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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차
원제 : Stagecoach
1939년 미국영화
제작, 감독 : 존 포드
음악 : 제라드 카보나라
출연 : 존 웨인, 클레어 트레버, 토마스 미첼
존 캐러다인, 앤디 드바인, 루이스 플랫
조지 밴크로프트, 도날드 미크, 버튼 처칠
팀 홀트, 톰 타일러
아카데미 남우조연상(토마스 미첼), 음악상 수상
존 포드 감독의 1939년 작품 '역마차'는 고전 서부극 장르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입니다. 오늘 이 영화를 해체분석해 보면서 서부 영화사, 할리우드 영화사, 존 포드 등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역마차는 서부극의 고전중의 고전으로 꼽히는 작품이고, 주제곡도 유명하고, 인디언의 마차 추격씬, 존 웨인 이라는 스타의 탄생 등 여러 짚을만한 흥미거리가 있는 작품입니다. 사실 서부극은 B급 수준을 넘어가지 못하는 장르였으나 존 포드 감독은 그런 서부극을 A급 수준으로 높인 인물이고 가장 서부극을 잘 만드는 감독으로 단연 꼽히고 있습니다. 미국 영화사의 가장 위대한 감독 중 한 명이기도 하고 가장 서부극을 잘 만드는 감독이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아주 유명한 서부극, 수작으로 널리 꼽히는 서부극 중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원조를 '역마차'로 꼽습니다.
자, 이 모든 평가는 공정한 것이고 정확한 것일까요?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조금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역마차는 비교적 잘 만든 서부극은 맞습니다. 하지만 영화사에 대단한 걸작으로 남거나 10대 서부극 운운할만한 부분은 다소 과평가 된 작품이라고 봅니다. 어느 정도는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영화라고 보는데 물론 진짜 황당한 과대평가를 받았던 '황야의 결투' 만큼은 아니라고 봅니다. 관점에 따라 이 영화를 아주 좋아하는 분들은 당연히 나올 수도 있다고 보이니까요. 다면 '하이눈' '셰인' 'O.K 목장의 결투' '황야의 7인' 급으로는 여기지 않고 존 포드의 영화 중 '리버티 발란스를 쏜 사나이'보다는 아래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서부 영화사에서 가장 과평가를 받은 감독이 존 포드와 안소니 만 이라고 봅니다.
남우조연상을 받은 토마스 미첼(가운데)
그리고 가장 높은 개런티를 받은 클레어 트레버
존 포드가 너무 좋아한 장소
모뉴먼트 밸리가 너무 계속 보여진 것이 단점
(역마차가 같은 장소를 뱅뱅 돌았다는 것인지)
마부와 보안관
존 포드 감독은 미국을 대표하는 명감독인데, 일반적으로 우리나라는 '역마차' 부터 그의 걸작을 기억합니다. 사실은 그 이전부터 이미 좋은 영화들을 만들었습니다. '허리케인' 같은 작품을 보았을 때 어떻게 저 시대에 저런 수준의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감탄하기도 했거든요. 아무튼 '역마차' 이후 곧바로 '분노의 포도'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 같은 그의 대표 걸작이 연달아 터지는 바람에 그런 평가는 더욱 공고히 증명된 셈이었고, 그 덕분에 사실은 허점 투성이인 '황야의 결투'가 과대평가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오히려 그 '황야의 결투'의 과대평가는 결국 이후에 이어진 '3인의 대부' 황색 리본' '리오 그란데' '아일랜드의 연풍' 등의 사실은 평범한 영화들을 걸작평가로 이어지게 하는 영향을 주었고, 오히려 존 웨인, 헨리 폰다를 배제한 '웨스트 포인트' 에서야 존 포드의 진가가 비로소 다시 나왔다고 봅니다. '황야의 결투' 부터 '아일랜드의 연풍'까지는 기록상은 전성기처럼 되어 있지만 제 마음에 드는 영화는 거의 없습니다. 즉 좁게 보면 '황야의 결투'에서의 과대평가가, 넓게 보면 '역마차'에서의 과대평가가 그 원인이라고 보여집니다. 한두가지의 단점으로 혹평을 받는 것이 영화인데, 반대로 존 포드의 영화는 한두가지의 장점으로 걸작으로 둔갑하곤 합니다. 20년뒤 고전영화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블라인드 평가'를 하라고 하면 존 포드의 영화들에 대한 과평가가 다소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복면가왕 처럼 공정한 오디션이 없나? 명성빨 말고)
