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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나
그런 날이 있었다. 나는 이상의 시를 읊고 너는 톨스토이를 읽었던. 햇빛은 네 정수리에 노랗게 고여 자꾸만 뭉근한 마음을 피어 오르게 하던 종이 내음. 너와 나의 흔적이 가득한 학교 도서관 안에서는 말 없이 수많은 사랑의 언어가 오갔으리라. 너는 눈 안에 뜬 별로, 나는 눈가에 맺힌 애정으로 서로를 보았고 느꼈다. 아무런 사랑 고백 없이 이루어 진 일이었다. 아지트 안에서 먼지들이 서로의 입자와 한데 뭉칠 때에 너와 내 손 역시도 겹쳐졌었던, 그런 날이 있었다.
[사랑이라 함은, 딸기맛 대신 계피맛 사탕을 입에 넣는 것이리.]
발표는 순조로웠다. 햇살은 따사로웠고, 짝은 눈을 감았다. 내 목소리를 듣는 것은 오직 칠판과 분필 뿐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만큼, 교실 안 학우들은 졸리워하고 있었다. 당시 문학을 가르치던 훤칠한 총각 선생님 마저도 고개를 주억일 정도로 5교시 교실은 적막과 따사로움으로 침식되어 있었다. 그럼에 내 발표는 귀 주위에서 살짝 맴돌다 바람에 민들레 씨와 함께 실려 갔으리라. 그러나 가령 한 명쯤은 귀 기울여 듣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교실을 빙 둘러보았다. 그래, 너와 눈이 맞았다. 삽시간에 홍조가 띈 얼굴을 가리느라 애를 먹었다. 고개를 숙이자 시야 안에 들어오는 나의 삐툴은 글씨가 모나 보였다.
당시 나의 학우들은 서울 아이라는 명칭을 달고 전학을 왔다면, 새하얗고 무언가 지적인 어떤 것이 있다는 편협적 사고를 띄기 일수였다. 하필 그 기대에 부응하는 네가 전학을 옴으로서 서울 아이들은 모두 뽀얗고 영특하다라는 혁신이 아이들에게서 몽글 끓어올랐다. 그것의 시초는 금희였다. 금희는 처음으로 네게 말을 걸었다가 울음을 터트린 새카만 여자아이였다. [도시에는 자동차도 있니?] [자동차가 있느냐고? 너는 참 당연한 것을 묻는구나.] 딱히 악의없는 대답이었으나 금희는 그제야 자신의 진부를 깨달은 듯 목청높여 울어댔다. 나는 그녀가 꼭 책에 나오는 청개구리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빽빽 우는 것이 여간 독살스러운 것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는 나름의 선전포고를 하고 싶었는지 비장한 말투로 짓껄였다. [너 그러는 거 아니야!] 나름 악센트를 바꾼 서툰 서울말에 웃음이 이빨 사이를 비집고 나왔다. 그러나 우스운 그 언어로 너는 전학을 오자마자 일순간 모두의 적이 되었다. 아이러니 한 일이었다.
나는 꽤 인정받는 작가였다. 많은 수도 아닌 60명 사이에서였으나 나는 그것에 방대한 자존감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시라도 읊는 날에는 도서관에 가는 나를 붙잡아 도시락을 함께 먹는 아이들이 늘어났고 어쩜 그런 글을 쓰느냐, 하는 나쁘지 않은 아첨까지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 글은 하필 너의 앞에서만 그토록 초라해지더라. 그렇다고 그 적에 내가 너를 좋아했었느냐고? 알 수 없다. 단지 네게 잘 보이고 싶었던 마음은 존재하였다. 익숙치 않던 언어를 쓰고, 익숙치 않은 피부색을 가졌고, 익숙치 않은 것들로 꽉 차있는 너는 나 뿐만이 아닌 여러 여학우들의 애정을 샀을 수도 있겠다. 왜 처음 보는 것은 더욱 관심이 가지 않는가. 처음에는 딱 그정도였다. 처음 느낀 이상한 감정에 나는 네가 인정할 수 있는 글을 쓰려 밤을 새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마음에 차지 않았다. 흔치 않은 일이었다.
