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KBS 스펀지2.0 마술트릭 공개에 대한 우리의 견해

[동아대마술사^^]

마술은 놀라움을 주는 찬탄의 대상이지 허무함을 주는 폭로의 대상이 아닙니다!

모든 산업의 발전은 공정한 룰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이는 기술의 보호와 존중을 의미합니다.

공연예술산업에서 각 쟝르별 특성은 해당 종사자가 아니면 이해가 어렵습니다.

특히 마술은 대중들에게 신비로움과 예상치 못한 현상을 구현하는데 핵심을 두고 있습니다.

  금번 스펀지2.0에서 방영하는 마술트릭 공개는 호기심 차원을 넘어 허무함을 주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어떠한 구실과 이해를 요구하더라도 핑계에 불과합니다.

생산성 향상을 통해 먹거리를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가축사료를 소에게 먹였지만 광우병이라는

대재앙이 발생하였습니다. 가축사료를 만든 제조업자들은 커다란 경제적 이익을 얻었지만,

결국 축산종사자들과 일반 소비자들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광우병과 마술트릭 공개를 동일시하는 논리적 비약을 인정하지만 이는 식품산업과 문화산업의

차이일 뿐입니다.

  어릴적 꿈을 주었던 김일선수의 프로레슬링 경기, 천막속에서 보여주었던 서커스 모두

대한민국에서 사그러 졌습니다. 이제 마지막 남은 마술까지 사라지게 될 형편입니다.

학문은 진실을 추구하고, 종교는 영적가치를 구현하고, 예술은 오감을 정화시키는데 있습니다.

쇼는 쇼 그자체로 즐겨야 발전됩니다.

  미래를 보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만 추구하는 최현우 마술사와 스펀지2.0 제작진 여러분들에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스펀지2.0 마술트릭 공개 방영은 어렵게 쌓아 올린 한국 마술계의 국제적인 위상을 한순간에

         무너뜨려 국제적인 망신을 주고 있습니다.

둘째,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KBS라는 공영방송이 일개인의 오판과 야합하여 대중을 현혹시켜

         방송의 본연의 자세를 상실하고 있습니다.

셋째, 마술산업 종사자들에게 커다란 경제적 피해와 더불어 정신적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넷째, 직업윤리보다는 인기와 돈이 최고라는 도덕적 해이를 정당화시켜,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가치관을 혼돈시키고 있습니다.

다섯째, 마술산업의 토양을 피폐시켜, 국내 마술산업 발전에 커다란 재앙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2008년 5월 31일

  동아인재대학 마술학과 학과장/한국마술산업진흥학회 회장     강형동

KBS 스펀지2.0 마술의 비밀을 공개하는것을 반대합니다!

  저의 직업은 마술사 입니다.
  11년전, 20살때 우연히 마술을 접하게 되었고
  마술의 매력에 푹 빠져 20대를 보냈습니다.
  단지 마술이 좋아서 취미로 시작했던 것이 어느새
  저와 저희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는 소중한 직업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저의 직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준다는 것에 감사함과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저의 후배들과 주변의 동료 마술사
  들로부터 KBS의 스펀지 라는 프로그램에서 최현우 씨라는
  분이 나와서 마술의 비밀을 공개하는데 정도가 조금 심하다
  는 우려의 말들을 전해 주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마술의 공개에 대한 TV 방송프로그램은 종종 있어왔으니까요.
  그냥 그런가 보다 라고 정도만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굳이 방송을 보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우리 마술사들의 불만이 너무나도 커져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일부러 방송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어이가없었고 화가 났습니다.
 
  현직 프로마술사로서 마술의 비밀이 이렇게 허무하게 공개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를 분명히 밝힙니다.

