 감작
접촉항원이 피부를 통해 흡수된 후 피부에 존재하는 항원제시세포에 의해 주변 림프절로 이동되어 T 세포에 이 항원을 기억시키는 과정을 말합니다.
(3) 유발
특정 항원에 감작되어 있는 사람이 다시 그 항원에 접촉하면 그 항원을 기억하는 T 세포가 활성화되어 피부염이 발생하는데, 이 과정을 유발과정이라 하며 임상적으로 홍반, 부종과 진물이 나타나는 병변을 보입니다.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을 잘 일으키는 물질로는 니켈, 크롬, 코발트 등의 금속종류가 있으며, 주로 여자들의 귀금속과 장신구에 포함되어 있으며 시계, 안경 등에도 포함되어 있어 접촉 시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청바지의 금속단추에 의하여 배꼽 주변에 반복적으로 습진이 발생하거나, 휴대전화기에 포함된 금속에 의한 피부염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한, 화장품에 포함된 성분에 의한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이 많아 화장품을 사용하는 사람에서 얼굴이나 목 부위에 피부염이 발생하였을 경우, 환자가 사용한 화장품과 화장품의 성분을 가지고 첩포검사를 시행하여 원인 항원을 찾아야 합니다. 화장품의 성분 중 흔한 접촉항원은 향료와 방부제 종류들이 있으며, 머리염색약에 의한 알레르기접촉피부염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외에 도 고무제품이나 접착제 성분에 의한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풀밭이나 숲에 다녀온 후 피부염이 발생하였을 경우 식물에 의한 접촉피부염을 의심할 수 있으며 대표적인 식물로는 옻나무, 은행나무와 국화과 식물 등이 있습니다.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을 진단하기 위하여는 환자의 병력이 가장 중요하여 피부염이 발생한 부위와 접촉한 물질과의 상관관계, 의심되는 물질이 접촉한 시기와 피부염이 발생한 시기와의 전후 관계, 환자의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의 과거 병력과 주변에 비슷한 병변을 가진 사람의 유무 등을 고려하여 아토피피부염 또는 지루피부염 등과 감별합니다. 접촉피부염이 의심될 경우 원인물질을 찾아내기 위하여 의심 물질을 가지고 첩포시험을 시행해야 합니다. 첩포검사는 의심되는 물질을 주로 환자의 등에 붙인 후 48시간과 96시간 후 그 물질에 반응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검사로 물질을 붙인 자리에 습진성 병변이 나타나면 그 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2. 아토피피부염
아토피피부염은 영유아기에 시작되는 대표적인 습진으로, 많은 환자에서 아토피 질환의 가족력이 있으며, 나이에 따라 특정한 부위에 습진이 만성적으로 발생합니다. 최근 아토피피부염의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로, 아토피피부염의 발생률이 높은 북유럽의 경우 20% 이상의 유병률이 보고되었으며, 2008년 서울의 소아를 대상으로 한 설문지 조사에서 19.1%의 유병률을 보였습니다.
아토피피부염의 원인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리라 추측되고 있습니다. 우선 환자의 70~80%에서 가족력이 있다는 사실로 보아 유전적인 요소가 중요하고, 많은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음식물이나 흡입항원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환경적인 요인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아토피의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서 음식물이나 흡입항원에 노출되었을 경우 이 물질에 대해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일으켜 아토피피부염이 발생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아토피피부염 환자 피부의 장벽기능의 이상이 있어 여러 유해물질이 피부를 통해 흡수가 증가하며, 이로 인해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나이가 들면서 알레르기천식, 알레르기비염이나 알레르기결막염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아토피피부염의 증상은 심한 가려움증과 이로 인한 찰상이 있습니다. 또한 태선화(코끼리 피부처럼 피부가 거칠고 두꺼워지는 현상) 병변이 특정 부위에 만성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발생 시기에 따라 유아기, 소아기, 성인기로 나눌 수 있는데, 유아기에는 주로 있어 급성습진의 형태로 나타나며, 소아기에는 팔, 다리의 접히는 부위에 급성 또는 만성습진의 형태로 나타나고, 성인기에는 팔, 다리의 접히는 부위와 함께 얼굴과 목, 두피 등에 병변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아토피피부염의 치료 원칙은 일반적인 습진 치료와 함께 유발 혹은 악화 요인을 찾아내어 최대한 회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피부장벽기능의 장애를 보충하기 위하여 적절한 피부보습을 잘 유지하여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병변 부위의 국소 스테로이드제 도포와 항히스타민제 복용이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최근에는 스테로이드제의 장기 사용에 대한 부작용을 줄이고 피부염의 악화를 예방할 목적으로 지속적이거나 간헐적인 국소 면역조절제의 도포도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전신적인 면역억제제나 자외선 치료 등의 전문적인 치료가 요구됩니다.
3. 지루피부염
지루피부염은 피지샘이 풍부한 부위에 재발성으로 발생하는 피부염을 말합니다. 지루피부염은 피지샘이 발달하는 생후 3개월 이내와 40~70세 사이의 연령대에서 발생 빈도가 높습니다.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피지, 피티로스포룸균(Pityrosporum ovale)이라는 진균,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물리적 인자, 표피증식의 이상과 약제나 영양장애 등이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루피부염의 증상은 가려움은 있으나 일반적으로 아토피피부염이나 접촉피부염에 비해 심하지 않으며, 습진이 코 주위, 이마, 머리, 눈썹, 귀 등 피지샘이 풍부한 부위에 국한되고, 기름지고 노란색 각질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병변이 진행되면 얼굴 전체에 나타날 수 있으며, 앞가슴과 서혜부와 엉덩이 사이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치료는 일반적인 습진치료와 함께 최근에는 아토피피부염치료에 사용되는 면역조절제가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국소 혹은 전신 항진균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4. 동전모양습진
동전모양습진은 비교적 윤곽이 잘 지어진 동전 모양의 습진으로, 구진과 함께 작은 물집이 병변부에 산재한 것이 특징입니다. 손등, 발등, 팔다리의 폄(extensor)쪽에 작은 수포와 구진으로 시작하여 이들이 합쳐지면서 특징적인 동전모양의 병변으로 변하게 됩니다. 간혹 아토피피부염이나 건조피부염과도 동반되기도 합니다.
주로 급성습진형태를 띠며, 심한 가려움을 호소합니다. 치료는 급성습진에 준해 치료하며,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제 도포와 가려움을 감소시키는 항히스타민제의 경구투여가 필요하며, 증상이 심하고 병변이 광범위할 때 전신 스테로이드제도 사용합니다. 재발이 흔하며 피부자극이나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5. 건조습진
건조습진은 피부 표면의 지질 감소와 연관된 습진으로 홍반, 건조증, 피부표면의 균열과 미세한 각질이 특징이며, 건조하고 찬 공기에 노출 시 발생합니다. 피부가 건조한 노인들에서 잘 발생하며 목욕을 자주하거나 때를 심하게 미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나 목욕 후 보습제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 피부가 건조해져서 건조피부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증상은 팔다리, 특히 정강이 부위에서 미세한 각질로 시작되며 가려움증이 동반되고, 병이 더 진행되면 피부표면에 균열이 발생합니다. 더 진행되면 동전모양습진과 유사한 병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치료는 주거환경의 가습과 잘못된 목욕 습관을 바꾸어야 하며, 목욕 후 즉시 보습제를 바르고,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한 스테로이드 도포와 항히스타민제의 사용이 필요합니다.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바람소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