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장·마크롱 佛 대통령, 동반 방중...속내는?
O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윈회 위원장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대중 외교와 관련하여 EU 수장에게 맡겨진 임무와 성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음. 최근 EU를 향한 중국의 날 선 발언과 EU 회원국에 대한 경제 보복,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러시아에 우호적인 중국의 입장 등으로 인해 회담이 불가피해졌음.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EU의 한 외교관의 표현처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대중국 정책을 확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임무”에 가까움.
- EU 집행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은 대규모 재계 대표단과 함께 중국 각 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데 반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목요일에 있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3자 회담 자리에만 마크롱 대통령과 동석할 예정이며, 리창 총리와의 단독 회담과 주중 EU 상공회의소와의 회담을 계획하고 있음. 이러한 일정은 중국이 EU의 의제에서 얼마나 빠르게 중요 사안으로 부상했는지를 반영함.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27개 회원국의 서로 다른 입장과 미국의 끊임없는 압력 사이에 놓여 있음. 폰데어라이엔은 독일 국방부 장관을 지낸 인물로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하여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력 중이며, 바이든은 EU가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음. 바이든은 전쟁을 조장하는 파트너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함으로써 러시아 때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임.
- 그러나 EU의 회원국 간에는 서로 입장 차이가 있음. 리투아니아처럼 외교적 마찰 때문에 대중 무역이 급감한 국가도 있지만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과 경제 전쟁을 벌이는 것을 경계하고 있음.
- 한편 폰데어라이엔은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결단의 순간에 직면해 있음. 마크롱이 방중 일정에 폰데어라이엔에게 동반 방중을 제안한 것은 2024년 EU 선거를 앞둔 지금 그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임. 그러나 다음 주 브라질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인해 폰데어라이엔의 중남미 순방이 취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현재 실제적인 외교적 권력의 중심은 중국임. 독일 총리 올라프 숄츠(Olaf Scholz)는 지난 11월 EU 파트너 없이 독일 재계 지도자들과 함께 베이징을 방문했으며, 샤를 미셸(Charles Michel)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12월 중국을 방문했고, 요세프 보렐(Josep Borrell)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다음 주 단독 임무를 띠고 중국을 방문할 예정임. 유럽이사회 고위 관리들은 미·중 갈등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중국에 덜 대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음.
- 한 동유럽 관리는 폰데어라이엔의 이번 중국 방문이 EU가 중국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뭔가 보여줄 기회라고 말함. 폰데어라이엔은 지난주 연설에서 중국에 대한 경고를 쏟아내며 EU가 중국에 “더 대담해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유럽은 중국과의 비즈니스를 필요로 하고 원하므로 “디커플링보다는 위험 요소 제거”가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음.
- 중국의 푸 콩(Fu Cong) 베이징 주재 EU 대사는 그녀가 “중국의 정책과 입장에 대해 거짓 또는 잘못된 해석”을 하고 있다고 비난함. 중국 정부는 대체로 폰데어라이엔을 마크롱 등 EU의 다른 국가들보다 더 강경파라고 인식하고 있음.
- 이번 방중의 관건은 러시아가 전쟁을 지원해 줄 파트너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EU가 중국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있음. 그러나 한 EU 외교관은 폰데어라이엔이 돌아와서 “우리는 최선을 다했고 그와 대화를 나눴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몇 시간 대화를 나눴다고 해서 시진핑의 마음이 바뀐다는 환상을 품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논평함.
출처: 폴리티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