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놀이" (작:아고타 크리스토프 연출:윤시중 작곡,음악감독:서상권 음향디자인:정혜수 출연:문숙경, 이수현, 서상권, 권제인, 조선주, 임세운, 조병욱, 염용균 제작:극단 하땅세 극장:두산아트센터 Space111 별점:★★★★☆) 언제나 믿고 보는 두산아트센터의 2016년도 마지막 프로그램이자 관심 가는 극단에서 이제 애정하는 극단으로 바꾸어야 할 하땅세의 "FAUST Ⅰ+Ⅱ" 이후 오랜만의 신작이다. 아고타 크리스토프가 쓴 '제1부 비밀 노트, 제2부 타인의 증거, 제3부 50년의 고독' 이라는 연작 3편 중 '비밀 노트' 를 극화 하였다. 일단 무대는 양 끝에 분장대가 놓여 있고 중앙은 비어 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배우들이 나와서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부터 보여 준다. 그리고, 예전에 어느 공연에서 본 기억이 있지만 공연명은 생각이 안나는, 바닥에 공간을 상징하는 테이핑부터 하는데, 아무튼 이 테이프가 극의 재미있는 설정이자 후반부에 놀라운 역할을 한다. 내용은 2차세계대전 당시 대도시의 공습을 피해 시골의 할머니집에 머무르게 되는 쌍둥이의 성장 스토리다. 제목에 '놀이'라고 해서 코믹하고 즐거운 내용일 줄 알았는데 비참한 전쟁 상황과 죽음을 다루는 무거운 얘기이다. 그러나, 음악과 배우들의 움직임으로 그렇게 무겁지 않게 잘 풀어 내었다. 먼저 음악 얘기를 하자면 아코디언, 기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악기인 팬플루트 등으로 라이브 연주를 들려 준다. 장교가 등장할 때마다 나오는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 도 훌륭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스피커를 소품처럼 이동하면서 음향 효과에 공간감을 심어준 아이디어는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다음으로 배우 얘기를 하자면, 제일 먼저 기대가 되었던 애정하는 문숙경 배우님! 전작 "FAUST Ⅰ+Ⅱ" 에 이어서 놀라운 움직임과 연기를 보여 주었다.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배우님이다. 여기에 또 다른 짝인 이수현 배우님과의 앙상블이 진짜 쌍둥이처럼 느껴진다. 다음으로 새롭게 눈에 뛴 조선주 배우님! 언청이, 하녀, 엄마 이렇게 전혀 다른 세개의 캐릭터를 정말 잘 소화하였다. 찾아보니 올 여름에 봤던 "과거의 여인"에 출연한 이력이 있었다. 다른 배우님들도 다양한 역할의 연기들이 극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서사성이 조금은 아쉬운 단편적인 에피소드들의 연결 이었지만 극단 하땅세의 스타일로 잘 만들어 내었다. 놀라운 반전이 있는 원작 소설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든다. 아무튼 움직임이 많은데 배우님들 다치지 않고 막공까지 마무리 잘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