    첫번째, 현재 스펀지에 출연하는 최현우씨가 공개하는 마술의
  비밀은 최현우씨가 만든,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최현우씨의
  마술이 아닙니다. KBS 스펀지에서 최현우씨가 공개한 마술들은
  오랜 시간동안 세계의 수많은 마술사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소중한 노력의 결과물 입니다. 누군가의 분명한 지적 자산이며
  수백, 수천번의 실패를거쳐 완성된 하나의 예술작품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마술의 비밀을, 마치 자신이 만든 마술인양,
  마치 자신은 모든 마술의 비밀을 알고있는 대단한 사람인양
  방송을 통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도둑질입니다.
  단순한 호기심속에서 파헤치고 싶은 마술이 아니라 보호되어야 할
  소중한 문화 컨텐츠인 것입니다. 최현우 씨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이 공개한 마술중에 순수하게 당신이 만들어낸 오리지널 마술이
  있습니까?

    두번째, 그는 스스로를 마술사라고 말하면서도 마술사의 기본 규칙을
  지키지 않을 뿐더러 동료 마술사들의 생계에 치명적인 손해를 입히고
  있습니다.  마술을 배우거나 마술사를 통해 접해본 사람들은 누구나
  다 알고 있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마술사는 마술의 비밀을 공개하지
  않는 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건 초등학생도 알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최현우씨가 이렇게 공개한 마술들은 우리 주변의 동료 마술사
  들 중에는 자신의 공연 무대에서 관객을 위해 멋지게 연출되고
  박수를 받아야 할 마술들이 많습니다. 수많은 마술사들이 오랜 시간을
  투자해 연습을 하고 하나의 공연 작품으로 완성해 무대에 올려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에 최현우씨가 마술의 비밀을 공개함으로써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공들인 마술이 무대에 올려져 보이지도 못한채
  창고의 한쪽 구석에 들어가야하는 것을 지켜보는 우리 마술사들의
  마음은 마치 자식을 잃은 부모처럼 아프고 속상하기만 합니다.
  비싼돈을 들여 구해온 마술도구들을 사용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금전적 피해를, 그로인해 힘들어하는 우리 마술사들의 비명을 최현우씨는
  왜 모른척 하고 있는 것일까요?

    세번째, 그의 마술 공개에는 어떤 교훈도, 감동도 없습니다.
  우리 마술사들도 마술을 공개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칩니다.
  그러나 우리 마술사들은 마술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마술을 잘 할 수있는지, 어떻게해야 주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먼저 가르칩니다.
  마술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현우씨의 마술 공개에는 마술을 사랑하는 어떠한 마음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다만, 개인의 영리와 유명세를 위한 자극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렇게 수많은 마술사들에게 피해를 입히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마술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심어주면서
  최현우씨가 얻는 이득이 과연 무엇이란 말입니까?
  방송출연료 입니까? TV 에서 마술을 공개한 마술사로서의 유명세
  입니까? 그것을 위해 마술을 죽이고 있습니까? 당신이 마술사입니까?

  우리 마술사들은 아무도 없는 빈방에서, 또는 외부와는 철저히 분리된
  공간속에서 자신의 모든것을 바쳐 마술을 연습하고 더 좋은 연출을 위해
  고민하고 피와 땀을 흘립니다. 그리고 무대에 올라가 최선을 다해 공연에
  임하고 무대를 내려오면서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습니다.
  "마술사님! 정말 재미있게 잘봤어요! 참 신기합니다!"라는 관객의 목소리..
  그것이 우리 마술사들이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최현우씨가 무대에 서고 나서 듣는 관객의 목소리는 어떤 것입니까?
  "이제 방송에서처럼 비밀 공개해주세요! 어차피 속임수잖아요!"
  이것 이겠지요? 어느 누가 당신에게 당신의 마술이 신기하다고 하겠습니까?

  이글을 읽은 분들께 간절히 부탁을 드립니다.
  무분별한 불법복제가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창작의욕을 갉아먹는것 처럼
  이렇게 무분별한 마술의 공개는 수많은 마술사들을 병들게 합니다.
  우리 마술사들은, 관객여러분을 속이는 것이 라니라 여러분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드리고 싶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무대에 서고, 그로인해 얻은
  소득으로 더 좋은 마술에 투자하고 더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 끝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마술은 마술 그 자체로 비밀스럽게 남겨 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마술이 더 재미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KBS 스펀지의 최현우씨의 지극히 이기적인 행동으로 인해 고통받는 수많은
  동료 마술사들을 대신해 이렇게 마술 비밀 공개 반대 서명운동을 하게되었습니다.
  여러분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드린 저희를 지지해 주십시오!
  반드시 더욱더 좋은, 멋진 공연으로 여러분에게 보답해 드릴것을 약속드립니다!
 
