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아지 키우기,나눔 배우기
핑크장미(주홍단)
《빠다닥 빠딱...》 하는 소리와 함께 알사탕이 딸애의 입안에서 산산쪼각이 났다. 딸애가 학교에서 친구가 준걸 혼자 먹지 않고 살그머니 가방에 넣었다가 집에 와서 다같이 나눠먹는 참이다.
우르르 몰려온 노루종 아빠강아지 《싸싸》, 아들강아지 《싸돌이》, 푸들강아지 《하니》, 《애기》 이렇게 4마리가 눈깜짝할사이 딸애의 앞에 다 모였다. 참 보기만 해도 벅찬 강아지 동물 농장이다.
딸애는 쪼각난 알사탕을 손바닥에 도로 뱉아놓고 큰건 나의 입에, 차례로 하니, 애기, 싸싸, 싸돌이 입에 넣고나서 자기는 손바닥에서 부스러기를 쩝쩝 혀로 핥아먹으면서 활짝 웃는다.
《엄마 정말 맛있지 예?》
한편 딸애는 사탕통에서 비타민C 사탕을 꺼내서 나부터 차례로 건네준다. 강아지들도 길들여져서 저마끔 사탕을 물고 자기자리를 찾아앉아 냠냠 먹어댄다 .
한참동안 시끌벅적하던 거실이 조용해지고 딸애는 방에 공부하러 들어가고 강아지들은 엎드린채 눈을 슴벅이며 나의 거동을 살피면서 안 오는 잠을 청한다.
포장이 없는 알사탕이 신기해서 집에 와서 다같이 나눠먹는 딸애를 보노라니 저도몰래 자기밖에 모르는 자식때문에 속상해하는 부모님들의 원망의 하소연이 귀에 쟁쟁 울려온다.
지금은 뭐나 다 풍족한 세월이지만 애들은 자기밖에 모르고 나눔과 배려와는 생소한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딸애 역시 몇년전만 해도 좋은거라면 자기입부터 챙기는 아이였다. 딸애가 철부지였을 때 집식구들만 식사할 때는 몰랐는데 잔치집이나 환갑집에 가서 친척 친구들과 한자리서 식사할 때 저가락을 들고 먼저 《검식》하는 딸때문에 당혹감을 당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였다.
어른들 먼저 드시라는 말도 없이 머리를 수그리고 저가락으로 여기저기 뒤지며 맛나는것부터 골라먹는 딸애를 바라보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딸애 행위례절교육을 제대로 시켜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여러 사람들을 찾아서 문의했으나 모두들 동생 하나 더 낳아키우면 큰애가 셈이 일찍 든다는 건의밖에 더 쓸만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 허나 당시 아이 하나 더 낳는다는것은 불가능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서점에서 동화책을 사려고 내용을 번져보던중 강아지와 인성이란 책이 눈에 띄여 찾아들었다. 바로 내가 찾던 답안이 이 책에 있으리라 생각하고 다짜고짜로 책을 사들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단숨에 다 읽었다.
어려서부터 강아지를 사달라던 딸애의 요구를 집이 어지럽다거나 세균이 몸에 감염된다거나 하는 말로 이래저래 거절하던 나였지만 이튿날로 강아지 한마리를 사왔다. 경험부족으로 련이어 병들면 병원출입을 하고 그러다가 며칠 안되여 강아지가 사망신고를 내리면 또 다른 강아지를 사기에 바빴다. 제일 오래동안 키운 강아지가 1년 반이였고 우리 집에 머무른 시간이 가장 짧은 강아지가 3일이였다. 련이어 16마리 강아지를 실패보면서 경험을 많이 쌓았다. 나중에 2004년에 사온 노루강아지 싸싸는 지금 8살을 잡았고 피아노나 알람시계 소리에 따라 쏘프라노 창법으로 노래를 불러서 연변 TV와 KBS 월드뉴스에 출연하기도 했고 새끼 3배를 낳았다.
강아지를 키우면 새끼를 낳는것은 당연한 일이다. 암수컷이 교미하는 행위를 통해 딸애한테 학교 선생님도 엄마인 나도 친히 상세히 할수 없는 성교육을 시켰다. 정말 산 과당이란 말이 적절할 정도로 강아지 키우기는 딸애에게 남다른 성교육을 받는 좋은 과당이였다. 특히 싸싸가 거리에서 동네 암강아지에 관심을 가지는것에 대하여 남자애들이 여자애들에게 관심을 가지는것에 대해, 녀자는 몸가짐이 발라야 녀자다운 녀자라는것 그리고 혼자만이 사는것이 아니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아름답다는것 등등이 엄마로서 해야 하는 필수교육으로 해왔다.
