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여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이던 지난 72년 MBC 공채 탤런트 시험에 합격해 연기 생활을 시작한 그는 75년 결혼 이후 그만두고 줄곧 전업주부의 삶을 살았다. 그러다 90년대 초 남편의 사업이 크게 실패하자 그는 “자신을 추스르고, 먹고 살기 위해” 다시금 연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때쯤 남편이 진 빚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져 서류상 이혼을 했고 이후 부부 사이가 점점 멀어져 결국 각자의 삶을 살기로 합의했다.
당시 이미 어느 정도 성장한 두 딸들은 별 거부감 없이 부모의 결별 사실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오히려 ‘엄마 마음이 편하다면 그렇게 하라’며 그의 결정을 이해해주었다고. 그는 “딸들이니까 가능했지, 아들이었다면 아마 힘들었을 것”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넌지시 내비쳤다. 이어 그는 “이혼이 쉬운 결정은 결코 아니었다. 나 자신이 교육자 집안에서 자랐기에 아이들한테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지 않았다. 아직도 아이들에게는 미안하고 죄스럽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부모가 해준 것도 없는데 잘 자라준 아이들이 신통했어요. 고맙기도 하고요. ‘야, 정수야. 너는 이제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 하고 혼잣말을 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박정수의 두 딸 주현씨와 승현씨는 모두 엄마를 닮아 큰 눈망울에 오똑한 코를 가진 미인. 그는 “예전에는 닮았다는 생각을 전혀 안 했는데, 큰딸 결혼식 때 찍은 사진을 보니 정말 많이 닮았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더니 이내 그동안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가족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기 시작했다.
“큰아이랑 작은아이가 여섯 살 차이가 나요. 사실은 중간에 사내아이 하나가 더 있었는데 잃어버렸어요. 79년에 태어나서 일년도 안돼 세상을 떴죠. 열 달을 채워 낳았는데도 1.9kg밖에 안 나가는 미숙아였어요. 제가 임신중독증을 앓았거든요. 당시 편찮으시던 시아버지를 간호하느라 임신한 몸을 너무 고단하게 움직여서 그랬나봐요. 그 아이를 살리려고 애를 많이 썼는데 워낙 허약해 그렇게 됐어요.”
박정수에게 가장 큰 자랑거리는 다름 아닌 그의 두 딸. 큰딸 주현씨는 이대 불문과를 졸업한 후 국내 한 주얼리 회사에서 홍보일을 하다가 뉴욕에서 패션 스쿨을 다녔는데 그는 “두 아이 중 연예인인 엄마의 끼를 더 많이 닮았다”고 말했다. 둘째 승현씨는 중학교 시절부터 홀로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해왔고, 미국 명문 컬럼비아대 의대에서 병리학을 전공했다.
“큰아이는 일단 착해요.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한번도 그 아이 때문에 애달은 적이 없을 정도로 모범생이었어요. 과외 한번 안 하고 제 힘으로 대학에 갔죠. 둘째는 어릴 때 제 언니보다 조금 떨어졌어요. 그런데 부모 마음이 잘하는 아이에게는 기대치가 그만큼 높고, 모자란 아이는 사랑으로 감싸게 되더라고요. 둘째는 저랑 성격도 많이 비슷해요. 한번 마음먹으면 끝까지 밀고나가는 스타일이죠. 똑 부러져요.”
박정수는 “자식 자랑하면 팔불출이라고 해서 웬만하면 아이들 이야기를 잘하지 않는 편”이라면서도 “주변에서 잘 컸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아이들한테 고맙다”며 말을 이었다.
“제가 연기 생활을 다시 시작하고 곧 이혼했잖아요. 먹고 살겠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아이들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했어요. 한번에 네다섯 편의 드라마에 동시 출연한 적도 있는데 집에 들렀다 세수만 하고 다시 나가는 날이 태반이었죠. 지금이야 그때 그렇게 열심히 했으니까 이만큼 인정을 받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아이들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특히 그는 둘째 딸 승현씨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한다. 그가 막 활동을 재개하던 당시 승현씨는 초등학생이었는데, 방학이면 혼자 우두커니 집을 지키는 ‘막둥이’의 모습이 마음 아팠다고.
“그래서 미국에 있는 이모한테 보내야겠다고 결심을 했어요. 저는 같이 갈 여력이 안돼 아이 혼자 비행기에 태워 보냈죠. 그때 열 살이었는데 오죽 겁이 났겠어요. 안 가겠다고 울고 버티는 아이한테 ‘그래도 가야 된다’고 등을 떠밀었어요. 저는 아이들을 강하게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아이가 한 달이 지나고 방학이 끝날 때쯤에는 씩씩하게 배낭을 메고 돌아왔죠. 그 모습이 그렇게 뿌듯하더라고요.”
첫댓글 헐 우리선배였구나...!
제조상궁마마멋있다.
ㅋㅋㅋㅋㅋㅋㅋㄱ미친 댓글읽다 빵터졌네ㅋㅋㅋ
장금이 다시보고싶다
엄마도 두 딸도 대단하다 멋있어!!
멋있음요 앞으로 자주 나와주세요
멋지다...
워후
두딸들 멋져요
우와ㅋㅋㅋ 진짜 대단하다 교육방침이 어떠한지가 제일 중요한듯
헐....우리학교에우리과선배였어....대단하시다ㅜ혼자키우기힘들었을텐데ㅜㅜ
연기너무잘하심 ..ㅎㅎㅎㅎ
둘째 아이 잃으셧을때 얼마나 마음이 아프셧을까...ㅠㅠ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