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성이 고급의 새로운 가치
신형 K9
기아자동차가 개발 중인 새로운 대형 승용차 K9의 디자인이 공개됐다. 물론 공식 출시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아있지만, 이번에 디자인을 공개했다. 물론 아직 실내는 완전히 공개되지는 않았다.
모든 신형 차들이 그렇지만, 위장막을 씌운 차량이 목격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의 한 가운데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사실 K9은 현재의 오피러스를 대체하는 대형 승용차로 개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했지만, 제네시스와 에쿠스 사이의 등급이라는 이야기가 있는 것을 보면, K9은 오피러스보다 위급의 차인 것 같다. 말하자면 기아 브랜드에서는 최고급 승용차가 되는 셈이다. 다른 한편으로 혁신적인 디자인을 보여준 K7과 K5에 이은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의 고급 승용차라는 점에서 과연 새롭게 해석되는 고급 승용차의 모습은 무엇일까라는 것으로 사람들의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새로 공개된 K9의 디자인을 살펴보자.
새로운 디자인과 고급 승용차
K9의 디자인 모형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급 승용차’의 관념은 무엇일까? 사실 이런 질문은 일견 어리석은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너무도 당연히 ‘비싼 차’를 고급 승용차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비싼 차’는 고급 승용차로써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비싸기 때문에 고급일 것이라는 의식이 생겼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비싸기만 하면 모두 고급 승용차일까? 사실 가격 이외에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아마도 ‘검은 색의 덩치 큰 세단’ 정도일 것이다. 물론 구구절절이 설명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지도층이 타는 고급 승용차들은 저런 ‘공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검은 색의 덩치 큰 세단’은 일견 상당히 구체적인 묘사인 듯 느껴지지만, 대체 무엇이 ‘고급’이라는 가치를 만들어 내는지 다소 막연하다. 단지 크다는 것이 고급을 대표한다고 하기에는 명쾌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론 큰 차체를 가진 승용차는 실내 거주성에 있어서는 커다란 장점을 가지기는 한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요인들이 고급 승용차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걸까?
부드러운 승차감과 고요한 실내, 푹신한 가죽 시트, 나뭇결로 도배된 실내 디자인 등등…, 아마도 저런 요소들이 전통적(?)인 고급 승용차의 구성요소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특징들에는 자동차로써의 본질적인 기능은 들어있지 않다. 자동차의 본질적 기능, 달리고 돌고 멈춘다는 자동차의 본질적인 기능에 충실한 차는 물론 고급 승용차 이전에 고성능 승용차일 것이다. 그렇다면 저러한 본질적 기능을 감성적으로 충실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고급 승용차의 디자인이며, 우리들이 공감하는 시각적 가치를 제공해 줄지도 모른다.
여기에서 ‘디자인(design)’은 무엇일까?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이야기하는 디자인(design)은 사실은 엄밀하게 따지면 장식(decoration)이라는 관점의 것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자동차의 실내를 얼마나 호화롭게(또는 예쁘게) 꾸몄느냐가 그 차의 ‘디자인이 잘 됐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인 것이다. 과연 디자인은 장식과 같은 것일까? 과거의 고급 승용차들, 아니 지금도 어떤 고급 승용차는 장식으로 한 몫 하는 차들이 있다. 하지만 디자인은 단지 겉보기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바로 그 차가 가진 기능적 특징을 얼마나 추상적(抽象的)으로 잘 보여주느냐가 바로 디자인이다. 여기에서 ‘추상’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그것은 간단하다. 맹수에게서 강한 힘이 느껴지고 강아지에게서 귀여움이 느껴지는 것, 그것이 바로 추상이다. 고급 승용차가 지향하는 추상적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디자인, 그것이 바로 성공적인 디자인이다.
역동성의 디자인