사람은 역시 교육에 잘 길들여진 동물임에 틀림이 없다. 딸애는 뭐나 맛나는 먹을것이 생기면 강아지랑 나눠먹으면서 강아지의 눈빛을 보고 원하는것이 뭔지를 알아내는 심리활동을 배우게 되였다.
내가 바늘과 실을 찾아들면 딸애는 인차 바늘귀에 실을 쏙 넣어주고 저녁에 취침시간이 되면 딸애는 나의 방에 물 한컵을 따라 놓아준다. 어릴적에는 학교에서 주는 간식도 절반만 먹고 나머지는 비닐봉지에 남겨서 갖고와서 매일 나한테 맛보라며 건네주군 했다. 또 몇년전 겨울의 어느날 밍크외투 가게를 지나면서 멋진 밍크외투를 만져보는 나에게 딸애는 커서 피아니스트로 돈을 많이 벌어서 엄마한테 밍크옷을 선물할테니 그날까지 꾹 참고 기다리라고 말해서 감동을 먹은적도 있다.
몇년전의 발렌타이데이날에는 추위에 손이 꽁꽁 얼어드는 고생을 하면서 장미꽃을 거리에 나가 팔아서 번 돈 205원을 《사랑으로 가는 길》프로에 출연한 훈춘시에 사는 고아한테 전해준적도 있었다.
거리에 버려진 강아지들에게 구운 쏘세지를 한입한입 떼여서 먹여주는 딸애를 보고 돈 팔아 사서는 왜 남의 강아지 먹여주냐고 핀잔을 줄 대신 참 마음 착하다고 칭찬을 제때에 해주는것 역시 엄마로서의 교육이였다. 딸애와 동감으로 얼마나 불쌍한가고 걱정도 해주었고 그러는 강아지에게 잠시나마 배고픔을 달래주는 딸애는 순간이나마 자기 마음을 헤아리는 엄마에게 행복한 웃음을 선사했다.
나눔이란 내가 가진것이 많아서 나누는것이 아니다. 내가 먹을 밥그릇에서 반은 갈라서 배고파하는 누군가에게 주는것이 진정 따뜻한 나눔이다. 딸애는 이제 커서 정말 가진것이 넘쳐나게 많은 부자가 아니여도 있는것만큼 나누며 사는 그런 자기만의 핑크색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것이라고 믿는다.
무작정 아이만 자사하다고 탓하는 부모에게 강아지를 키워보라고 권고한적 있다. 했더니 강아지를 키우는 돈이면 옷 한견지 괜찮은것으로 사입겠다는둥, 냄새나서 어떻게 키우겠냐는둥, 지금은 강아지 먹이, 옷, 신발, 샴푸까지 비싸기를 장난이 아닌데다 강아지 미용까지 비싼 값으로 해야 한다는둥... 기사에나 나오던 강아지에 대한 부정적인 말은 거의다 하면서 거절한다. 지어 강아지한테 돈을 물처럼 쓰는 사람이라면 적십자에 쌀 한자루 더 기증할거지 라고 했다. 알것은 다 알지만 강아지 키우기가 애에게 나눔의 교육인걸 모르는 학부모랑 같이하는 동안 동감이 없어서 정말 힘듬을 느꼈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은 똑같은 경제상황에서도 남다르게 사랑을 나누는이가 더 많다는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바로 마음이 따뜻한 부류 사람들중에 애견가가 많다는 말이다.
더러움도 시끄러움도 마다하고 강아지를 키우며 무료봉사로 청소년상담을 한주에 한명씩 8년간을 견지해 청소년 심리상담사로 “인기만점”인 나역시 애견가중의 한사람이 아닌가?
나를 복제하여 알사탕 한알을 6쪼각으로 나눠 엄마랑 강아지랑 함께 먹는 딸애는 정녕 알사탕의 맛보다 더 달콤한 사랑을 이 세상에 전하고있지 않는가?
나눔이란 역시 나눠본 사람만이 행사하는 전매특허이리라!
사탕 한알도 나눠먹는 딸애- 딸애는 앞으로 이 세상에서 애심천사로 손색이 없을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나눔이란 전매특허권 소유자중 주역일것이라고 믿어의심치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