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혜보살, "공과 무상과 무작이 두 가지인데, 공이 곧 무상이요 무상이 곧 무작이라. 만일 공ㆍ무상ㆍ무작이면 심ㆍ의ㆍ식이 없어서 일해탈문은 곧 삼해탈문이니, 이것이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적근보살, "불과 법과 승이 두 가지인데, 불이 곧 법이요 법이 곧 승이라, 이 삼보는 모두 무위의 상이어서 허공과 같으며, 일체 법도 또한 그러하니, 능히 이 행을 따르면, 그것이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심무애보살, "몸의 멸이 두 가지인데, 몸이 곧 몸의 멸입니다. 왜냐하면, 몸의 실상을 보는 자는 몸 및 몸의 멸에 소견을 일으키지 아니하여, 몸과 몸의 멸이 둘이 없고 분별이 없으리니, 그 중에서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아니하면, 그것이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상선보살, "몸과 말과 뜻과 선이 두 가지인데, 이 삼업은 모두 무작의 상이라, 몸의 무작상은 곧 말의 무작상이요, 말의 무작상은 곧 뜻의 무작상이니, 이 삼업의 무작상은 곧 일체 법의 무작상입니다. 능히 이렇게 무작의 혜를 따르면, 그것이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복전보살, "복의 행과 죄의 행과 부동의 행이 두 가지인데, 삼행의 실성은 즉시 공이라, 공하면 복의 행도 없고 죄의 행도 없으며, 부동의 행도 없으니, 이 삼행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것이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화엄보살, "나로부터 두 법이 일어나는 것이 두 가지인데, '나'의 실상을 보면 두 법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요, 만일 두 법에 머물지 아니하면 식도 없고 식의 대상도 없으니, 그것이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덕장보살, "얻는 바의 상이 있으면 두 가지가 된다. 만일 얻는 바가 없으면 취함도 버림도 없고, 취함과 버림이 없으면, 그것이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월상보살, "어둠과 밝은 것이 두 가지인데, 어두움이 없으면 밝은 것도 없어서 두 가지가 다 없습니다. 왜냐하면, 만일 멸수상정에 들어가면 어둠도 없고 밝음도 없으니, 일체 상이 모두 그러합니다. 그 가운데 평등하게 들어가면, 그것이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보인수보살, "열반을 즐기는 것과 세간을 즐기지 않는 것이 두 가지인데, 만일 열반도 즐기지 않고, 세간도 싫어하지 아니하면, 두 가지가 다 없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만일 묶음이 있으면 끄름이 있지마는, 본래 묶음이 없으면 끄름을 구할 것도 없습니다. 묶음도 없고 끄름도 없으면, 즐거움도 싫음도 없을 것이니, 그것이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주정왕보살, "정도와 사도가 두 가지인데, 정도에 머무는 자는 사도ㆍ정도를 분별하지 아니합니다. 이 두 가지를 여의면, 그것이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낙실보살, "실과 불실이 두 가지인데 실답게 보는 자는 실도 오히려 보지 않거니와 하물며 불실이랴.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육안으로 보는 것이 아니요 혜안으로 보는 것이니, 이 혜안은 보는 것도 없고 보지 않는 것도 없습니다. 그것이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모든 보살이 각각 말한 다음에, 문수보살에게 어떤 것이 보살의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냐고 물었다.
문수사리는 대답했다.
"내 생각으로는, 일체 법에는 언설도 없고 보일 것도 없고 알 것도 없어서, 모든 문답을 여읜 것이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문수사리는 유마힐에게 물었다.
"우리들은 각각 스스로 말했거니와, 인자도 말하시오. 어떤 것이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까?"
그때 유마힐은 잠자코 말이 없었다.
문수사리는 칭찬했다.
"장하고 장하다! 여기는 문자도 언어도 없으니, 이것이 참으로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 둘 아닌 법문을 설할 때에, 대중 중에 오천 보살이 모두 불이법문에 들어가 무생인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