룻과 보아스의 선행 릴레이의 결과
룻기 4:7~22
찬송가 299장(하나님 사랑은)
룻기의 기록 목적은 다윗의 가문에 있었던 한 일화를 통하여 그 가문에 흐르는 하나님의 선하신 섭리의 손길을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룻은 이방 나라 모압의 이름없는 소녀였지만 유다 지파 엘리멜렉의 집안에 시집을 갔다가 시아버지와 남편과 시아주머니가 거의 동시에 죽게 되었을 때에 혼자 된 시어머니를 위하여 자기 고국 모압과 고향 가족과 친척을 떠나 유다 땅 베들레헴으로 와서 시어머니를 봉양하였습니다. 고국을 떠나 이스라엘 땅에 오는 것은 이방 신 그모스와 몰렉 신과 같은 이방 신을 버리고 이제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는 신앙적 결단도 필요했던 일입니다. 그리고 젊은 과부인 룻은 아직 꿈이 많을 어린 소녀였지만 남편과 아들들을 잃어버리고 홀로 된 시어머니의 외로운 미래를 지켜주기 위하여 자기의 젊음과 미래를 다 희생하는 일이었습니다. 룻은 시어머니 나오미의 강력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확고하게 여호와 하나님을 섬길 것과 죽는 일 외에는 시어머니 곁을 떠나지 아니할 것과 죽는 날까지 어머니 곁에 머물겠다는 확고한 고백을 했습니다. 참으로 룻은 시어머니의 인생에 생기를 주고 그 삶에 등불을 끄지 않으려고 자기의 생애를 다 희생한 사람입니다.
그런 룻에게 하나님께서는 자비의 손길을 베풀었으니, 룻이 시어머니와 함께 베들레헴에 돌아왔을 때 마침 보리 추수하는 때인지라 룻이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하여 이삿 줍기에 나섰을 때에 보아스의 밭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보아스는 나오미의 남편 엘레멜렉의 가까운 친척이었고 너그러운 사람이었습니다. 보아스는 여리고의 두 정탐꾼을 숨겨주고 자기 가족들을 전부 살려내었던 여인 라합의 아들이었습니다. 라합은 믿음의 여인이요 용기 있는 여인이요 품이 큰 여걸이었습니다. 그 어머니의 믿음과 용기와 너그러움을 그 아들 보아스가 이어받았습니다.
보아스는 자기 밭에서 이삭을 줍는 소녀가 소문으로 들었던 친척 집의 모압 소녀 룻인 것을 알고 그를 긍휼히 여기고 자기 밭에서 편안히 이삭을 줍도록 배려해줍니다. 모세 율법에 기록한 대로 가난한 자들에게 이삭을 줍도록 허락하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땅한 일이었습니다. 그것은 가난한 자들을 도우시려는 하나님의 따뜻한 배려였습니다. 그런데 보아스는 룻에게 흘려진 이삭을 줍게 할 뿐 아니라 자기 종들에게 조용히 시켜서 손에 쥐고 있는 이삭 다발에서 조금씩 일부러 룻이 따르는 밭 바닥에 떨어뜨리도록 합니다. 이로써 보아스는 조용히 그녀를 도와서 룻으로 하여금 시어머니를 봉양하는 데 도움을 주도록 합니다.
룻을 위한 보아스의 따뜻한 배려를 알게 된 시어머니 나오미는 룻에게 보아스의 밭을 떠나지 말라고 말하면서, 보아스가 무너진 그녀의 가문을 일으킬 기업 무를 친척임을 알려줍니다. 이스라엘에게는 모세 율법에 집안이 빚을 지거나 가족이 죽게 되어서 논과 밭을 다 팔 수밖에 없게 되면, 그의 가까운 친척이 그 빚을 대신 갚아주고 팔릴 논과 밭의 기업을 되사줌으로써 기업을 이어가게 해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제도는 형이 후손이 없이 죽으면 그 동생이 죽은 형의 아내를 아내로 맞이하여 첫째 아들을 형의 기업을 이어가게 하여 형의 가문이 존속하고 둘째 아들을 낳으면 그 둘째 아들부터는 자기 자손으로 삼아 기업을 이어가도록 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이로써 형의 가문이 그 이름으로 이어져가도록 하는 것이 동생의 미덕이었습니다.
그런데 룻의 경우에는 자식도 없었기 때문에 그의 기업을 이어줄 자식까지 있어야 그 기업을 물려줄 실제적인 이유가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시어머니 생각에는 자기 어린 며느리 룻을 보아스에게 시집을 보내서 아들을 낳으면 그 아들을 자기 가문의 아들로 입적을 해서 가문을 이어가고자 하는 계획을 마음에 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추수를 마치고 곡식을 다 떨어 가마니에 담는 날 시어머니 나오미는 며느리 룻에게 타작하는 날 그 타작마당에서 잠을 자는 보아스에게 청혼을 하라고 말합니다. 사실 보아스는 나이가 적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그가 늦도록 아내가 없었거나 사별하여 당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여하튼 보아스는 후손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룻은 이제 20살도 안 된 나이이거나 갓 스무살이 된 어린 소녀였습니다. 룻은 젊은 총각에게 시집을 가도 될 어린 나이였지만 자기 집안을 일으킬 소망을 가지고 어머니의 뜻에 순종합니다. 그녀는 자기 삶을 다 희생하여 무너진 가문과 남은 시어머니를 살리고자 결정한 것입니다.
