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연 개인전 2018. 3. 13 - 4. 10 현대백화점 대구점(T.053-245-3308, 대구)

[전시가이드]

정보연 개인전   2018. 3. 13 - 4. 10 현대백화점 대구점(T.053-245-3308, 대구)
달콤함을 맛보다(see)
정보연 작가는 다양한 색과 모양, 그리고 달콤한 맛을 지닌 사탕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다. 일반적으로 “맛을 보다”의 ‘보다(try)’는 ‘시도하다’라는 의미를
지니지만, 작가는 ‘보다(see)’를 시각적으로 ‘본다’라는 의미로 접근한다.

글 : 서희주(Ph.D.)

사탕은 200년 전만해도 귀족이나 부유한 사람들만이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식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에게 엄마의 잔소리와 눈길을 피해 몰래 먹어야 하는 잊을 수 없는 달콤함이며 어른에게는 비만, 충치와 같은 단어와 기업의 마케팅 전략과 사탕을 연관지으며 그 유혹을 뿌리치려고 하는 식품이 되었다. 그렇지만 알록달록한 색과 다양한 모양의 사탕들이 가득한 동화 같은 풍경을 만나게 되면 우리 자신도 모르게 사탕을 한가득 안고 가게 문을 나서게 될 것이다. 사탕은 가끔 우리를 무기력하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이런 사탕을 소재로 우리의 꿈과 현실을 그리는 작가가 있다. 대학을 다닐때부터 사탕을 그렸다는 정보연 작가는 주머니나 가방에 항상 사탕이 가득하다고 한다. 예쁜 사탕을 사거나 먹는 일에 비교적 관대했던 엄마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그녀의 일상에서 가장 가까운 식품 중 하나가 되었던 것이다. 지금도 항상 사탕을 가지고 다니는 그녀는 사탕을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보고 표현하고 있다. 어떤 작품에서는 동심 가득한 사탕의 이미지로 감상자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한다면 또 다른 작품에서는 섬뜩할 만큼 기괴한 형상으로 녹아 흘러내리는 사탕이 등장한다. 동화 같은 긍정적 이미지는 사탕에 대한 우리의 즐겁고 행복한 기억들을 담고 있다. 녹아 흘러내리는 사탕은 사탕에 대한 부정적인 의미 즉 당 섭취와 건강의 비례 관계, 과도한 정신적 긴장상태, 어릴 적의 아픈 추억, 현실에 대한 복잡한 생각 등이 뒤엉켜 녹으면서 예쁜 사탕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새로운 이미지가 나타난다. 사탕을 소재로 그린 작품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어려운 이 형상은 사탕에 대한 막연한 동화적 상상에서 우리를 벗어나게 한다. 우리가 사탕을 먹을 때 가끔 현실적 선택으로 갈등하는 것처럼 꿈과 이상이 현실이라는 벽을 만났을 때 더 이상 동화적 상상에 머무를 수 없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녀의 사탕은 꿈과 현실 사이에서 매 순간 갈등하는 우리의 모습이 혼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