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은 형들을 만났지만, 형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애굽 말로 말하여 통역을 통해서 소통했기에(3절), 형들은 애굽의 총리가 요셉인 줄도 몰랐고, 애굽의 총리가 자기들이 하는 히브리말을 알아들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열 명의 형제들 중 한 명은 볼모로 애굽에 남아 옥에 갇혀 있게 하고, 나머지 형제들은 곡식을 가지고 돌아가서 가족의 굶주림을 해결하고, 막내 아우를 데리고 다시 돌아오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하면 정탐꾼이 아니라는 말을 믿어주겠다고 말합니다.
요셉은 일단 아버지 야곱을 비롯한 가족들이 극심한 기근(飢饉)으로 인해 굶주리고 있는 상황을 알고 있었기에 곡식을 가지고 돌아가게 합니다. 그러나 베냐민을 데리고 오라고 한 것입니다. 아마 요셉은 형들이 다른 형제들을 향해 어떤 태도를 가졌는지를 살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자기를 미워하여 노예로 팔아버린 형들이었기에, 서로 간의 우애와 막내 아우 베냐민에 대한 그들의 태도도 살피고 싶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요셉은 자기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이기에 하나님께서 모든 일을 제대로 밝혀 주실 것이라고 믿기에 이런 제안을 그들에게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18절). 사흘이란 시간을 그들에게 이미 주었기에 요셉의 형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충분히 논의하는 시간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요셉의 제안에 그들은 요셉을 팔아버린 죄책감이 몰려왔습니다. 이러한 일들을 당하는 것은 요셉을 돌보지 않고 팔아버린 매정함 때문이라며 한탄합니다(21절). 그리고 장자인 르우벤은 그때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말하면서, 그 핏값을 지금 치르게 되었다고 탄식합니다. 요셉에게 행한 악행에 대하여 그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형들의 이러한 대화를 요셉은 고스란히 듣고 있었습니다(23절). 이러한 대화를 듣던 요셉은 북받치는 감정에 그 자리를 잠시 떠나 울고 돌아옵니다. 그리고 시므온을 끌어내어 형들 앞에서 결박하여 남게 하고 곡식을 가득 채워주고 떠나게 합니다. 그리고 곡식값으로 가져온 돈도 그 자루에 다시 넣어놓게 합니다.
중간에 여관에서 돈이 여전히 자루 안에 있는 것을 보고 혼비백산(魂飛魄散)합니다. 돈을 곡식값으로 주고 왔는데, 다시 그 돈이 자루에 있으니 자칫 돈도 내지 않고 곡식만 가져갔다고 또다시 사기꾼이란 누명도 쓰게 될 것을 두려워한 것입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이 모든 이야기를 야곱에게 하였는데, 이 말을 들은 야곱은 깊은 탄식을 내뱉습니다. 요셉을 잃었는데, 라헬이 낳은 베냐민을 다시 데려오라고 하면서, 시므온을 볼모로 잡혀두었으니, 아들들에게 불상사가 연이어 생기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야곱과 요셉의 형들은 시므온을 데려오기 위해 베냐민을 데리고 곧바로 애굽으로 가지 못하고 머뭇거리게 됩니다. 곡식을 다 소비하기까지 애굽에 가지 않았다는 것을 볼 때, 최소한 몇 개월에서 1년 가까이 애굽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시므온을 구하긴 해야 하지만, 혹시 여전히 정탐꾼으로 오해받고, 어찌 된 일인지 다시 가져오게 된 곡식 살 돈으로 인하여 사기꾼으로 누명을 쓰게 되어 시므온도 잃고, 베냐민까지 잃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이때 야곱과 야곱의 아들들이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찾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렇지만 요셉의 형들도, 야곱도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일어나는 일이었음을 알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야곱과 야곱의 가족들을 위한 계획은 진행하시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이 고달프고 힘들 때, 더욱 고난이 겹친다고 생각될 때, 계속 일이 잘 안 풀리고 난감한 일이 생길 때, 그때도 하나님께서 일하시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하나님을 바라볼 때 하나님께서는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실 줄로 믿습니다. 그러한 하나님을 온전히 바라보며 오늘도 승리할 수 있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