'역마차'는 '황야의 결투'가 그랬듯 장단점이 분명한 영화입니다. 단점부터 말해보죠. 보통 서부극은 스토리가 단순하고 악당과 선역의 구도가 명확합니다. 그런데 역마차는 등장인물이 여럿이고 어느 한 명에 집중이 안됩니다. 빠르게 흐르는 산만한 대사 속에서 인물의 중요한 구도가 스쳐 지나가요. 지금처럼 영화를 쉽게 구해서 집중해서 보는 상황이 아니라면 이 산만한 연출과 어수선한 대사 속에서 놓칠 장면이 많습니다. 그리고 역마차를 타고 긴 여행을 하는데 카메라는 그 존 포드가 지독히도 반한 풍경 '모뉴먼트 밸리'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이게 여행인지 같은 곳을 빙빙 도는 건지 모르겠어요. 존 포드의 모뉴먼트 밸리에 대한 강한 집착의 징후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난 영화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인디언에 대한 왜곡과 비하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입니다. 촬영에서도 이미 1935년 에롤 플린 주연의 '경기병대의 돌격'에서 문제가 드러난 동물 학대(말 학대) 논란이 될 수 있는 좁은 기둥 사이에 끈을 설치하고 달리는 말을 넘어뜨리는 촬영 기법(마치 총을 맞고 기수가 추락하는 장면처럼 연출하기 위해서)을 이 영화에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4년 전에 발생한 문제가 된 장면인데 존 포드는 그런 폐기가 마땅한 동물학대 촬영법을 또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장점인 역마차 추격씬은 장면은 멋지지만 개연성이 없는 장면입니다. 인디언들이 너무 느리게 따라오는 건 그렇다고 쳐도 그들이 총을 쏴서 얼마든지 마차를 멈추게 할 수 있는데 활이나 총알은 알아서 빗나가거나 다른 곳에 맞죠. 이 부분은 다른 여러 사람에 의해서 지적이 되기도 했습니다.
긴 총을 한바퀴 멋드러지게 돌리며 등장한 존 웨인
이 장면을 위해서 총 돌리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한다.
아마도 '터미네이터 2'에서 이 장면을 참조한 듯.
이 영화로 스타의 기반을 닦은 존 웨인
존 웨인과 클레어 트레버
원조 쩍벌남(가운데 아저씨)
장점은 뭘까요? 역시 많습니다. 9명의 각양 각색의 군상을 각자 개성있게 묘사한 건 분명 장점이지요. 그런데 1시간 30분 좀 넘는 영화다 보니 산만하고 장황해지는 단점이 되기도 했지만. 지금이야 익히 유명한 존 웨인, 토마스 미첼 및 비교적 알려진 클레어 트레버, 존 캐러다인 등 아는 배우들 몇몇이 있으니 구분이 되지만(물론 저 처럼 고전영화 팬들에게만 해당되겠지만) 9명의 역할, 특히 은행횡령자 게이트우드의 역할에 대해서는 굉장히 게으르고 무성의한 연출을 했습니다. 심지어 마차에서 마부와 보안관이 그의 이름을 언급하는 대화를 할때 아마 대부분의 관객은 그 중요함을 캐치하지 못했을 것니다. 영화의 포인트가 되는 연출은 의도적으로 눈에 띄게 해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연출하면 복기가 필요합니다. (장점 이야기한다고 하면서 또 단점 지적이네요.)
모뉴먼트 밸리를 미로처럼 벗어나지 못한 편집은 개연성은 없었지만 이 근사한 아리조나 주 명물 광경을 제대로 보여준 사실상 첫 영화인 셈이고, 후반부의 인디언과 마차 추적씬은 21세기에 봐도 멋진 장면입니다. 특히 이 장면에서 말에서 추락하여 밑으로 들어가서 뒤쪽으로 빠지는 스턴트 장면은 위험천만한 장면이지만 굉장한 명장면입니다. 지금이라면 CG처리할 수도 있겠지만 스턴트맨이 그대로 찍은 실제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레이더스'에서 그대로 패러디가 되지요. 심지어 '레이더스 짝퉁'인 리처드 챔벌레인의 '킹 솔로몬'에서도 비슷하게 묘사됩니다. 영화사의 명장면 중 하나지요.) 1930년 '빅 트레일'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그 영화가 흥행 실패하여 거의 10년을 '이름없는 주연배우'로 허송세월을 보낸 존 웨인을 스타로 만드는데 기여했지요. 그를 아주 잘 활용한 영화이고, 후반부 결투 장면은 다른 서부극과 달리 아주 짧고 절제되어 더 긴박감이 있었던 장면입니다. 이후의 많은 서부극의 결투 장면에 당연히 참고가 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좁은 마차에 탄 9인의 여정을 농축적으로 잘 묘사한 작품입니다.
