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헌금]이 문제가 되는 근본적 이유 <딴지일보 펌>
안분님의 십일조에 대한 글을 읽고 조금 보충할 부분이 있어서 졸필이나마 써보려고 합니다.
안분님은 글의 주제상 십일조에 대한 부분만 언급해 주셨지만 정말 중요한 문제는 십일조가 아닌
[헌금]그 자체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재 기독교의 [헌금]은 정상적인 성경에서 말하는
헌금이 아닌 기독교를 믿는 신도들에게 합법적으로 갈취하는 세금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왕 말 시작한거 말씀드리자면 저는 기독교인이고(개신교) 그것도 가장 보수적인 장로교파에
속한 사람입니다. 게다가 여러분들이 가장 싫어하는 목사(-_-)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현재 목사가 아니고서는 교회 내부의 문제를 언급하기 조차도 쉽지 않은 한국교회 상황 상
저같은 사람 한 명쯤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 싶군요. 우선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오늘날 왜 한국교회의 헌금이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는가는 사실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가장 굵직한 이유만 꼽아봐도 한국정치와 교회의 우경화적 야합+미국신학의 영향을 받은
물질축복 위주의 교회성장 이론+기복신앙적 민족성향+교권주의+경쟁 위주의 사회구조 등의
원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현재 한국교회의 왜곡된 [헌금]의원인들입니다.
물론 목회자들의 타락과 제도적 모순 등도 빠질 수 없는 이유가 되겠지요.
(위의 내용들 역시 언젠가 하나씩 풀어나갔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비신자분들께는 기독교에 대한 이해가, 신자분들께는 기독교에 대한 각성이 나타났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오늘은 헌금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마치려고 합니다.
현재 개신교 내에 가장 중요한 헌금은 십일조+감사헌금+선교헌금+구제헌금+건축헌금+주일헌금
다섯 종류입니다. 다른 잡다한 성격의 헌금들이 있지만 그건 일반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어느 교회에서든 빠지지 않고 드리고 있는 헌금만 언급하겠습니다.
이 중 십일조는 안분님께서 잘 말씀해 주셨고... 다른 헌금들에 대해서 좀 살펴볼까 합니다.
우선 저 가운데 성경적으로 인정해 줄 수 있는 헌금은 딱 하나, [구제헌금]입니다.
이는 성경에 기록된 대로 가난한 자들과 과부들의 구제에 사용되었던 [연보]에서 비롯된
헌금입니다.
그러나 이마져도 교회에서는 제대로 집행이 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잠시 후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헌금들은 성경에 언급되지 않는 괴상한 명목의
헌금들입니다. 몇몇 교인들께서는 니가 명색이 목사라면서 감사헌금이나 주일헌금, 건축헌금,
십일조가 왜 성경에 없는 거냐고 화내실 수도 있으시겠지만 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우선 감사와 주일헌금은 구약성경에 하나님께서 "내 앞에 나아오는 자는 빈 손으로 나오지 말고
예물을 가져오라"는 출애굽기 말씀에 근거합니다. 그러나 이건 어거지인 것이 당시 여기에 해당하는
내용은 일년에 3번 이스라엘 남자들이 지키는 절기에 해당하는 내용이며(구약의 상황에서만 해당)
더 웃긴 것은 안식일과 주일은 전혀 다른 개념이므로 안식일에 드려지는 예물이 주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업음을 아셔야 합니다.
더구나 초대교회 당시 이방인들에게는 아예 율법의 의무를 부과하지않았음을(사도행전을 보십시오)
기억한다면 이것은 완전 어거지로 끼워맞춘 명목에 불과합니다.
다음으로 건축헌금은 구약성경에서 다윗이 성전을 지을 때와 에스라와 느헤미야가 포로귀한 후
스룹바벨 성전을 지을 때 백성들에게서 받았던 예물을 근거로 오늘날에도 교회건물을 지을 때
그렇게 내야한다고 하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씀하다시피 구약의 성전은 예수님을 상징하는모형에 지나지 않는 것이고
예수님께서도 요한복음에서 눈에 보이는 성전을 헐고 자기 자신이성전이 되시겠다고 선언한 마당에
구약의 성전을 다시 짓는다고 헌금 내라는 것은 성경을 완전히곡해하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성경은 교회를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들의 공동체라고 정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건물은 거룩한 것도, 신성한 것도 아닙니다. 물론 성도들이 모여서 예배하는
장소는 있어야겠지만 무슨 부동산 건축업자들도 아니고 허구헌날 멀쩡한 건물 때려부수고 또 짓고
하는 어리석은 행위에 헌금을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이것이 더 비성경적인 것이 되겠습니다.
따라서 현재 개신교가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헌금의 모든 명목들은 그 자체로 이미 성경과는 상관없는
잘못된 것들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헌금제도는 그 자체로 문제가 많습니다. 헌금을 걷어서 어디다
사용하는 가는 이차적인 문제입니다. 되지도 않는 이유를 억지로 갖다 붙여서 성도들에게 이걸 내야
축복받고 부자된다고 사기를 쳐서 교회와 목회자들의 배만 불리는 이 제도 자체가 잘못된 겁니다.