                                              2008년 5월 31일

                             프로마술사/동아인재대 마술학과 교수  조동희

Why][박종인이 만난 외길 인생] 대한민국 1세대 마술사 '알렉산더 리' 이흥선 마술을 부리는 마술에 걸리다 글·사진=박종인 기자 seno@chosun.com

중국인 마술사가 서울 용산에 출현했다. "이 항아리 봐라 해, 아무것도 없다 해, 아 그런데 이거 봐라 해, 쌀 나왔다 쌀!" 분명히 텅 비었던 항아리 속에서 쌀이 나오고, 성냥갑이 나오고 콩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구름처럼 몰려든 관중 틈에서 아이 하나가 침을 삼켰다. "마술만 배우면 안 굶겠다, 야." 아이는 마술사에게 접근했다. "나 마술 가르쳐줘요." 마술사는 기도 안 찬다는 눈으로 바라봤다. "이거, 어려워서 아무나 못 배운다 해." 마술에 의탁해 굶주림을 면하려던 어린 꿈은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훗날 아이는 마술 같은 인연으로 진짜 마술사가 되었다. 이흥선(84), 60년째 마술을 공연하고 있는 대한민국 1세대 마술사다. 예명은 '알렉산더 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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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老) 마술사 알렉산더 리가 공연을 한다. 수제자인 외손자 김정우가 만든‘알렉산더매직바’간이무대다. 관객 을 향해 활짝 웃는 얼굴에 80년 세월의 흔적이 묻어났다.

"그 시절엔 너무 가난했어요. 마술 배우면 없던 쌀을 마구 만드는 줄 알았다니깐. 그만큼 사람들이 순진했던 거죠." 이흥선이 말했다. 관심 없던 공부. 그래서 중학교에 다니다 말고 돈벌이에 뛰어들었다. 체력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친구들과 한강 백사장에 나가 하루 종일 기계체조를 배웠다. 철봉에서 재주를 넘고, 평균대 위에서 물구나무를 섰다가 뛰어내렸다. 맨땅에 여럿이 인간 탑을 쌓기도 했다. "사람들이 박수를 막 치는 거예요. 그래서 서커스단에 들어갔죠." 이흥선이 지갑에서 빛 바랜 사진을 꺼낸다. 웃통을 벗어젖힌 젊은 이흥선은 요즘 말로 '몸짱'이다. 이흥선 패거리는 유랑극단 단원이 되어 팔도를 떠돌았다.

"단체 묘기는 한 사람이라도 아프면 못 하거든요. 혼자 할 수 있는 재주가 있어야겠구나, 그래서 차력을 배웠어요." 차돌을 맨손으로 부수고 병목을 날려버리는 이 몸짱은 다른 서커스단으로 스카우트됐다. 부산에서 흥남, 흥남에서 평양, 강만 건너면 만주 땅인 함경북도 주을까지 돌아다녔다. "어찌나 추운지, 관객들이 포대기를 뒤집어쓰고 눈만 내놓고 구경했다니까. 진짜 웃겼어." 배삼룡, 심철호, 김정구 같은 예인들도 같이 다녔다.

해방이 됐고 차력사에게는 마술처럼 마술이 돌아왔다. "서울에 있는 한 극장에서 공연을 하는데, 엽청강이라는 젊은 대만 마술사가 다급하게 저를 찾아요. 전날 밤에 여권이랑 지갑을 도둑맞았답니다. 당장 출국을 해야 되는데, 서류가 없어졌다고." 무작정 그를 집으로 끌고 갔다. 며칠 밤을 재워주고, 서류도 챙겨줬다. 몇 달 뒤 그가 다시 한국에 와서 이흥선에게 이렇게 말했다. "차력은 늙으면 못 한다. 마술은 몸 움직일 힘만 있어도 할 수 있다. 마술사가 되시게." 그러며 모자에서 비둘기 꺼내는 법과 깡통에서 담배 꺼내는 법을 가르쳐줬다.