눈에 띄는 단점과 장점이 공존하는 영화인데 아이러니하게 단점이 장점이 될 수 있고, 장점이 단점이 될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존 포드라는 상징성과 이후 그가 2편의 대단한 걸작을 연달아 터뜨리는 바람에 장점이 더 부각되어 서부극의 걸작으로 칭송받게 됩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역마차'이전에는 서부극이라는 장르가 제작비는 많이 들고 실속은 없는 B급 장르로 평가 받았기 때문에 '역마차'는 40-50년대 서부극 전성시대를 연 중요한 작품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흥행부진으로 인하여 저평가를 받는 라울 월슈의 '빅 트레일'을 저는 근사한 유성영화 서부극의 원조라 평가하고 싶네요. 역마차 이전에 이미 '빅 트레일'이 있었다 라고 하고 싶고, 존 웨인 역시 '역마차'이전에 '빅 트레일'에서 근사한 주인공을 연기했습니다. 그런데 존 웨인 영화 중 30년대 작품 중에 딱히 유명한 작품이 드물어서 심지어 '역마차'를 그의 첫 주연작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많고 심지어는 '나무위키'에도 두 문장에 걸쳐서 그렇게 묘사되었습니다. 엉터리입니다. (나무위키는 아무나 편집이 가능한가 봐요. 그래서 제가 고쳐 놓긴 했는데. 존 웨인은 이미 역마차 이전에 수십편에서 주연을 맡았습니다.)
탈옥자와 매춘부의 로맨스
마차에 나무를 대고 강을 건너는 장면도
어렵게 연출한 명장면
인디언을 흉폭하고 야만스럽게 다룬
존 포드의 인종차별과 역사 왜곡
아, 역마차는 무슨 내용일까요? 분해한다고 했으면 무슨 내용인지는 써야겠죠.
'로즈버그' 라는 어느 마을로 가는 마차, 말을 교체하기 위해서 톤토 라는 마을에 들어서는데 이미 역마차에 타고 있던 만삭의 임산부 루시는 군인인 남편을 만나러 가는 중이고(전혀 임산부처럼 안 보이는 게 연출의 맹점, 아, 지적할게 너무 많아~), 이 마을에서 주정뱅이 의사 분(토마스 미첼), 아마 매춘부인 것 같은 달라스(클레어 트레버), 위스키 판매원 피콕이 합류하고 루시를 보고 도박사인 햇필드(존 캐러다인)도 그녀를 보호하겠다고 하면서 동승합니다. 여기에 보안관 컬리(조지 밴크로프트)가 로즈버그에 루크 일당이 있다는 말을 듣고 직접 마부의 호위대로 마부석에 앉습니다. 마차가 막 출발하려는데 돈을 횡령하고 도주하려는 게이트우드 라는 은행가가 합류하고, 조금 가다가 감옥을 탈옥한 링고 키드(존 웨인)까지 합류하여 승객 7명과 마부, 호위를 하는 보안관 까지 총 9명이 이 좁은 마차를 타고 함께 광야를 건너는 여행을 이어갑니다.