너는 보기 드문 아이였다. 아이들에게 무언의 격리를 받음에도 꿋꿋이 혼자 도시락을 먹었고 모든 수업에 귀를 기울였다. 흡사 한 마리의 고양이처럼 아주 조용하고 우아했던 터라 처음 본 사람에게는 일말의 거북살스러움을 주는 아이였다. 나의 표현이 부족함을 먼저 알리는 바이다. 너는 고양이보다 한층 더 우아한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을 어찌 형언하겠는가. 네가 진흙 속 진주처럼 빛났던 사실 하나만은 장담한다. 너는 아주 차별화를 띄는 아이였다. 나는 섣불리 나와 네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상념을 구름 위에 띄웠다.
고백하자면, 나는 사실 도시락을 잘 먹지 않았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기 몇 분 전이면 학교 도서관에 빼곡 차있는 책 중, 어느 것을 읽어야 할 지 고뇌하기 시작했다. 종이 제 시간에 울린다면 게 눈 감추듯 빠르게 도서관으로 사라지곤 하였다. 그 곳은 흡사 아지트같은 곳이었다. 짙은 종이 향과 먼지 향 사이에서 펼쳐지는 서양의 드레스들, 혹은 고상한 한복. 나는 누구도 침범할 수 없게 나의 세상을 쌓았다. 그 안에서는 꽃이 피고 계곡도 흘렀다. 저 아래서는 셰익스피어가 백석에게 말을 걸었고 윤동주와 황순원이 서로의 신념을 가지고 싸우기도 하였다. 꼭 도서관 안에만 들어가면 그 안을 군림하는 여왕이 되었다. 분명 그때까지도 혼자 있는 것을 사랑하였다. 네가 예고 없이 덜컥 도서관 문을 열어제끼기 전까지는.
아마도 그 날은 강신재의 단편집을 읽고 있었을 것이다. '그에게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 라는 구절을 뚫어져라 쳐다보자 네 얼굴이 둥실 떠올랐다. 너에게도 비누 냄새가 났던가, 혹은 우유 냄새가 났던가 하는 상념에 푹 빠져 있을 때 즈음 별안간 도서관 문이 열렸다. 나는 너의 발등만을 보고 으레 너라는 것을 알았다. 내 시야가 확립되었을 때에 너는 나를 보고 있었다. 그 순간에 느꼈다. 너에게는 비누 냄새가 나는구나. 너는 책 한권을 골라 나와 살짝 떨어진 곳에 앉았다. 슬쩍 네가 고른 책 표지를 보았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내가 읽던 단편의 제목은 우습게도 [젊은 느티나무] 였다. 흔하디 흔한 책 제목의 클리셰에도 나는 가슴 떨려 하였다. 순간 너를 멍하니 쳐다보자 네가 나를 보았다. 홍조가 올라오는 듯 한 기분에 빠르게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필이면 그때 보인 문장이 '편지를 거기 둔 건 나 읽으라는 친절인가?' 라는 구절이였다. 작가는 고의 없이 쓴 문장일 터지만 나는 내 마음을 다 들킨 듯 더욱 붉어졌다. 언뜻 봤던 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것 같기도 하였다.
어머니는 딸의 설렘을 나 자신보다 먼저 인지하였다. 이부자리에서 어머니는 내게 슬쩍 요즘 좋은 일이 있느냐고 물어왔다. 대답을 하지 못한 것은 부끄러움에서였을지, 아님 다른 일말의 감정선들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어머니의 물음에 억지 코골이로 대답하였다. 등 뒤로 푸근한 웃음이 느껴졌다. 문득 네 비누 향이 스치는 것 같은 기분이 솟구쳤다.
