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형 각시의 알 수 없는 바가지 때문에 소심한 우리 A형들은
3일째 초긴장 상태로 살고 있습니다. 처방을 위해 벌써 처갓집도
다녀왔지만 별 효력이 없네요. 이번 사태의 새로운 면은 늘 상 듣던 내
퍼포먼스에 대한 공격에 두 가지가 더 추가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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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교회가 정나미가 떨어져서 못 다니겠고
둘째는 2박3일 동안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겁니다.
도대체 이 여자가 왜 그렀답니까?
아내의 박해를 피해 부흥회를 갔다가 오는 차 안에서 토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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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엄마가 왜 그러지?
단순해서 대책 없이 일 저지르고 금방 잊어 먹고
걸핏하면 말로 다른 사람 상처주기 일쑤고 A형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르고
오랜만에 느끼는 희열과 환희를 맛보며 우린 실컷 O형을 성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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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뒤집어쓰고 잘 줄 알았던 아내는 삼바 축구를 잼 나게 보고
있었고 다음날 아침에도 아무데도 가질 않았습니다. 휴, 다행입니다.
각시가 객기를 부린 이유는 오후가 되서야 밝혀졌습니다.
갑자기 운전학원에 다니겠다고 설쳐서 얼른 카드를 줬더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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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와서 주절주절 애길 하는데 얼마 전에 이태원 00상가에
점찍어 놓은 점포가 나가버렸다는 겁니다.
난, 벌써 잊어버렸는데......,
2005.3.9.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