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생각
최 병 창
꼬질 꼬질한 생각의 귀퉁이에서
제법 골동냄새가 난다
생각이 지녀야할 모양과 품새가 전혀 없이
그런 줄다리기가 언제부터였던가
빈집의 식구가 되면서부터
때때로 몸을 부풀리면서 제몫을 포기했다
허기를 참아본 사람은 알 것이다
생각이 나약하면 미래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려는 전신도 묵직하게 녹이 슬었다
다른 꿈으로 몸을 비틀면 안되고
그대로 움직이지 말아야한다
움직이지 않으면서 뭉툭한 자세
아무리 덜커덩거려도
빈집의 식구는 늘지 않는다
태초에 좋았던 그 때, 그때처럼
누군가 숨어있거나 울고 있더라도
기어이 찾아오는 비겁한 너는
이제 사랑할 자격도 없다
성수기는 끝이 났다
제 이름하나 없는 것들은
그저 오래된 생각으로 남을 뿐
지금은 아무래도 가혹한 이름뿐이다
오랜 이름일수록
부르지도
말하지도 말라는 은밀한 바람처럼.
< 2006. 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