'황야의 7인' 만 해도 많은 숫자인데 무려 '역마차의 9인' 이야기라니요. 그러니 얼마나 산만한 영화인지 알 수 있죠. 더구나 '황야의 7인' 처럼 인상적으로 자기 소개를 할 시간조차 주지 않습니다. 남자 7명, 여자 2명, 링고 키드 역의 존 웨인은 좀 멋지게 나타납니다. 그는 탈옥수지만 사실은 루크 3형제에게 가족을 잃고 누명을 쓴 인물입니다. 보안관도 그런 사정을 잘 알지만 위험한 루크에게 당할 수 있어 오히려 감옥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데 링고는 루크형제들에 대한 복수심에 반드시 로즈버그로 가려고 하죠. 나머지 사람들의 목적도 제각각입니다. 달라스와 의사는 마을에서 사실상 쫓겨난 것이고 위스키 판매원은 술을 좋아하는 의사 때문에 얼떨결에 따라오게 된 것이고, 루시는 만삭이 되어 군인인 남편을 만나러 온 것이고, 햇필드는 그냥 떠돌이 도박사 같은데 루시의 아버지의 부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어서 루시를 보호하려는 목적입니다. 혹은 그녀에게 반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이들이 로즈버그로 가는 여정에서 이미 영화 시작부터 아파치의 습격에 대한 복선이 깔립니다. 제로니모의 이름이 언급되고, 아파치의 습격에 대한 기운을 솔솔 영화 내내 풍기지요. 그리고 후반부에 아파치 수십명의 습격이 이루어지고, 서부영화 또는 추적영화에서 꼽히는 명장면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근사한 장면이 존재하고 이후의 서부극에 여러 영향을 주었겠지만 저는 '역마차'가 서부극의 원조처럼(허접한 작품 말고) 꼽히는 것에는 당연히 불만입니다. 라울 월슈의 1930년 작 '빅 트레일'을 잊을 수 없고 그 영화는 1967년 앤드류 V 맥라글렌의 '서부로 가는 길'로 재현되었고, 남아공을 배경으로 한 '야성녀'에도 분명 영향을 주었습니다. 즉 라울 월슈가 차지해야 할 아메리칸 웨스턴 개척자의 역할을 존 포드가 슬쩍 가로챈 느낌입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같은 1939년 썩 괜찮은 서부극이 또 몇 편 나왔습니다. 마를레네 디트리히와 제임스 스튜어트 주연의 '사진' 그리고 헨리 킹의 '지옥의 길' 역시 출중한 서부극이었고, 1940년에는 윌리암 와일러의 '위대한 서부인' 같은 작품이 등장합니다. '역마차'이전 그리고 유사시기에 이미 쑥쑥 등장하고 있었는데 '역마차'가 그 과실을 다 독차지하는 건 부당합니다. 다만 제목 그대로 '역마차'를 소재로 한 영화 중에서는 확실히 독보적이고 몇 개의 명장면은 '역마차'의 확실한 장점입니다.
인디언의 역마차 추적장면은
이 영화의 대표 명장면이다.
우리편은 이렇게 몸이 노출되어 있어도
총에 잘 안 맞는다.
어떻게 보면 가장 하일라이트가 될 수도 있었던
1 : 3 격투장면은 별 비중없이 다루어진다.
이 영화가 걸작으로 좀 더 과평가 된 결정적 이유는 좀 복합적 실타래처럼 되었는데 우선 오손 웰즈가 '시민 케인'을 만들기 전 이 영화에 반해서 수십 번 보고 참고를 했다고 합니다. ('시민 케인'에서의 그 유명한 '로즈버드'와 역마차의 행선지 '로즈버그'가 뭔가 연관된다고 생각되지 않나요?)' 그 '시민 케인'은 '사이트 앤 사운드'지에서 역대 최고 위대한 영화로 꼽히는 바람에 역도미노 현상처럼 결국 흘러가 '역마차'의 걸작이 확고히 되는 상황에 이른 것이지요. 물론 제가 아는 주변의 어떤 사람도 '역마차'를 가장 좋아하는 서부극으로 꼽는 경우는 본 적이 없습니다. 이건 역시 '책'외에 '시민 케인'을 가장 잘 만든 혹은 좋아하는 영화로 꼽는 지인이 거의 없는 것과 동일한 현상이죠. 물론 저 역시 지극히 '개인적 성향'으로 가장 좋아하는 서부극들은 따로 있지만. 근데 왜 '책'에서의 걸작과 '사람이 말하는 걸작'이 구분되어야 하죠:? 이건 제가 '사이트 앤 사운드'의 그 황당한 목록을 처음 보고 수십 년 간 풀지 못한 수수께끼 이기도 합니다.
저의 결론을 정리합니다.
'역마차'는 잘 만든 볼만한 서부극? 예
'역마차'는 최초의 걸작 혹은 수작 서부극이다? 아니오
'역마차'는 역대 10대 서부극 중 하나? 아니오
'역마차'에서 존 웨인은 최초의 주연? 아니오
'역마차'는 존 웨인이 주연한 최초의 서부극 걸작 또는 수작? 아니오
'역마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서부극이다? 아니오
'역마차'는 과대평가 받았다? 예
'역마차'는 서부극 이라는 장르를 A급 인기 장르로 격상시킨 역할을 했다? 예
"역마차'는 존 포드의 가장 잘 만든 서부극인가? 아니오
'역마차'는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최초의 서부극? 아니오 (1931년 작품 '씨마론'이 이미 작품상을 수상, 역마차는 후보에는 올랐으나 수상을 못함. 당연하지 그 해 수상작이 무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였으니)
"역마차"의 최고 장점을 꼽으라면? 촬영
"역마차'의 대표 단점 두 가지를 꼽으라면? 인물의 산만함과 인디언 비하
'역마차'는 기막힌 명장면이 있나? 있음.
