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13, 2024 연중 23주 금요일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자기 눈을 보는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제 생각에 형제 눈의 티는 보고 내 눈의 들보를 못 보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작은 것은 보고 큰 것은 못 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더 크고 더 근본적인 문제는 남의 눈은 보고 내 눈은 안 보는 겁니다. 어제 자기 행복을 점검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했습니다만 자기 눈을 점검치 않는 것도 마찬가지로 문제라는 말입니다. 이상하게도 저는 안경을 자주 부서트리고, 잃어버리고, 안 쓰고 다니고 닦지 않은 채로 다닙니다. 그래서 가끔 안경을 쓰지 않은 채 집을 나서 불편하고, 안경에 먼지나 기름이 껴서 불편한데도 그냥 다닙니다. 그러나 이렇게 육신의 눈을 점검하지 않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고 그것은 그저 불편함일 뿐입니다. 진짜 큰 문제는 다른 것이라는 말이고 그것은 내가 어떤 식으로 남이나 세상을 보는지 그것입니다.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고 보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이런 식으로 보면 대상을 그대로 보지 못하겠지요. 색안경을 쓰고 보면 다 그 색깔로 보는 것과 같습니다. 이 밖에도 욕심의 눈으로 보는 것, 교만의 눈으로 보는 것이 있고, 호감과 비호감의 눈으로 보는 것이 있지요. 욕심의 눈으로 보면 욕심내는 것밖에는 보지 못하고, 교만의 눈으로 보면 보이는 것이 없어 아예 못 보고, 호감의 눈으로 보면 그의 모든 것을 좋게만 보고 비호감의 눈으로 보면 그의 모든 것을 나쁘게 보지요. 어쨌거나 진짜 문제는 내 눈을 보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안과 의사가 남의 눈은 보고 고쳐주면서 자기 눈은 보지 않아 못 보게 되는 것과 같지요.
이런 내가 아닌지 돌아보는 오늘 우리인데, 돌아보는 것도 보는 것입니다.
[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님/프란치스코 작은 형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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