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정월대보름 날이다.
2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3일 날씨가 좋다면 우리나라 모든 지역에서 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져 검붉은 핏빛으로 보이는 '블러드문'(Blood Moon) 개기월식 현상을 볼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에 개기월식이 발생하는 것은 1990년 이후 36년 만이다.
개기월식은 지구가 달과 태양 사이 일직선상에 위치해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가리는 현상이다. 평소보다 어둡고 붉은 달을 볼 수 있는 것은 지구 대기를 통과하는 태양 빛이 굴절돼 달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산란이 일어나 푸른 빛은 흩어지고 붉은 빛이 달에 많이 도달하기 때문이다. 월식이 일어날 때마다 달의 붉은색이 조금씩 다르게 보여, 이를 통해 지구 대기 상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개기월식을 보려면 고층 '빌딩 숲'을 피해 시야가 탁 트인 장소에 가는 게 좋다. 육안으로 개기월식 전 과정을 볼 수 있고, 스마트폰 야간 촬영 모드를 이용해 사진을 남길 수도 있다.
개기월식은 보름달일 때만 일어나지만, 달의 궤도와 지구의 궤도가 약 5도 기울어져 있어 보름달이어도 월식이 일어나지 않는 때가 있다. 이번 월식은 태평양 인근 동아시아, 호주, 아메리카 대륙 일부 등에서 관측이 가능하다. 천문연은 다음 개기월식은 약 2년 뒤인 2028년 12월 31일 있을 것으로 예보했다.
○ 월하독작(月下獨酌)이라...
음력 정월은 설날과 대보름같은 큰 명절이 보름차이로 있어 1년 세시 풍속의 반이 들어 있다.
설날은 개인적이고, 수직적인 피붙이의 명절인데 반해 대보름은 개방적이고 집단적이며 수평적인 마을공동체의 명절어서 가족을 넘어 우리 모두가 한 마을 이웃이 되는 날이다.
그런데 오늘같은 대보름에도 먼 타향에서 혼자 달을 봐야 한다면 달빛 아래 홀로 술을 마시며 라는 이백의 월하독작(月下獨酌)이라는 시 한수가 생각난다.
월하독작(月下獨酌) / 이백(李白)
四首之二
화간일호주(花間一壺酒)
꽃밭 한가운데 술항아리
독작무상친(獨酌無相親)
함께 할 사람 없어 혼자 기울이네
거배요명월(舉杯邀明月)
술잔 들어 밝은 달 청하니
대영성삼인(對影成三人)
그림자 더불어 셋이 되었구나
월기불해음(月既不解飮)
저 달은 본래 마실 줄 몰라
영도수아신(影徒隨我身)
한낱 그림자만 나를 따르네
잠반월장영(暫伴月將影)
그런대로 달과 그림자 데리고
행락수급춘(行樂需及春)
모처럼 봄밤을 즐겨보리라
아가월배회(我歌月徘徊)
내가 노래하면 달은 나를 맴돌고
아무영영란(我舞影零亂)
내가 춤추면 그림자도 따라서 너울 너울
성시동교환(醒時同交歡)
깨어있을 때는 함께 어울리다가
취후각분산(醉後各分散)
취한 뒤에는 제각기 흩어지겠지
영결무정유(永結無情遊)
아무렴 우리끼리 이 우정 길이 맺어
상기막운한(相期邈雲漢)
이 다음 은하 저쪽에서 다시 만나세
오늘이 시가 있고, 달빛이 있고, 그림자가 있는, 그리고 둥근 보름달만 바라봐도 모두가 이웃이 되는 다양한 민속놀이와 풍속을 함께 즐기고 특별한 음식을 나눠 먹으며 모두의 평안을 기원하는 대보름 날이다.
찹쌀, 차조, 찰수수, 찰기장, 붉은 팥, 검은콩 등의 오곡밥에 고사리, 며느리취, 더덕순, 버섯, 무시래기 등 나물 반찬에 밤, 잣, 호두, 땅콩으로 부럼을 깼다.
대보름 날이면 머리 빗질 하지 말고, 찬물 마시지 말고, 비벼먹지 말고, 칼질하지 말고, 맨발로 있지 말아라 시든 할머니가 그리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