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엘리야가 다시 오리라.>
▥ 집회서의 말씀입니다.48,1-4.9-11
그 무렵 1 엘리야 예언자가 불처럼 일어섰는데 그의 말은 횃불처럼 타올랐다.
2 엘리야는 그들에게 굶주림을 불러들였고
자신의 열정으로 그들의 수를 감소시켰다.
3 주님의 말씀에 따라 그는 하늘을 닫아 버리고
세 번씩이나 불을 내려보냈다.
4 엘리야여, 당신은 놀라운 일들로 얼마나 큰 영광을 받았습니까?
누가 당신처럼 자랑스러울 수 있겠습니까?
9 당신은 불 소용돌이 속에서 불 마차에 태워 들어 올려졌습니다.
10 당신은 정해진 때를 대비하여
주님의 분노가 터지기 전에 그것을 진정시키고
아버지의 마음을 자식에게 되돌리며
야곱의 지파들을 재건하리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11 당신을 본 사람들과 사랑 안에서 잠든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우리도 반드시 살아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엘리야가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였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7,10-13
산에서 내려올 때에 10 제자들이 예수님께,
“율법 학자들은 어찌하여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한다고 말합니까?” 하고 물었다.
11 그러자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과연 엘리야가 와서 모든 것을 바로잡을 것이다.
12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엘리야는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그처럼 사람의 아들도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13 그제야 제자들은 그것이 세례자 요한을 두고 하신 말씀인 줄을 깨달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림시기에 준비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본당에서는 대림특강과 성탄판공을 준비합니다. 대림특강을 통해서 주님 성탄의 의미를 마음에 담는 것입니다. 마음에 담았다면 예물을 준비했던 동방박사처럼 우리들 또한 주님께 예물을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의 탄생을 가장 먼저 와서 경배했던 목동들처럼 깨어 주님의 탄생을 맞이해야 합니다. 성탄판공을 통해서 우리 마음에 있는 죄의 뿌리들을 없애야 합니다.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모시는 최초의 구유가 되었던 것처럼 우리의 마음을 예수님을 맞이하는 정갈한 구유로 만들어야 합니다. 날마다 성전에서 기도했던 시메온과 한나처럼 기도하며 주님의 탄생을 축복해야 합니다.
저는 지난 10일에 코네티컷 한인성당에서 ‘대림특강’을 하였습니다. 주제는 ‘하느님의 사랑’이었습니다. 우리는 신앙의 ‘VIP' 그리고 신앙의 'MVP' 되자고 하였습니다. 세상의 으뜸과 세상의 최고는 ’성공, 명예, 권력‘이라는 선악과를 쟁취하는 것이지만, 신앙의 으뜸과 신앙의 최고는 회개하는 것이고, 회개했다면 삶으로 증거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제 나의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사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신앙의 으뜸과 신앙의 최고가 되어 주님의 성탄을 기쁘게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교회의 전례는 대림시기를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대림시기 전례에 사용하는 두 가지 감사송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감사송은 이렇게 기도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비천한 인간으로 처음 오실 때에는 구약에 마련된 임무를 완수하시고 저희에게 영원한 구원의 길을 열어 주셨나이다. 그리고 빛나는 영광 중에 다시 오실 때에는 저희에게 반드시 상급을 주실 것이니 저희는 지금 깨어 그 약속을 기다리고 있나이다.” 2000년 전에 오셨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길을 마련해 주셨음을 신앙으로 고백합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며 ‘지금 깨어’ 그 약속을 기다리겠다고 다짐합니다.
독서와 복음도 이런 전례의 구조에 맞게 정해졌습니다. 두 번째 감사송은 이렇게 기도합니다. “모든 예언자는 그리스도께서 오실 것을 미리 알려 주었고 동정 성모님께서는 극진한 사랑으로 그분을 품어 주셨으며 요한은 오실 분을 미리 알려 주고 이미 와 계신 그분을 가리켜 주었나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저희가 깨어 기도하고 기쁘게 찬미의 노래를 부르면서 성탄 축제를 준비하고 기다리게 하셨나이다.” 독서와 복음도 이런 전례의 구조에 맞게 정해졌습니다. 예수님의 족보, 천사 가브리엘의 예고, 마리아와 요셉의 순명,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 주님의 탄생 그리고 천사들의 경배로 정점을 이루게 됩니다. 2000년 전에 있었던 주님의 성탄이 이제 우리의 삶에서 ‘재현’되고 있음을 기쁘게 맞이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년 전례를 통해서 성탄을 준비하고, 맞이합니다. 어떤 사람에게 ‘성탄’은 그저 통과의례로 연말연시의 과정이 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성탄’은 그저 2000년 전에 있었던 한 사건에 대한 기억이 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성탄’은 어린 시절 가슴이 설렜던 빛바랜 추억이 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성탄’은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은 일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엘리야는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그처럼 사람의 아들도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성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멀리 동방에서 주님의 성탄을 축하하러왔던 동방박사들처럼 우리도 주님의 성탄을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주님 성탄에 합당한 예물을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나의 말과 행동이 정화되어 이제 내가 주님을 맞이하는 구유가 되면 좋겠습니다. 시메온과 한나처럼 침묵과 관상 속에서 주님의 성탄을 경건하게 기다리면 좋겠습니다. “당신을 본 사람들과 사랑 안에서 잠든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우리도 반드시 살아날 것입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