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62:5]
마치 청년이 처녀와 결혼함 같이 네 아들들이 너를 취하겠고 신랑이 신부를 기뻐함 같이 네 하나님이 너를 기뻐하시리라...."
마치 청년이 처녀와 결혼함같이 - 한번 버림을 받은 여인과 같은 이스라엘과 재결합하는 이미지가 소개되는 문맥에서 본 비유는 좀 낯설다. 일반적으로 청년이 과부나 한번 결혼했던 여인과 결혼하는 경우는 쉽지 않다. 물론 왕실이 또 다른 왕실과 혼인 관계를 맺을 때에는 그 정략적인 목적 때문에 그 같은 경우가 흔히 생기기는 했다.
여기서 하나님이 한번 버림을 받았던 이스라엘과 재결합하는 사실을 청년과 처녀의 재결합 이미지로 묘사하는 저변에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죄를 완전히 사하셨다는 뜻을 보이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 같다. 네 아들들이 너를 취하겠고- 본문의 해석은 상당히 난해하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견해로 나뉜다.
(1)'아들들'을 하나님께 대한 경외를 나타내는 복수형 칭호로 해석하는 견해. (2)' 네 아들들'에 해당하는 '바나이크'를 '건축자'란 뜻의 '보네크'로 읽어, 예루살렘의 건축자이신 하나님을 가리킨다고 보는 견해. (3) '취하겠고'의 히브리어 '바알'이 '결혼하다'는 뜻 외에 '다스리다', '관할하다는 뜻도 있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본문을 '네 자녀들이 네게 거하겠고'로 해석하는 견해, 세 번째 견해가 가장 무난하리라 본다.
[사 62:6]
예루살렘이여 내가 너의 성벽 위에 파숫군을 세우고 그들로 종일 종야에 잠잠치 않게 하였느니라 너희 여호와로 기억하시게 하는 자들아 너희는 쉬지 말며......"
파숫군을 세우고 - '파숫군'이란 대적의 침입을 살피거나 소식을 가지고 오는 전령을 확인하기 위하여 성벽 망대를 지키던 자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 백성을 가르치고 인도하는 임무를 맡았던 자들을 가리킨다. 잠잠치 않게 하였느리라 - 이것은 시간을 알리기 위해
그리고 자신들이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동방의 파수꾼들이 망대를 순회할 때마다 큰소리를 지르던 관습을 연상케 한다. 여기서는 백성을 가르칠 책임이 있는 자들, 특히 종교 지도자들이 그들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다는 뜻을 나타낸다. 너희 여호와로 기억하시게 하는 자들아 - 문자적인 뜻은 '여호와를 기억하게 만드는 자들'이다.
여기서 '하마즈키림'은 하나님께 대한 찬양 혹은 예배 의식 따위에 적용되는 용어로서 '기억하다'로 번역되는 '자카르'에서 온 단어이다. 따라서 본 용어는 여호와를 기억나게 하기 위하여 예배에 봉사하는 자 혹은 여호와를 잊지 않게 하기 위하여그 백성에게 그의 이름, 곧 그의 전사역을 통해 드러난 하나님 존재 그 자체를 찬양 및 선포하는 자로 해석될 수 있겠다.
여기서는 후자로 해석됨이 마땅하다. 왜냐하면 1절에서 암시되었거니와 본절의 종교 지도자들의 임무란 다름 아닌 메시야를 통한 구원 사역을 계획하고 수행하실 하나님을 찬양하고 선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 62:7]
또 여호와께서 예루살렘을 세워 세상에서 찬송을 받게 하시기까지 그로 쉬지 못하시게 하라..."
예루살렘을 세워 세상에서 찬송을 받게 하시기까지 - 이것은 1차적으로 이스라엘의 남은 자들이 포로로부터 돌아와 이전의 특권을 회복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러나 그 완전한 성취는 주의 재림 때에야 되어진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본 예언은 영적 예루살렘인 신약 교회에도 적용된다.
신약 시대 성도들 중 지도적 위치에 있는 자들은 교회가 우주적인 존경과 기쁨의 대상이 될 재림의 날을 준비하며, 이스라엘의 국교 지도자들이 그랬듯이 끊임없이 인내하며 기도해야 할 것이다.
[사 62:8]
여호와께서 그 오른손, 그 능력의 팔로 맹세하시되 내가 다시는 네 곡식을 네 원수들에게 식물로 주지 아니하겠고 너의 수고하여 얻은 포도주를 이방인으로 마시지 않게 할 것인즉...."
