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_38x32x12cm_wood,mixed media_2008● 전시취지<女세요>의 작가 송진화는 오랜 시간 동안 작가로서의 삶을 포기해야 했다. 가정의 아내와 엄마로 살아온 기간 동안, 그녀가 하고 싶었던 작업에 대한 욕망이 터져 나와 비로소 나이 40이 되어서 첫 개인전을 가졌다. 이번 UNC의 전시는 작가 송진화처럼 오랜 시간 우리의 아내로, 엄마로 지내온 분들을 위한 열림굿이다. 송진화는 나무의 결을 최대한 살리는 작업 방식을 고수한다. 그렇게 결을 따라가며 나무의 긴 세월을 읽어나가는 동안 그녀의 삶의 길을 함께 되짚는다. 결국 그녀의 작업은 나무를 이용해 작가의 삶의 모습을 조각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과정의 결과물들을 만나는 순간, 관람객들 역시 그들 삶의 긴 여정을 되짚어 보고, 그 속내를 털어 놓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수고하고 짐진자_27x45x22cm_wood,mixed media_2008이번 개인전은 작가 송진화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전시이자 동시에 작가와 관람객이 툭 터놓고 이야기 하는 수다스런 이야기의 장이 될 것이다. 작가 송진화가 그녀의 인생을 따라 조각한 작품들을 통해 조용히 웃으며 제 삶을 이야기 하듯, 관람객들도 전시장에 놓인 작품들 앞에서 활짝 열어놓고 당신을 이야기 할 수 있길 바란다.
솟아라 날개_45x40x25cm_wood_2008<송진화 개인전 : 女세요>展의 1000자 이야기뺨을 간지럽게 하는 봄바람이 꽁꽁 싸맨 외투 앞섶을 슬몃 열게 만들더니, 어느 집 마당의 목련 꽃봉오리가 열렸고, 닫힌 창문이 열렸고, 커피숍 테라스가 열렸고, 겨우내 닫혀있던 아이들의 교문도 활짝 열렸다. 그리고 이 봄, 누군가는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었고, 또 누군가는 이 봄바람에 덴 듯 발그레한 볼을 가진 당신에게 마음을 열었을지도 모른다. 궁금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세상을 향해, 자신을 향해 난 그 크고 무거운 문을 열고 있을까?
소문만복래_25x93x23cm_wood,mixed media_2008송진화는 나무의 결과 형태를 그대로 살리는 방식의 작업을 한다. 너무 당연히 그녀의 작업실은 온통 나무 천지다. 온전한 형태를 가진 나무는 물론이고, 작업실을 가득 채울 만큼 향이 진하게 살아있는 나무들도 있지만, 어떻게 저 나무로 조각을 할 수 있을까 싶은 굽고 휘고 벌레 먹은 나무들도 잔뜩이다. 그래도 억지로 붙이고, 잘라내지 않는다. 옹이도, 벌레 먹은 자리도 그대로 작업에 남는다.
사랑밖엔 난몰라_43x45x15cm_wood_2009그녀에게 나무의 결과 모양을 살리는 것은, 단순히 작품의 형태를 잡아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결과 모양새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만나게 되는 것은 나무의 생장 과정, 삶의 역사다.나고 자라, 이제는 어느 작가의 오브제가 된 나무는 그 결과 모양 그리고 숨겨 둔 나이테에 저만의 작은 역사를 담고 있다. 결을 따라 나무를 깎는 그녀의 작업은, 그래서 나무가 살아온 과정을 되짚는 여정이 되고, 작가와 오브제가 대화하는 방식이 된다. 나무와 대화하는 동안, 작가 역시 그녀 삶의 결을 따라, 그녀의 살아온 길, 작가의 개인적인 역사를반추하게 된다.
사랑밖엔 난몰라_30x32x15cm_wood_2009결국 나무와 작가의 소소한 역사들로 가득 찬 송진화의 작업실은 그녀와 작품의 역사가 만든작지만 온전한 소우주가 되고, 작업 과정에서 생겨 나온 톱밥과 나무조각들은 그녀 삶의 더께가 된다. 그녀의 작업실을 거쳐, 완성된 작품이 되거나 톱밥으로 또는 미완성품으로 남게 된 나무들과 그 나무를 깎고 다듬는 동안 그녀가 겪고 고민한 일들은 얼마나 많을 것인가? 그렇게 모인 작가와 나무의 수많은 개인적인 역사들이 결국 어떤 보편 타당함을 갖게 된다. 송진화는 작업을 통해 제 삶의 결을 내보이는 동안, 의도했건 아니건 그 보편 타당함을 도구 삼아 우리 하나 하나의 이야기를 들춰낸다. 그리고 작품들이 나무 거울이 되어 이야기 한다. ‘지금 내가 비추고 있는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 같이_16x140x26cm_wood_2009 작업실의 나무들이 그녀의 그랬듯, 송진화의 작품들은 관람객들이 그들 삶의 긴 여정을 작업을 통해 활짝 열고 이야기할 수 있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궁금하다. 지금 당신은, 그리고 당신 옆에 선 그 여자는 어떤 사람인지. 송진화가 만들어 낸 나무 거울을 앞에 두고 제 몸을, 속내를 비춰보길 바란다. UNC갤러리의 이번 개인전이 길든 짧든, 당신이 만들어 온 ‘온전한 나의 역사’를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길 바란다. 작가 송진화가 그녀의 인생을 따라 조각한 작품들을 통해 조용히 웃으며 제 삶을 이야기 하듯, 당신도 전시장에 놓인 작품들 앞에서 활짝 열어놓고 당신을 이야기 할 수 있길 바란다. 지금, 그녀가 당신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제 여세요. 거울 앞에 선 당신을, 더 큰 목소리로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당신은 그런 女세요.”
목구멍 깊숙이_45x86x40cm_wood,mixed media_2008 Profile/ 송 진 화 (Song, Jin-Hwa)Education1985 세종대학교 동양화과 졸업 Solo Exhibitions2009 <女세요>, UNC 갤러리, 서울, 한국2008 , UNC 갤러리, 서울, 한국2007 <그 여자, 그 남자의 사정> 갤러리 잔다리, 서울, 한국 2005 <웩!>, 편도나무 갤러리, 서울, 한국2002 <치명적 욕망>, 인사갤러리, 서울, 한국Group Exhibitions2008 , UNC 갤러리, 서울, 한국2007 , UNC 갤러리, 서울, 한국 2006 <미술과 영화의 스캔들>, 중앙시네마, 서울, 한국2005 <국립중앙도서관 60주년 개관전>, 국립중앙도서관, 서울, 한국2005 <그 때 그 상, 내가 죽도록 받고 싶은 대통령 상>, 갤러리 세줄, 서울, 한국2005 <유쾌한 상상>, EBS space, 서울, 한국2005 <내 친구 종이를 만나다>, 인사아트센터, 서울, 한국2004 <마법의 성>, 대안공간 틈새, 서울, 한국2004 <동아 미술상 수상 작가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한국2003 <미친파티>, 대안공간 틈새, 서울, 한국2002 <한민족의 빛과 색>, 서울 시립미술관, 서울, 한국2002 <동아미술제 수상 작가전>, 갤러리 상, 서울, 한국Etc.2007 홍콩 크리스티 경매 출품1986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 수상
아래 사진부터는 다음카페 / 무제 in 무설재 에서 가져온 사진입니다.
첫댓글 잘 봤습니다. 많은것을 생각하게하는군요.
의도된 사상이 담긴 작품인듯 합니다.
좋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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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된 사상이 담긴 작품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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