아무튼 역마차는 꽤 유명한 서부극이고 음악도 유명하고 후반부의 추격전이 상당히 볼만한 작품입니다. 그래서인지 정작 링고 키드의 복수 대결은 크게 부각되지 않은 부분도 있지요. 일종의 주인공의 복수가 곁다리처럼 된. 서부영화의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한 영화인 것은 분명합니다.
ps1 : 칼라를 입힌 버전이 나왔는데 아깝게도 영상이 몇 분 제거된 버전이라서 자막에 맞추어 칼라 버전으로 볼 수는 없었습니다.
ps2 : 존 웨인은 20대 초반에 라울 월슈 감독의 대작 서부극 '빅 트레일'에서 주연을 맡아서 유성영화 초기 스타로 발돋움할 기회를 잡았지만 이 영화가 크게 성공하지 못해서 이후 10여년을 무명의 주연배우로 보냈습니다. 결국 9년 만에 존 포드 감독에 의해서 '역마차'의 주역이 되어 A급 영화 주연 배우가 될 수 있었지요. 하지만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흥행스타가 되는 건 또 9년이 지나서 1948년부터 였습니다. 대신 20년 이상을 흥행력있는 10대 배우 중 하나로 장기 군림했습니다.
ps3 : 게리 쿠퍼가 링고 키드 역으로 물망에 먼저 올랐습니다. 달라스 역은 마를레네 디트리히가 꼽혔고. 하지만 너무 비싼 배우들이라서 제외된 것 같습니다. 조엘 맥크리어와 에롤 플린은 링고 키드 역을 제의받고 거절했다고 하네요. 존 웨인은 당시 조연 배우보다도 개런티가 싼 주연배우였다고 합니다. '역마차'에서 가장 개런티가 높았던 배우는 당시 가장 유명했던 클레어 트레버 였습니다. 별 인지도가 없던 존 웨인 캐스팅에 대해서 다들 결사반대를 했는데 존 포드 감독이 밀어붙였다네요. 그리고 촬영시 그를 굉장히 혹독하게 다루었다고 합니다.
ps4 : 이 영화에서 존 웨인은 얼굴도 젊지만 체격도 그다지 살이 찌지 않았습니다. 게리 쿠퍼가 무성영화 시대를 벗어나자 쉽게 대스타가 된 이유가 목소리 연기에 장점이 있어서인데 존 웨인도 상당히 근사한 음성을 가졌지만 스타가 될 기회를 늦게 잡은 셈입니다.
ps5 : 주정뱅이 의사 역으로 비중있게 등장한 토마스 미첼은 같은 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비비안 리의 아버지 역할로 출연했습니다. 두 영화가 아카데미상에서 격돌했는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완승이었죠. 하지만 토마스 미첼은 '역마차'로 남우조연상을 받았습니다.
ps6 : 1939년에는 너무 대단한 수작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위시해서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제가 꽤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오즈의 마법사' '생쥐와 인간' 브룩휠드의 종' '노틀담의 꼽추' '폭풍의 언덕' 등등. 미국영화만 꼽아도 이 정도지요.
ps7 : 이 영화의 배경이 된 모뉴먼트 밸리는 존 포드의 '황야의 결투'를 비롯해서 다수의 영화에 등장하는데 1950년대까지는 포장도로가 깔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자동차 도로가 깔려서 차로 여행을 할 수 있다고 하죠. 아래 사진이 그곳 입니다.
ps8 : 위험 천만한 실제 연기, 말 아래 깔려서 뒤쪽으로 지나가는 장면, 스턴트 맨이 직접 눈속임 없이 연기한 것인데 존 포드는 다시는 이런 장면을 안 찍겠다고 했답니다. 말에 밟히거나 마차 바퀴에 객사할 수 있는 위험한 연출이었지요. '레이더스'나 리처드 챔벌레인의 '킹 솔로몬'에서 참조한 듯한 장면도 등장합니다. 아래 영상입니다.
https://blog.naver.com/cine212722/222684507400
[출처] 역마차 (Stagecoach, 1939년) 최초의 유명서부극 고전|작성자 이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