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4 성 십자가 현양 축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3,13-17
그때에 예수님께서 니코데모에게 말씀하셨다.
13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14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15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16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17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사람들을 그토록 좋아하신 어무이는 아들이 당신 닮아 좋아하는 아이들과 사람들과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함께 살고파 마침내 수도자가 되었을 때, 당신 생애 최고의 날이라 기뻐하며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렸습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는' 파란만장한 종갓집 종부 삶의 아픔과 슬픔들이 기쁨으로 변했습니다. 사제 아들 로마유학 마지막 해 수도회 초대로 여동생과 생전 처음 비행기 타고 수도원에서 함께 지낸 로마 한달살이가 진짜 당신 생애 최고의 기쁜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하셨던 소망대로, 4년 동안 김치를 못먹은 아들을 위해 정성껏 김장을 담으시고, 다니시던 동네 병원에 걸어 갔다오셔서, 며느리 보고 "야야, 좀 누울께" 하신 말씀이 마지막 말씀이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오일만에 귀국한 아들 사제와 식구들과 일가친척들과 참 많은 사제들과 수도자들과 좋아하시던 수많은 사람들의 기도 속에 어무이는 하느님께로 돌아가셨습니다. 이제 슬픔도 울부짖음도 없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과 안식을 누리며, 이 세상에 남아있는 식구들과 좋아하시던 사람들을 위해 빌어주고 계십니다. 고맙심데이 우리 어무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善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로마 8,28)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사람들을 너무나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구원을 받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참된 행복과 기쁨과 평화와 자유를 누리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은' 풍요롭고 아름다운 삶을 살게 하셨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