너는 항상 내 옆에서 살짝 떨어진 곳에 앉아 서양 고전들을 읽곤 하였다. 나는 오지랖 넓게 너에게 파우스트를 추천하려 했으나 이미 너의 손에는 그것이 들려 있었다. 설렘을 저버리는 일만큼 속상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나는 집에 오는 길목에서 오빠가 했던 것 마냥 하늘에 대고 가운데 손가락을 펴 보였다. 그리고 외쳤다. 하느님 나쁜 새끼! 그러곤 혼자 죄책감이 들어 그 날 내내 하늘을 보지 못하였다. 나는 그 적에 신이라면 하느님 뿐이었고 그는 아주 전지전능하여 내 하루를 결정한다고 생각했다. 어리고 치기 가득한 사고였다. 나는 신을 무시하고 너에게 말을 걸기로 하였는데, 뽀얀 네 얼굴을 보기만 하면 코끝이 저려서 말을 건넬수가 없었다. 그런 내가 안쓰러워 보였는지 너는 아주 예상하지 못했던 타이밍에 내게 말을 건네더라. [저번 문학시간에 읊은 글 좋더라.] 나는 눈이 커져서 대답을 궁리했다. 궁리 끝에 나온 것은 아주 보편적인 대답이었다. [들었니? 고마워.] 어느새 나도 모르게 금희처럼 서울 말을 흉내내고 있었다. 네 입꼬리는 저번보다 더 높이 올라간 것도 같았다.
점점 너와 나는 서로 익숙해졌다. 말은 많이 나누지 않았으나 편안했다. 너와 눈을 마주쳐도 더 이상 홍조는 나를 괴롭히지 못하였다. 그러나 엇박으로 빠르게 뛰는 심장이 불그스름했다. 어물쩍 넘겨짚어 애정이라 칭했지만 어느새 너는 더 깊은 사랑으로 내 심장을 찾았다. 아랫목에서 오빠와 이야기를 할 때에도, 우는 동생을 들쳐업을 때에도 네 생각이 나의 주위를 메웠다. 나의 뻑뻑한 회색 빛 삶에 네가 색을 칠한 듯 했다.
내가 그 날에 이상의 시를 읊은 것은 충동적인 마음에서였다. 항상 네 손에 들린 서양 서적에 대한 쿠데타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나는 번역된 책들을 딱히 좋아하지 않았다. 작가가 자전적으로 가진 문체나 특유의 유머가 번역됨으로서 변질되는 것은 끔찍한 일이었다. 만약 내가 작가가 된다면 내가 직접 번역을 하겠다고 섣부른 다짐도 하였다. 그럼에 한국문학은 내게 천국이였다. 특히 이상이라면 더더욱. 문체가 가장 모던적이고 깔끔했으며 특색까지 있던 그의 글들을 사랑했다. 나는 항상 그것을 너와 교류하고 싶어했다.
내가 그다지 사랑했던 그대여
내 한평생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줄을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너는 갑작스런 내 낭송에 읽고 있던 톨스토이를 내려놓았다. 그러곤 나를 빤히 쳐다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너는 내가 읊었던 마지막 구절을 따라 읊었다.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노크도 없이 열린 방문처럼 아주 별안간 들어온 설렘에 나는 그날 밤 내내 너를 생각하고 시를 써야만 했다. 처음으로 주인 있는 시를 쓴 것이다.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 구태여 사랑이라 말하기는 뭐했지만 너와 내가 함께 있었던 시간 속에서 알 수 있었다. 우리 사이의 기류는 이상하게 묘했다. 비로소 풋사랑이 시작 된 것이다. 그것을 인정하고 나니 잠식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네 입술이 언뜻거려 밤을 설치고 그닥 의미부여가 되지 않는 짧은 대화들에도 엄청난 뜻들을 창조하였다. 오빠는 그런 나의 침식을 알고는 은근한 눈빛을 보내기도 하였다. 그러면 또 얼굴이 붉어지곤 했다.
