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보리원에서 공부를 하고 집으로 돌아온 후, 예불독송집을 읽고 우리말금강경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너무 읽기가 힘들었습니다.
오후에 보리원에서 공부를 했으니, 금강경은 안 읽어도 되지 않을까?(몇 년 전부터 그냥 혼자 읽어오고 있습니다.)하는 생각이 들어 굉장히 갈등이 되었습니다.
그 순간, 대체 금강경을 읽고 싶은 나는 누구며, 읽기 싫은 나는 누군지 궁금해졌습니다. 나름 주체적인 삶을 산다고 생각했는데, '나'가 낯설어졌습니다. 그리고는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고, 초발심자인 제게 '나'를 찾는다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인 것 같아 생각을 멈췄습니다.
그리고는 저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드라마는 왜 보고 싶으며, 금강경은 왜 읽고 싶은지...
저는 금강경 읽기와 좋아하는 드라마 보는 것 사이에서 굉장히 갈등했습니다. 일요일에 절에도 다녀오고 했으니 조금 쉬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그래도 금강경을 읽고 싶다는 마음이 두 가지였습니다.(정말 다른 분들께서 보면 말도 안 되는 갈등일 수도 있지만, 당시에 저는 진심이었습니다.)
순간, 제가 처음 보리원 기도를 시작하게 된 동기를 다시 떠올려보았습니다.
이 기도를 통해서 내가 얻고자 한 것이 무엇이었을까?를 되새겼을 때, 끝이 어딜 지 모르는 무언가를 향해 질주하는 나의 삶을 잠시 멈추고 싶은 마음이었다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멈추고 싶어도 끊임없이 돌아가는 내 생각을 쉬고 싶었는데, 드라마를 보는 것이 나를 쉬게 해주는 것일지, 금강경을 읽고 보리원기도를 하는 것이 나를 쉬게 하는 것인지를 다시 고민했습니다.
드라마를 보는 것보다는 금강경과 보리원기도를 하는 것이 나를 쉬게 해준다는 것을 떠올렸습니다.
금강경을 읽고 기도를 할 때에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데, 물론 기도를 할 때에도 무수히 많은 잡념들이 제 머릿속을 들끓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도를 하면서는 최소한 내 머릿속에 잡념이 많다는 것이 인정이 되어 경전이나 예불독송집 말씀을 통해서 생각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조금씩 해나갔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읽기 힘들었던 금강경독송과 보리원기도를 마치고 나니, 언제 하기 싫었냐는 듯 마음이 차분해지고 안정이 되어 하루를 잘 마무리 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 직장에서도 바쁘게 업무를 처리하면서 허둥거렸었는데, 어제, 오늘의 기도 공덕이 조금 쌓였는지 마음은 지난 주보다 차분해졌습니다. 마음이 차분해지다보니, 업무를 처리하는 것도 지난 주보다 효율적이었고 실수나 자책이 조금 덜어져서 오늘 하루가 편안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어제 드라마 보기가 아닌 기도를 선택한 나 자신을 칭찬했습니다.
쓰다 보니 또 두서 없는 후기가 되었는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루하루 기도를 잘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는 두 분 스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함께 기도하시는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사두 사두 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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