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verside (클리앙)
2024-04-15 22:35:37
정의당 폭망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니, 차치하고요.
폭망으로 가는 길에서 회생하는 방법은 없었나 하는 점은 나름대로 생각해봅니다.
1) 준연동형, 조국사태 등의 문제로 민주당과 갈등 가지는 상황에서 나름 선전한 21대 총선에서는 9.7%정도를 확보합니다. 준연동형으로 15석 의석을 확보할 거라고 기대했던 것과 달리, 민주당과 연합을 하지 않음으로써 5석 (지역구까지 6석)을 확보하는데 그칩니다. 여기서 민주당의 퐁퐁당퐁퐁당 준연동형을 받았다면, 17+5 = 22의 2/3 즉, 15석을 확보했을 겁니다. 그러나 이 제안을 거부한게 스노우볼이 됩니다. 추후에 정의당 후순위들이 우루루 빠져나가버립니다. 대표적으로 한창민, 박창진 등이죠.
2) 이미 윤씨와 이재명의 양자대결로 대선이 가는 상황에서 안철수가 빠지는 순간, 심상정이 바로 사퇴를 결정했다면, 이렇지 않았을 겁니다. 물론 심상정이 가져온 2.5%정도 되는 표가 무조건 이재명으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만, 적어도 패배 화살이 자기에게 돌아오는 것은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3) 2번째로 강서보궐선거에서 1.8%정도로 세력이 초토화되었습니다. 그 전에 까치밥 정도는 남겨주던 민주진보진영이 여지없이 표를 주지 않는 시점에서 빠르게 태세 전환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진보진영에서 진보당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었죠. 22대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자가 20명을 넘기기 어려워진 상황이 정의당세를 말해줍니다. 특히 그나마 지역구 출마해서 7~10%정도를 받아주던 후보들이 불출마 (예, 배진교, 이정미, 김종대) 다른 진영 (박원석) 으로 빠져나가버리면서 비례대표 표를 받기도 어려웠습니다. 이번에 나온 지역구로 나온 사람들 중에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심상정, 장혜영, 강은미, 여영국 정도이고, 이중에서 심상정만 겨우 15%를 넘었고, 강은미가 반액, 장혜영, 여영국은 7~8%정도였습니다. 이러니 비례대표를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4) 무조건 비례연합에 들어왔어야 했습니다. 이건 필연입니다. 원내냐, 원외냐 하는건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심상정을 무슨 수를 쓰더라도 주저앉히고, 지역구는 모두 불출마하고, 비례연합에 들어와서 2~3석 정도라도 챙겼어야 합니다. 그래야 후일을 도모했는데요. 그러지 못한게 정무적 감각이 너무 없었습니다. 사실, 운이 없었던 게, 이재명 대표께서 테러를 안 당했다면, 아마 일정상 부산에 갔다가 문대통령님을 뵙고, 바로 그 자리에서 비례대표 연동형을 이야기 했을 겁니다. 그러나, 매우 안 좋은 일로 그 발표가 늦어졌고, 그 사이에 정의당은 녹색당과 선거용 합당을 했고, 아시다시피 녹색당 역시 21대 총선 비례대표에서 민주당에 안 좋은 감정이 있어서, 결국 참여하지 못했죠. 그래도 어떻게든 정무적 판단으로 참여했었어야 합니다. 명분도 중요하지만, 실리가 더 중요하거든요.
아무튼 이런 고비고비마다 아쉬운 정무적 판단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회생의 과정은 정말 힘들겁니다.
진보당 같이 치고 뭔가 치고 빠지기에 능한 것도 아니고요.
그나마 하나 있는 네임드인 심상정마저 은퇴해버린 상황에서, 다음에 존속가능한 진보계열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노력이 필요할 겁니다.
댓글 중---
P.P.O.I!
지금의 총선 선거제도의 근간인 준연동형을 적극적으로 민 당이 정의당입니다.
근데 더민주가 당시 이거 잘못 법 설계하면 위성정당을 만들어 엉뚱하게도 국민의 힘(당시는 미래통합당)이 어부지리로 득표한 표로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있었으나, 정의당은 쌩깠죠.
결국 진짜로 위성정당이 만들어지고 당시 더민주도 밀릴 수 없어서 그래도 국민의 힘과 달리 군소정당 연합체로 대항하려고 했으나, 정의당은 여기 합류하는 걸 거부하죠. 그러면서 정의당은 더민주와 협력 안 하겠다며 도도하게 나갑니다. 결국 원하는대로 의석 배분을 얻지 못하고 그 전 보다 훨씬 못한 의석수로 주저앉으면서 한다는 소리가 이렇게 된 게 다 더민주 때문이라며 엄한 곳에 화풀이를 해 버립니다. 최초 잘못은 위성정당을 만든 국민의 힘(미래통합당)에 있었는데도 말이죠.
이미 이 때 부터 정의당 노선은 타도 더민주였습니다. 그러니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가 나왔을 때도 오히려 대통합을 외치며 그에게 적대시하는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를 오히려 디스하는 전략으로 나갔죠. 안철수 단일화로 인해 본인도 거취를 결정해야 하는 중차대한 상황에 한가하게 양당정치 종식을 외치며 정의당은 내 갈 길 가겠다는 식으로 나왔습니다.
그 결과가 이번 총선입니다. 정의당은 그토록 많은 도움을 받아온 더민주 지지자 분들에게 한 번도 감사는 고사하고 도움을 줄 생각을 안 했습니다. 오로지 본인들이 잘났고 본인들만이 양당정치를 끝내고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그래서 국민의 힘은 일단 제끼고 더민주부터 와해시키자는 마음으로 지난 21대 국회에 임했던 겁니다.
정말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정치 구도를 이해도 못하고 오로지 본인들 입지만 다지려고 엄한 더민주 공격하다 이 꼴 난 거, 꼴 좋다입니다.
첫댓글 댓글 중---
슈기슈가
비례연합에 못들어왔을겁니다 무슨수를 써도 민주당이 호구도 아니고 절대 못받는 조건을 내걸고 우린 먼저 제안했다고 명분만 챙겼을것 예상합니다 결국 체포동의안 찬성 이재명 구속에 모든걸 걸었지만 실패하고 그대로 멸망했다 보여지네요
모듈라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저런 잘못된 판단을 했다는 것은 이미 그당의 정체성과 본질에 대한 치명적 문제가 생겼다는 걸로 봐야죠. 노회찬 의원 서거 후 끝난 겁니다. 그냥 심상정 사당이지 이게 무슨 민주정당입니까.
Lithium
윤석열 당선이 목적이 아닌가 싶죠. 일부러 심술 부린. 왜냐면 지들 경험칙상 민주당 정권보다는 국짐계열 정권일 때 자기들 입장에서는 더 활황장세(?)라 판단해 윤석열이어도 그다지 나쁠 게 없다고 생각한 거죠. 거기다 지들이 탐욕부린 건 생각하지도 않고 위성정당에 삐쳤기도 하고. 진짜 진짜 역겨운 게 심상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