그는 "그제서야 빈 항아리에서 쌀이 생기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마술 도구를 직접 만들고, 부수고, 또 만들며 손재주를 익힌 끝에 그는 1949년 자기가 만든 '천마 극단'에서 마술사로 첫 공연을 했다. 비둘기가 천막 속을 훨훨 날아다녔고, 관중들은 우레 같은 박수를 쏟았다. 그리고 전쟁이 터졌다.

마술 도구 가득 든 짐 보따리를 들쳐 메고 처가가 있는 전북 고창으로 피란을 갔다. 내려가다 한 경찰서 지서에 신세를 졌다. 지리산 빨치산들이 수시로 출몰하는 곳이다. 고장 난 소총을 보고 이흥선이 말했다. "이거 내가 고쳐볼라요." 마술사가 소총을 수리한다? 마술로? 이흥선은 도구 만들던 솜씨로 소총들을 분해하고 수리해 재조립했다. 지서장은 그에게 경찰복을 입히고 '이 순경'이라고 불렀다.

며칠 뒤 첩보가 입수됐다. 빨치산 1개 부대가 쳐들어온다고. 이 순경은 대나무를 깎아 지서 담벼락에 나란히 세운 뒤 끈을 교묘하게 연결시키고 철모를 씌웠다. 그날 밤, 지서 안에서 끈을 잡아당기자 철모들이 이리저리 움직였다. "순경 여섯밖에 없다던 지서에 저렇게 병력이 많으니, 빨치산들이 올 수가 없었지. 포기한 거죠." 그러면서 전쟁이 끝났고, 마술사는 서울로 돌아왔다.

폐허 위에 마술은 큰 위안이었다. 이흥선은 극장식당과 유랑극단을 오가며 마술쇼를 펼쳤다. 이흥선이 말한다. "마술사 손은 거칠면 안 돼요. 비단 손수건이 달라붙거든. 근데 도구 만들다 보면 흉터도 생기고 해서 손 관리가 힘들었어요." 구리무에 구리세린까지 열심히 발랐다.

큰딸 이영숙(62)이 말했다. "아버지 서재랑, 창고에는 없는 게 없었어요. 공구에 마술 도구에, 웬만한 공업사보다 짐이 더 많았으니까요." 아버지처럼, 그녀 또한 "어릴 때에는 항아리에서 돈 꺼내고 쌀 꺼내는 아버지를 보고 우리 집이 굉장한 부자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 도구로 이흥선은 매일 새로운 마술을 선보였다. 한 극단에서 펼친 공연을 당시 우미관 '오야붕' 김두한이 지켜보다가 우미관으로 그를 스카우트했다. 김두한은 이흥선을 애지중지했다. "무대 바로 아래에서 직원 하나가 큰 소리로 떠들었어요. 조금 있으니 장작 부러지는 소리가 나요." 김두한이 그 직원을 떡이 되도록 패고 있더라고 했다. "야, 이흥선이 공연하는데, 사람들 조용히 시켜야 할 놈이 떠들어!"

1964년 동양방송(TBC)이 개국 특집으로 방송한 '마술쇼'에 이흥선이 출연했다. 이후 이흥선의 주가는 하늘을 찔렀다. 많으면 열 군데까지 극장 공연을 나갔다. 한 달에 한 업소에서 50만원을 공연료로 받았다. 60년대, 70년대에 한 달 수입이 500만원이었다. 그 돈 다 어디 갔나. 딸이 말했다. "마술 공연할 때 제일 많이 쓰는 말이 '여기 봐요, 아무것도 없죠, 없죠?'잖아요. 그래서 마술사한테는 돈이 안 붙는답니다. 살다 보니까 그 돈 다 어디 갔나 모르겠어요." 그러면 사모님 호강은 시켜줬느냐고 물었다. "아, 그럼 호강시켜줬지" 하고 이흥선이 웃는데 딸이 핀잔을 준다. "어머니가 아버지 호강시켜줬죠." 중매로 만나 결혼한 4년 연하 오금순은 지난해 하늘로 갔다. 언젠가 다시 만나면 유랑하지 않고 꼭꼭 붙어서 제대로 호강을 시킬 참이다.