여호와께서...그 능력의 팔로 맹세하시되 - 고대에는 맹세의 방법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는데 하늘을 행해 손을 드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었다.. 하나님은 그 맹세를 드릴 상대가 없는 분이므로 하나님의 맹세의 경우 그 자신에게 드려졌다. 여기서 하나님은 그의 오른손을 들고 맹세하는 분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특히 여기서의 오른손은 그의 백성을 이방의 압제에서 구원하실 권능을 나타낸다. 이제 그의 강력한 오른손으로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후 하나님은 결코 그 백성을 이방에게 다시 넘겨주지 않으실 것이다. 네 곡식을...식물로 주지 아니하겠고 - 여기 곡식은 문자적으로 '옥수수', '곡물'을 뜻한다.
오늘날 옥수수는 동물의 먹이로 많이 사용되지만, 당시 팔레스틴에서의 옥수수란 중요한 식물이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하나님은 단지 옥수수뿐 아니라 이스라엘이 취하던 모든 양식이 앞으로는 결코 이방의 손에 들어가지 않으리라고 약속하고 계신 셈이다. 그러나 이 약속 후에도 이방은 이스라엘을 침략하여 그들의 양식을 탈취한 바 있다.
그렇다면 본 약속은 종말론적 성격을 띤 약속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주의 재림 이후 완전한 하나님의 나라가 이룩될 때 그 백성은 결코 사단의 위험이나 공격으로 인해 탈취당하지 않을 것이다.
[사 62:9]
오직 추수한 자가 그것을 먹고 나 여호와를 찬송할 것이요 거둔자가 그것을 나의 성소 뜰에서 마시리라 하셨느니라...."
추수한 자가 그것을 먹고 -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수고한 것을 즐기게 된다는 말씀인데, 이 같은 결과는 안전의 상태가 조성되었을 때에만 가능하다. 자신의 수고한 것을 먹는다는 것만큼 안정 속에서 누리는 자유와 번영을 강력히 암시하는 표현도 드물다. 나의 성소 뜰에서 마시리라 -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의 규례를 따라 성전에서 먹고 마시곤 하였는데. 그때 그들이 보여 준 가장 큰 특징은 기쁨이었다. 그들로 기쁨을 느끼게 한 것은 그 모든 축복이 하나님으로부터 왔다는 자각이었다. 본 구절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그 모든 축복의 결과가 하나님으로부터 왔음을 인식하고 기쁨으로 낙을 누리게 될 것을 암시한다.
[사 62:10]
성문으로 나아가라 나아가라 백성의 길을 예비하라 대로를 수축하고 수축하라 돌을 제하라 만민을 위하여 기를 들라...."
본절은 본서 저자인 이사야와 파수꾼들로 호칭된 종교 지도자들(7절)의 중에도, 그리고 계속 이어진 하나님의 엄숙한 약속이라는 문맥의 연장선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선지자 이사야와 종교 지도자들이 중보기도한 내용은 1차적으로 다름 아닌 바벨론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의 포로 귀환이었다.
이제 그 귀환이 하나님의 약속대로 성취될 것인데 그 성취를 묘사하고 있는 곳이 바로 본절이다. 기를 들라 - 이것은 한 군대가 행진을 재개할 때를 연상케 한다. 행진 중 어느 곳에 쉬다가 충분한 휴식 후 행진을 재개할 경우 깃발은 높이 쳐들어서 행렬을 재정비하라는 신호를 내곤 한다.
그와 유사하게 오랜 포로 생활로 이곳 저곳에 흩어졌던 이스라엘은 정한 지도자를 앞세우고 전열을 정비하듯 한데 모여 본국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사 62:11]
여호와께서 땅 끝까지 반포하시되 너희는 딸 시온에게 이르라 보라 네 구원이 임하느니라 보라 상급이 그에게 있고 보응이 그 앞에 있느니라 하셨느니라...."
네 구원이 임하느니라 - 여기 '구원'은 1차적으로 바벨론 포로로부터의 귀환을 뜻한다. 그러나 문맥적으로 그리고 보다 먼 조망에서 볼 때는 메시야를 가리킨다. 그래서 대부분의 유력한 역본들은 본 '구원'을 '구세주'로 번역하고 있다.
상급이 그에게 있고 보응이 그 앞에 있느니라 - 여기 '그'란 바로 메시야를 가리키며 '상급이 그에게 있고'란 구원이 그 손안에 있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것은 메시야께서 구속 사역을 완수하실 것을 암시한다.
[사 62:12]
사람들이 너를 일컬어 거룩한 백성이라 여호와의 구속하신 자라 하겠고 또 너를 일컬어 찾은바 된 자요 버리지 아니한 성읍이라 하리라..."
4절에 이어 다시 한번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결코 버리지 않으실 것이 반복 강조되고 있다. 그 같은 결과는 메시야의 구속 사역에 근거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여기 '여호와의 구속 하신 자'란 '대속적 피에 의해 그 죄를 씻음 받고 죽음에서 해방된 자'란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이름만큼 아름다운 이름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