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 김혜정
자영업을 하는 남편은 쉬는 날도 없이 가게 문을 열기 때문에 하나뿐인 딸아이를 키우는 건 언제나 내 몫이었다. 친구들이 우스갯소리로 ‘독박육아’라고 부르며 안쓰러워하던 그 고단한 시간들.
지난 겨울, 아침밥상 앞에서 몸이 아픈 친구를 보러 가느라 하룻밤 집을 비워야겠다는 말을 꺼냈다. “친구가 많이 아픈가보네. 당연히 보러 갔다 와야지.” 남편과 딸은 걱정 말고 다녀오라며 나를 안심시켰다.
다행히 월요일은 ‘방과후수업’이 오후 네 시 반에 끝나는 덕분에 딸아이의 친구엄마에게 부탁해 저녁밥을 해결하게 했다.
생각해보니 딸아이를 출산하고 십일 년 만에 처음인 혼자만의 여행. 늘 다니던 세 식구의 나들이하고는 뭔가 기분이 달랐다. 마음이 홀가분해지니 여행 가방을 쌀 때부터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고속터미널까지 1시간, 목적지까지 4시간 넘게 걸리는 장거리 여행이었지만 모처럼 그립던 친구를 만나니 피곤도 걱정도 눈 녹듯이 사라졌다.
친구 옆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다음날 오후 수업이 있어 아침 일찍 일어나 서울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한 나는 하룻밤 떨어져 지냈던 열두 살 딸아이를 꼭 안아주었다. “엄마 없어도 잘 지냈지?” “물론이죠. 이제 저도 다 컸다고요!”
딸아이의 야무진 대답을 듣고 보니 하루 새에 한 뼘은 더 자란 듯해 마냥 흐뭇했다. 문득 딸아이가 “엄마는 세상에서 누가 제일 소중해요?” 물었다. “당연히 우리딸이지!” 하지만 딸아이는 가만히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에요.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사람은 바로 ‘나’래요.” 당당하게 나를 일깨워주는 딸의 목소리에 코끝이 찡해져왔다. 딸아이 말처럼 가끔은 나도 혼자만의 여행으로 내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부터 되찾아야겠다.
*** 월간 샘터 2017년 4월호 ‘이달의 샘터작가’ 수상작입니다.
숲속동화마을 글벗 선생님들!
모두 고맙습니다.
첫댓글 또 축하드립니다.
저도 세상에 제가 제일 소중해요.
맞아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 바로 나요^^
따님 대답 때문에 이 글이 더 빛이 나는것 같습니다
샘터작가상 수상 축하드려요.
오늘 또 한 수 콩콩이에게 배우네요.
수상 축하드립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네요~~!
아이의 말이 참 예쁩니다. ^^
삐삐님~ 수상 축하드려요. 딸이 엄마닮아서 지혜롭네요~
콩콩이 짱!!!
숲속에서 신나게 뛰어 노는 콩콩이가 큰 걸 일깨워주었네요. 수상 축하드려요.
반전의 콩콩이. 그렇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나!! 맞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역시 콩콩이^^*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깔끔한 문장력은 삐삐님을 닮았습니다. 짝짝
수상 축하합니다 ~~^^ 가장 소중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 맞아요~~
삐삐 작가님, 수상을 축하드려요. 역시 평소 글실력이 빛을 발하셨네요. 글을 읽으며 저도 훌쩍 혼자 만의 여행을 상상해보았답니다. 그런데 항상 두려움이 앞을 가려요.^^;;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보물은 뭘까요?
묻는 자체가 좀 그렇습니다.
좀 늦게 나마 축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