손을 잡은 것도 네가 내게 들어온 것 처럼 당연했다. 너의 손에는 어느새 이상이 들리고 나는 차츰 외국 서적에도 손을 뻗었다. 여전히 기류는 뭉근했고, 네 눈에는 별이 빛났다. 그리고 우리의 대화는 한층 두터워졌다. [너는 왜 이사를 온거야?] 침묵을 메우려고 뱉은 말에 더한 침묵이 겹쌓였다. 나는 직감으로 내가 말을 섣부르게 했다는 것을 느꼈다. 한참 후에 너는 대답하였다. [이 곳이 우리 어머니 고향인데, 어머니가 죽기 전에 여기서 살고 싶다고 하셔서…….] 너답지 않게 말꼬리를 흐리는 것에 내가 상처를 들쑤신 것이 확실해졌다. 그럼에 나는 대답 대신 내 손을 네 손 위에 얹었다. 너의 손은 따뜻했고, 기류는 뜨뜻해졌다. 연애(戀愛)감정이 순간 일끓었다. 나는 너의 불온전함 마저 정애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두 계절을 함께 안았다. 봄과 여름, 첫사랑을 앓고 아픔을 알게 된 순간에 서로가 깊어졌다. 나는 종종 네 다리에 눕기도 하였고, 너는 그런 내게 시를 읊어 주었다. 끓지도, 차지도 않는 온도 속에서 한겹 한겹 사랑을 쌓은 것이었다. 그러던 우리에게도 풋사랑의 특성이 찾아 온다. 진부한 이별, 나는 오빠를 따라 광주로 고등학교를 진학해야 했다. 나의 부모님은 당연히 그러할거라 믿었고, 오빠 역시도 그것에 관해 매우 기대하고 있었다. 이로서 너와 나의 이별은 구체화 되었고 나는 그 사실을 네게 알리지 못하였다. 연분홍색 마음에 검은 물감을 칠하기가 쉬웠겠는가, 아무리 내가 성숙했다 하여도 열여섯이었다. 그것은 참으로 나를 아프게 만들었다.
떠나기 이틀 전, 그 날 역시도 우리는 도서관에 있었다. 나는 백석의 시를 읽고 있었다. 너는 잠을 자지 못하였는지 책장에 기대 꾸벅 졸고 있었고. 그러다 눈에 들어온 시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였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눈이 푹푹 나린다
나타샤는 사랑을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 것이다
절절한 사랑이 가득한 이 시를 읽다가 나는 그만 왈칵 울어버리고 말았다. 코를 먹는 소리에 잠이 깬 표정이 긴히 바뀌었다. [왜 우는데, 누가 괴롭힌 거야?] 너의 바른 억양에 꼭 내가 백석마냥 사랑하면 아니할 사람을 마음에 품은 것 같아 더한 울음이 터져나왔다. 너는 내 옆에 앉아 등을 두드렸다. 무슨 일인지 묻지도 않고, 그냥 가만히 내 등을 토닥였다. 나는 그제야 고백했다. [나 광주로 이사 가는디……. 니가 계속 생각 날 것 같어.] 너의 표정은 아주 중요한 것을 잃은 사람처럼 삽시간에 굳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내게 등을 보였다. 나는 점심시간이 끝나는 종을 들었음에도 너와 사랑하던 그 자리에서 눈물만을 흘렸다. 같이 살자고, 더러운 세상을 피해 산골로 가자고 물을 걸 그랬다. 너의 뒷모습은 나의 예상보다 훨씬 씁쓸했다.
그 다음 날은 네가 도서관에 오지 않았다. 너는 빠르게 나를 부정할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 한 곳이 허해졌다. 너와 함께 노닐었던 도서관을 눈에 담았다. 적막하고 한적한 그 곳에서 너의 흔적이 묻어나왔다. 처음 네가 내 옆에서 읽었던 책을 기억해보았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하필 그 책은 고독과 슬픔을 담은 책이었다. 너는 처음부터 비극을 감지 한 것이었나, 나는 꼭 여자주인공이 아닌 베르테르가 되어 내 두에 총을 겨누었다. 그러나 피가 흐른 곳은 너의 마음이었다. 그제야 난 내 고백이 치기 가득했다고 느꼈다. 한치의 배려도 없이 사랑을 말하고, 덧붙여 이별을 고하고. 나는 베르테르가 아닌 로테였다.
