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60년, 그 우정의 세월, Perhaps Love/탈대로 다 타시오
탈대로 다 타시오 타다말진 부대 마소
타고 다시 타서 재 될 법은 하거니와
타다가 남은 동강은 쓸 곳이 없느니다.
반타고 꺼질진대 애제 타지 말으시오
차라리 아니타고 생낙으로 있으시오
탈진대 재 그것조차 마저 탐이 옳으니다.♪
노산(鷺山) 이은상 시에 홍난파가 곡을 붙여, 일제 강점기인 1933년에 발표된 우리가곡 ‘사랑’ 그 노랫말 1절 2절 전문이다.
노산이 어떤 친구와 함께 무릎을 맞대고 앉아 장시간 시를 논하던 중, 화두가 ‘세월의 덧없음’에 이르고, 이어서 ‘청춘과 사랑’을 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친구는 말하기를 ‘사랑은 타는 것’이라고 하고, 노산은 ‘끝까지 다 타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을 탄식하였다고 했다.
그때의 그 화두가 계기가 되어 지은 시가 바로 ‘사랑’이라는 것이었다.
열정의 그 분위기가 좋아서, 나도 그 가곡을 숱하게 듣고 불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 있다.
바로 첫 구절로, 곧 이렀다.
‘탈대로 다 타시오’
그 노래를 또 불렀다.
산등성이도 태극으로 휘돌아가고, 길도 태극으로 휘돌아가고, 물도 태극으로 휘돌아간다 해서 ‘삼태극’이라고 이름 붙여진 그 길을 걸어가면서 불렀다.
열정을 다해서 그 길을 걸어가고 있었기에 그랬다.
그렇게 걸어, 이젠 폐역이 된, 그러나 ‘들풀’이라고 불리는 성악가인 바리톤 최상균이 명예역장으로서 새로운 문화공간인 ‘문경 아라리오’라는 인형오페라하우스를 열정을 다해 가꾸고 있는 불정역을 지나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