따라서 헌금은 모든 종류의 강제적이고 의무적인 헌금을 다 없애버리고 오직 자발적으로 신앙에 따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예수님께서 명하신 대로 그들을 보살피고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국가가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정당한 노력의 대가를
지출하여 하나님께서 구약과 신약 성경에서 명하신 "네 이웃을 사랑하라"라고 말씀하신 성경의
가르침을 오늘에 그대로 실천해야 합니다.
물론 교회에 전임하는 교역자들을 위한 최소의 생계비가지출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습니다만 외제차에
초호화 아파트라니요! 예수님께서는 물질과 하나님을겸하여 섬길 수 없다고 이미 선언하셨습니다.
적어도 목회자라면 이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해야합니다. 저 역시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4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아직 월세를 전전하고 있습니다만 하나님과 사람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목회자는 부자가 되면절대로 하나님앞에 올바르게 살 수 없습니다.
부유한 이는 가난한 이의 고통이 눈에 들어오지 않기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평생 머리 둘 곳 없는 삶을 사셨습니다.
그리고 이차적인 문제인 헌금의 용처 역시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는 사실 당연한 것인데
이미 시작자체가 옳지 못한데 무슨 결과가 옳은 것이 나오겠습니까. 현재 교회 헌금의 사용처를 보면
거의 대부분의 헌금의 용처가 교회건물 유지와 목회자 사례비에 사용됩니다. 그 나머지 역시
교인들의 친교라는 명목의 회식과 관광비용 등에 사용됩니다. 이래저래 빼고 나면 실제 지역사회를
위한 구제비용은 전체 예산의 5%내외가 지불되는 것이 한국교회의 일반적 모습입니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목사가 돈에 눈이 먼 사람도 있기도 하거니와 더 근본적인 이유는 교회가
크고 화려한 건물을 짓고 교인이 많이 모여야 하나님의 복을 받고 성공한 교회라는 인식이 모든
교회에 팽배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목사든 교인이든 형편만 되면 교회건물을 짓는데 모든
힘을 기울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물론 잘못된 일입니다. 성경 어디에도 이런 말씀은 없습니다.
어쨌든 이러다보니 대부분의 교회건물들은 순수하게 자기 돈으로 짓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건축 비용의 대부분을 은행에서 대출받아서 장기상환 하는 식으로 하는거죠.
그리고는 외부에 우리교회가 하나님에게 복받아서 이렇게 컸다 하고 광고하고 그걸보고
성도들이 모여듭니다. 거기서 나오는 헌금으로 대출금을 갚겠다는 일종의 기업마케팅이죠.
따라서 교회헌금은 실지로 외부의 구제나 선한 일에 쓰이는 것은 고사하고 무리하게 올린
교회건물 건축대출금 갚는데 허덕거리게 됩니다.
일례로 20억 정도만 대출해서 연 5%정도의이자로 원리금을 갚아 나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보통 10년이나 20년 상환인데...계산이 되시죠?
한달에 최소한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을 갚아나가려면 온갖 명목의 헌금을 거둘 수 밖에 없는
것이 작금의 교회의 현실입니다. 또 이 건물을 유지하고 보수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역시 만만치 않죠.
이래서 한국교회는 헌금을 강요할 수 밖에 없는 형국이 됩니다.
쉽게 말하면 남들에게 허세좀 부리기 위해 없는 살림에 빚내서 외제차에 아파트 샀는데 이 대출금
갚느라 뼈가 빠지고 가족들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쓸 것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사실 간단합니다.
교회가 말도 안되는 건축경쟁을 포기하고 건물에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신경을 쓰는
말 그대로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살리고 구제하는데 모든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교회 건물 번듯한 거 없으면 어떻습니까, 죽으면 다 짊어지고 갈 것도 아닌데요.
예배는 학교 강당이나 구청의 회관 같은데 빌려서 일주일에 한 번 예배 드리면 족합니다.
건물 지을 돈 있으면 복지시설이나 교육시설, 구제사업에 쓰는 것이 백번 옳습니다.
한국교회가 대형교회=하나님의 축복 이라는 말도 안되는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헌금문제 역시 해결될 수 없습니다. 이 두가지는 함께 움직이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현직 목사로 부끄러운 교회현실을 말씀드리는 것은 교회가 지금까지 해 온 것이 결코 옳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도, 예수님께서 사신 방법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도 평생 힘들고 어려운 길을 갈 것 같습니다만... 이곳 딴지에도 건전한 사고를 가진 성도들이
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 노무현 대통령님께서도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들을
실제로 해낸 것처럼 한국교회의 암담한 현실도 보다 성경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작은 노력들이 시작되어서... 언젠가는 한국교회도 한국사회에서 당당한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말 그대로 사회의 어둠과 한기를 몰아내는 빛과 소금된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살 수 있도록 비신자 여러분들도 무조건적인 배척보다는 따갑고 올바른 조언을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딴지일보 블로그 '미쉬파트의 종교와 세상'
첫댓글 참으로 옳고 지당한 말이네요.
목사님같은분이 계시니 희망이 있읍니다
5%라니 많네요?
저희 교회는 겨우3.27%인데요.그것도 일년 예산이 10억씩이나 되는데 담임목사 사례비와 기타가 6~7%되는 하나님 말씀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