떠나는 날에는 온 동네가 뒤들썩하였다. 몇 여자아이들은 눈물을 훔쳤고, 별안간 내게 고백해온 남자 아이도 있었다. 본질적으로 묻어나오는 슬픔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나는 그때까지도 너를 볼 수 없을 줄 알았다. 나와 오빠가 길을 나서기 바로 전, 그 순간에 너는 눈물을 길게 달고 나를 잡았다. 그러고는 이틀 전의 나처럼 성급하게 고백하였다. [나도 네가 생각날 것 같다. 다시 만나자] 대답은 긴 눈물로 먹어들어갔다. [한번 안아보자.] 너의 품은 꼭 너와 닮아있었다. 따뜻하고 사랑스러웠다. 덜컹거리는 경운기에 올라 타고 너는 이별을 말했다. 나 역시도 그러했다. 그러나 뒤를 돌아보지는 못하였다. 우는 네 얼굴을 보면 금방이라도 그만 둘 것 같아서. 그렇게 나는 광주에 갔다. 가을바람이 찼던 내 나이 열여섯의 일이었다.
너의 소식은 어느 순간 뚝 끊겼다. 어머니와의 전화통화에서 그의 안부를 묻기도 하였고 종종 편지를 주고받았으나 원래 그래야 했던 것처럼 뚝 끊겼다. 열아홉의 나는 이별을 받아들이기엔 더 수월한 나이였고 어느정도 이해력이 깊어졌음에 너를 보낼 수 있었다. 뭇 여자아이들이 애인이 있냐고 물어오면 입을 다물었다. 내 나름의 존중이었다. 나는 나이를 아주 먹어 남편을 만나 아이를 낳았지만, 종종 네 생각이 덮쳐오는 날에는 여지없이 잠긴다. 박제 된 천재마냥 너는 내 마음속 한 구석에 조용히 자리하다 아주 드물게 요동을 치곤 한다. 만약 내가 그때 뒤를 돌아보았더라면, 지금 내 옆 사람이 바뀌었을까. 아이가 운다. 회고가 길었다.
옛날에 전 아이디로 한번 올린 적 있는 엄마의 첫사랑 이야기 입니당:-> 게녀들 모두 예쁜 밤 되세요
첫댓글 이거 진짜 좋아요ㅠㅠㅠ그때도 봤는데 혹시 복사해서 메모장에 보관해도 될까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요ㅠㅠ 그냥 안지울테니까 계속 보러 와주세요!
@desolation 넵 ㅠㅠ원작자가 싫으면 퓨ㅠㅠ근데 진짜 좋아요! 이 글보고 나는 저 풋풋한 시절에 무엇을 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널끌어당기고 싫은 게 아니라 저번에 글을 표절당한적이 있어서 조금 예민해요ㅠㅠ 고마워요♥♥
와...
소설하나읽은거같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모 모 씨 고마워♥♥
어머니가 작가셔? 글 진짜 잘쓰신다...
문체가 남성적이라 처음에는 남자인줄 알고 읽다가 중간에서야 여자인 걸 깨달았어ㅎㅎ
단숨에 내달려서 읽었다..너무 소중하고 예쁜 첫사랑이야ㅠㅠㅠ
도서관에서 곁에서 함께 책을 읽으며 서로 마음이 통하는 거는 이루어질 수 없는 내 학창시절 로망인데..그런 경험을 하셨다니 부럽다
아무튼 오랜만에 아름다운 글을 읽었어 고마워!!
내 글이야..ㅎㅎ 각색이 조금 있어
아하!ㅋㅋㅋ 게녀 글 잘쓴다ㅠㅠ 근데 정말로 문학작품 읽는 거 같이 섬세함과 아련함이 느껴졌어bb 제목 다시 보니까 더 아련해진다ㅠㅠ 새벽에 감성돋아ㅋㅋ
무시해도 되는 내 바램이지만 후에도 이런 단편소설 형식으로 좋은 글들 써줬으면 좋겠어:)♥
@고자들의 선봉자 나도 그러고 싶은데 필력이 아주아주 딸린다..★ 고마워♥
와.. 이게 뭐야? 게녀 실화야?? 와.. 진짜 나 이거 소설인줄 알았어... 와 진짜 잘쓴다 와... 눈물나..