K9의 차체를 보면 그 비례에서 역동성을 추상적인 방법으로 반영하고 있다. 차체 측면에서 후드의 길이가 긴 것이 가장 두드러진다. 차체 길이 대비 후드의 길이는 28%로써, 통계적으로 중립적이라고 할 수 있는 비례 25%보다 더 길어서 고성능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한편 일반적으로 트렁크의 길이는 후드 길이의 절반일 때 중립적 이미지를 주고 그보다 길면 보수적인 이미지를, 그보다 짧으면 스포티한 이미지를 가지는데, K9의 트렁크 비례는 전체 길이 대비 10%로 후드의 1/2보다 짧아 매우 역동적이고 스포티하다. 물론 최근의 승용차들의 차체 스타일 경향이 차량 등급이나 크기에 상관없이 트렁크가 짧아지면서 점점 스포티한 경향을 가지는데, K9 역시 그러한 경향을 가지고 있다. 사실 이런 특징은 최근 기아자동차의 차체 디자인의 특징이다. 젊고 역동적인 성격을 추구하는 긴 비례의 후드는 K5와 K7에 이어 K9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스포티한 이미지의 차체 비례
게다가 측면의 그린하우스의 비례도 높은 벨트라인에 의해 역동적인 이미지를 준다. 실제로 벨트라인이 낮아서 유리창이 넓어지면, 개방적인 이미지를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유아적이고 귀여운 이미지를 주게 되고, 반대로 벨트라인이 높아져서 측면 유리가 좁아지면 성숙한 이미지 또는 공격적인 인상을 주게 된다. 그런 점에서 K9의 벨트라인은 높게 설정돼 있고, 그로 인해 측면 유리창은 가늘고 긴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 한층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차체에서 유리창 면적 변화에 따라 이처럼 이미지가 변화되는 것은 자못 신기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리어 뷰 미러가 설치된 앞 도어 섀시 처리에서의 세부적인 디자인은 지나치기 쉬운 디테일에서 세심한 처리를 보여준다. 이런 디테일은 휠에서도 보인다. 휠 너트를 모두 커버하는 캡은 형태를 정리해주는 것 뿐 아니라, 휠의 도난도 예방해 준다. K9의 디테일은 앞 펜더에서도 나타난다. 차체의 캐릭터 라인과 조합된 그릴 디자인이 측면의 역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러 베이스 부분의 디테일
휠 커버의 디테일
차량 앞모습의 인상을 좌우하는 헤드램프 역시 강렬한 눈매를 만들어주는 면 발광 방식의 포지셔닝 램프와 샤프하게 구획된 렌즈의 형태와 크게 경사져 배치된 두 개의 사각형 프로젝션 방식의 렌즈 형태, 또는 네 개의 LED가 조합된 헤드램프 형태 또한 역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트렁크 리드와 맞닿은 매우 낮게 경사진 뒤 유리창은 스포츠 쿠페의 차체 자세를 보여준다. 그리고 역동적인 커브에 의한 C 필러의 형태는 스포티한 성격의 후륜 구동 세단의 이미지를 어필하고 있다. 새로운 K9은 지금까지의 보수적인 디자인 언어로 일관되어 있던 우리나라의 고급승용차의 디자인에 수혈된 젊은 피(?) 역할을 하면서, 스포티함과 역동적 감성이 또 다른 고급을 상징하게 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사각형 프로젝션 램프와 LED 타입 헤드램프
쿠페 이미지의 뒷모습
한 가지 필자가 많은 분들에게 궁금한 점은, 시로코와 시로코R 모델은 본질적으로 같은 그러나 약간의 범퍼 디테일이 다른 차임에도 완전히 다르다고 하면서도, 왜 신형 국산차는 조금만 비슷한 이미지가 보여도 베꼈다고 비난하는지 모르겠다는 점이다.
출처. 구상 교수(서울대 교수, 디자이너) DAUM오토칼럼
첫댓글 아우디와 BMW의 조화로운 디자인. 이렇게 하는 것도 매우 힘든건데 잘 나온듯. 페터슈라이어의 힘이죠. 페터 슈라이어는 아우디 TT를 창조했던 아우디 수석디자이너 출신입니다.
차 이쁜데...정말 BMW GT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네요....
오히려 전면 그릴부하고 사이드 바람구멍이....전 마세라티 꽈뜨로 포르테 생각났는데용~~ ㅎㅎ
그렇기도 하네...근데 그릴을 돼지코로 만들고 헤드램프 라인보면....아마 비슷할거야...
아......정말....ㅎㅎㅎ
형님 건 그렇고 연남동 언제 갈까요?? ㅎㅎㅎ
음....다음주 중에 가서 술한잔 먹지 뭐...
잘하면 헤드라이트 5시리즈랑 호환되겠다
저도 그 생각 해봤어요 ㅋㅋㅋㅋ
기사 말미에..
'시로코와 시로코R 모델은 본질적으로 같은 그러나 약간의 범퍼 디테일이 다른 차임에도 완전히 다르다.'
이거 너무 어거지 인데요? 어이없네요.. ㅎ~~
'3시리즈와 M3 모델은 본질적으로 같은 그러나 약간의 범퍼 디테일이 다른 차임에도 완전히 다르다.'
이렇게 말하면 어이없는거랑 같은 이치죠~~~
정길이 말에 동감! 가사마지막의 비유는 좀~ 아닌듯! 일반화의 오류도 아니고... 전혀 예를 잘못든듯!!
응삼이 섭섭하게 하면 안되죠잉~~~~^^
진짜 짜증나려함...
흠, 저만 그런 건 아니군요. K5, K7에서 느껴지던 한국차도 저런 디자인을 가지고 차가 나올 수 있구나 싶던 신선함이 이번 K9에선 보자마자, 어, 이건 b...이렇게 생각이 들던데요. 실제로 한 번 봐야할 듯 싶네요~
실제로 보면..생각보다 비엠하고 많이 닮지않았다고 하더라구요...실제로 보고 싶은 몇안되는 국산차중에 하나네요...^^
솔직히 신선함은 없지만 현존 국산차의 양산차중에선 디자인적 완성도는 최고인듯합니다.
독창성을 배제한채로! 국내브랜드들이 소형차에 고성능모델이 없기에!!!
K5의 RS나 AMG 모델이 나오면 모를까^^
휠캡은 아우디랑 호환?
아우엠떠블류 네요...옆에 숨구멍은 또 마제라티 콰트로포르테...ㅎ
이거 진정 슈라이어 형아가 만든걸까요? 슈라이어가 KIA 를 바꿀 줄 알았더니, KIA가 슈라이어를 물들여놨네요. ㅠ.ㅜ
저는 오히려 필자의 의견에 공감이 갑니다. 우리나라는 유난히 자국차의 디자인에 박한 평가를 한다고 보입니다.
물론 저도 현기차의 디자인이 탑이라고는 생각지않으나 사실 많은 외국브랜드의 차도 서로서로 영향(좋게 말한다해도~)
을 주고있음을 쉽게 볼 수 있지요. 더구나 마지막 언급내용은 차의 디자인적 측면만을 고려했을때의 시사점이라고 생각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