그 날 밤 늦게 타작마당에서 누워 자던 보아스는 자기 이불 밑에 한 젊은 여인이 들어온 것을 알고 깜짝 놀랄 때 룻은 청혼을 합니다. 룻은 보아스가 자기 시집의 기업을 무를 자가 되시기에 옷자락을 펴서 자기를 덮어달라는 말로 청혼합니다. 보아스는 또 다시 룻의 그 희생적인 마음에 감동합니다. 마땅히 젊은이에게 시집가도 될 터인데 자기 같은 나이든 사람에게 시집오는 것과 그녀가 자기 집안을 다시 일으키고자 하는 뜻을 밝힌 데 대하여 감동합니다. 이스라엘에 있어서 자기 가문을 지키고 그 기업을 이어가는 것은 한 개인의 행복과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보아스는 룻의 청혼을 듣자 내일 아침에 성문에서 그 일에 대하여 분명한 결정을 하겠다고 말합니다. 자기보다 먼저 기업 무를 순서가 있는 사람에게 부탁하여 만약 그가 거절하면 자기가 반드시 기업을 무르는 그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합니다.
그 다음 날 성문에서 베들레헴 성읍 장로들 열 명을 증인으로 청하고 기업 무를 친척을 불러서 사정을 얘기하니 그 사람은 기업을 물러주면 자기 집에 경제적인 손해가 생길 것을 염려해서 포기합니다. 그래서 보아스가 룻을 아내로 맞아 자식을 낳으면 그 아들을 나오미 가문, 룻의 가문의 기업을 이어가질 상속자가 되도록 할 마음으로 결혼합니다. 그것은 형이 죽으면 그 동생이 들어가 형의 가문을 이어주는 취지를 살리는 희생적 마음입니다.
그런데 그 성읍 장로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보아스와 룻의 결혼을 축복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증인이 되나니 여호와께서 네 집에 들어가는 여인으로 이스라엘의 집을 세운 라헬과 레아 두 사람과 같게 하시고 네가 에브랏에서 유력하고 베들레헴에서 유명하게 하시기를 원하며 여호와께서 이 젊은 여자로 말미암아 네게 상속자를 주사 네 집이 다말이 유다에게 낳아준 베레스의 집과 같게 하시기를 원하노라”(룻기 4:11,12)
성읍 장로들은 룻이 아들을 낳으면 그 아들이 보아스의 집을 일으킬 상속자가 되어서 과거 유다의 후손이 없을 때에 그 며느리 다말이 변장하여 유다의 씨앗을 얻어 그 후손을 이어 베레스의 집안이 창대하게 된 것처럼, 룻을 통하여 보아스의 가문도 번성하게 되기를 축복하였습니다. 성읍 장로들은 룻이 보아스를 통하여 아들을 낳으면 그 아들이 보아스의 상속자가 되기를 축복하였던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보아스는 젊은 아내 룻을 통하여 오벳이라는 단 하나의 아들을 낳았는데, 더 이상 아들이 없었기 때문에, 엘레멜렉과 나오미의 가문을 잇는 상속자도 되고, 상속자가 없는 보아스의 상속자도 되는 유일한 공동 상속자가 되었습니다. 만약 룻이 보아스를 통하여 아들 오벳 외에 다른 아들들도 낳았다면, 오벳은 엘리멜렉과 룻의 남편 기룐의 뒤를 잇는 가문의 상속자가 되어 그 기업을 이어가는 법적 상속인이 되고, 두 번째 아들은 보아스와 룻의 가문의 상속자가 되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보아스와 룻 사이에 외아들 오벳만 태어났기 때문에 오벳이 두 가문의 유일한 상속자가 되어서 가문을 이어가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오벳을 보아스의 가문의 상속자로만 기록함으로써 훗날 다윗이 그 가문에 태어나고 다윗의 후손으로 오신 우리 구주도 그 가문의 혈통에서 태어나도록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룻기는 아낌없이 자기를 내어준 두 사람의 희생과 사랑과 헌신으로 인하여 무너진 두 가문을 일으키고 그 후손이 복을 받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기꺼이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이웃을 위하여 자기를 희생하고 베풀 때 그것을 주님은 귀하고 아름답게 여기시고 지극히 복되고 아름다운 은혜로 갚아주십니다. 그러므로 보아스와 룻과 같이 우리의 삶에도 기꺼이 베풀고 나누고 희생해야 하는 일이 있을 때에 그것이 손해가 아니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또 더 큰 복을 주시는 계기가 됨을 기억하고서 묵묵히 선을 베푸는 삶을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