아니 우리 엄마 첫사랑 얘기 듣고 너무 예쁘길래 글로 한번 써본거야!!ㅎㅎ 고마워
@desolation 헐.. 헐헐헐헐!!!!!! 와 진짜.... 와... ㅠㅠㅠㅠㅠ 아린다 진짜... 그리고 게녀는 정말정말 글을 잘쓴다..
@귤이나까먹어 고마워♥♥
저번에 타카페에 올라온거보고 글보고 내마음도 너무 먹먹해졌었는데ㅜㅜㅜㅜㅜㅜ 이렇게 작가를 만나게 되다니 진짜 기쁘다ㅜㅜㅜㅜ혹시 글전공을 하고있는거야??
아니 고딩이야! 글쪽으로 가고 싶어:-)
@desolation 고등학생이라니....멋져ㅜㅜㅜ나도 글쪽으로 가려다가 포기했었는데 글 표현정말 와닿고 예뻐 특히 저 뭉근한 마음 피어올랐다 이 문장 진짜 그때처음보고 지금까지도 못잊었어 저문장 보자마자 정말 내 마음 속에서도 뭉근한 마음이 피어오르는 느낌이었거든ㅜㅜ.... 앞으로도 좋은 글들 많이 써줬음 좋겠어ㅜㅜㅜ
친구들이 문창하는데 걔네 글 읽어보면서 와 대박잘썼다 하고 놀란적은 많지만 이렇게 글 보면서 같이 이입되고 그런적은 별로없었어ㅜㅡㅜ
이렇게 멋진 글 써줘서 고마워
@대얌이 흐흐 고마워...♥
소름
와대박 ㅜㅜ
우와...학생이야? 고등학생이야?? 이렇게 글쓰는거 배운거야??ㅠㅠㅠ 비법좀 이렇게 잘쓰는 비법 ㅠㅠㅠ
책을 평소에많이읽어?
웅웅 많이 봐! 근데 한국문학밖에 안읽어서 엄청 책 편식해
진짜 오랜만에 아름다운 글 본거같애 영화 한 편 본 기분이다...잘봤어ㅠㅠ
대박이야...와♡♡
와 진짜 머리에서 그림이 그려져...대박이야
와..새벽에진짜 감동받았어ㅠㅠㅠㅜ 고마워요 정말 ㅠㅠ 진짜 책한권본거같다 너무 설렌다..
와 짱이다...진짜 아름답고 설레 글에서 봄에서 초여름같은 느낌이 난다
헐 대박이야..... 진짜 몰입해서 읽었어... 영화 한 편 본 것 같아 가슴 먹먹해진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런 첫사랑이 있다는 건 정말 애틋한 일인 것 같다 ㅠㅠㅠㅠㅠㅠ 글 잘 읽었어 게녀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맨날읽을래 답글달아줄래?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김애란 단편 좋아행
@ㅈㄱㅇㅅㄱㅅ ♥♥♥
대박 진짜 잘 써
헐 좋다....짱짱맨
와쩐다...
와 장난없다.....내가 정말 좋아하는 문체야 진짜.....와.....너무 좋다
사랑이 얼굴 찌부된거 그건 줄..엄마 사랑이가 맞았던 것 같아..
나레기 ㅠㅠ 글 잘봤어 !!!!!♡
예전에읽었던글 같았는데 역시 맞구나 다시봐도 글 잘쓴다... 정말 잘 읽었어 고마워!
와 세상에 검색하다 들어왔는데 대박이다ㅠㅠㅠ문체가 완전 내스타일이야ㅠㅠㅠㅠ
오롸
와 너무예뻐....
와 대박이다...진짜......그냥 빨려들어가 ㅠㅠㅠ
글진짜너무이쁘다
와 몇년이 지나고 읽어도 너무 설레고 몽글해진다
ㅠㅠ 직접 쓴거지? 글 너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