외국에서 마술사가 오면 으레 알렉산더를 찾았다. 그리고 서로 기법을 교환해 가르치고 배워갔다. 가끔 "먹고살 방법이 없다"고 가난한 자가 찾아오면 마술 몇 가지를 가르쳐줬다. 알렉산더도 다른 한국 마술사에게 불을 쓰는 마술을 물었다. "그 사람이 순서를 거꾸로 알려준 거예요. 그래서 가르쳐준 대로 했다가 얼굴을 확 뎄어." 외국 마술사야 상관없지만, 같은 한국 땅에서 마술사가 마술사에게 영업 기밀을 알려줄 리가 있겠는가.

1980년. 서울 명동에 있는 퍼시픽호텔 극장식당에서 공연할 때였다. '눈물 젖은 두만강'을 부른 김정구가 그에게 말했다. "이름, 촌스럽다. 내가 예명 지어준다. 당신은 마술계의 알렉산더 대왕이다. 오늘부터 이흥선은 알렉산더 리다." 그날 이후 지금까지 그는 알렉산더 리로 불린다.

백사장 기계체조꾼이 차력사가 되고, 차력사가 마술사가 되어 알렉산더, 대왕(大王)이 되었다. 그 사이에 아내도 무대에 오르고, 큰딸도 무대에 올라 마술 보조를 했다. 1979년, MBC 인기 프로그램인 '묘기대행진'에 외손자 김정우(38)와 함께 출연했다. 큰딸네 둘째 아들인 정우는 당시 아홉 살. 공식적으로 최연소 마술사였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TV와 영화가 대중화된 세상으로 변했다. 1980년대, 문득 세상이 마술사를 찾지 않았다. 그런데 1990년대에 마술처럼 마술이 부활했다. 젊은 마술사들이 나타나 대중 스타가 되었다. 청년들이 알렉산더를 찾아와 제자가 되었다. 알렉산더는 알렉산더매직스쿨을 만들어 제자를 길렀다. 그 제자 가운데 외손자 김정우가 있다. 정우는 일본과 옛 소련을 오가며 첨단 마술을 배우더니 아예 알렉산더를 잇는 수제자가 됐다. 정우의 형 준오(40)도 마술 사업 중, 이름하여 '알렉산더 매직 패밀리'다.

서울 홍대 앞에 가면 알렉산더 매직 바라는 카페가 있다. 이 패밀리가 운영하는 마술 카페다. 벽에는 왕성하던 시절 찬란한 알렉산더 리 사진들이 즐비한데, 내 눈앞에는 마술로도 되돌릴 수 없는 노인이 앉아있다. "해서 행복했고, 봐서 행복한 마술로 평생을 살았어요. 후회? 절대 없어요. 잘 살았죠." 가난한 시대, 이 땅 민초(民草)들에게 안식을 선물했던 마술사가 해맑게 웃었다.

[체루∬sv]

마술사라고 이름뒤에 붙여주기도 싫네요

[FuTureStar]

스펀지나 최현우 ( 스펀지 최현우 ) 나 이제 갈때까지 갔군요...

[해적들1기-L]

참...사실 최현우 마술사가 마술을 하면서 그의 웃는 표정에서는 즐겁다 라는 기색을 사실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얼굴에서 흘러나오는 미소는 가식적이였던 것들.. 클로즈업도 공개하면 난리가 나는데 스테이지마술을가지고.. 참 아쉽네요.

[M.Revolution]

최현우 씨는 정말 마술계의 '신비'가 아닌 '모욕'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