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떨어진 은하의 행성상 성운을 관측하다
(The ring galaxy NGC 474 at a distance of about 110 million light years. The ring structure was formed by
merging processes of colliding galaxies. Credit: DES/DOE/Fermilab/NCSA & CTIO/NOIRLab/NSF/AURA)
(The planetary nebula NGC 7294 (“Helix Nebula”), an object in the neighbourhood of the sun. Credit: NASA,
NOAO, ESA, the Hubble Helix Nebula Team, M. Meixner (STScI), and T.A. Rector (NRAO))
(MUSE image data in the two marked fields in the above image of the ring structure of NGC 474. Left: Image in the
continuum with the band of unresolved stars as well as globular clusters marked by circles. Right: filtered image in
the redshifted oxygen emission line, from which the planetary nebulae emerge as point sources from the noise.
The artefacts created by instrumental effects have completely disappeared. Credit: AIP/M. Roth)
행성상 성운 (planetary nebula)은 태양 같은 별이 최후의 순간에 주변으로 가스를 날려보내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가스 성운으로 처음 망원경으로 봤을 때 마치 행성처럼 알록달록한 천체라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입니다.
따라서 행성상 성운 가운데는 매우 아름답거나 신비로운 형태를 지닌 것이 많습니다.
지구에서 650광년 떨어진 나선 성운 (Helix Nebula, NGC 7293)도 그 중 하나입니다. (위에서 두 번째 사진)
나선 성운은 고양이 눈, 신의 눈, 사우론의 눈 등 여러 가지 별명으로 불리는 행성상 성운으로 대략 1만년 이 좀 넘은 행성상
성운입니다. 반지름은 2.86광년 정도로 결코 작지 않지만, 그래도 엷게 퍼진 가스이기 때문에 크기에 비해서 밝기는 낮은
편입니다. 그래도 650광년이라는 가까운 거리 덕분에 많은 관측이 이뤄진 행성상 성운입니다.
그러나 가까운 이웃 은하인 안드로메다 은하에 있는 비슷한 행성상 성운은 나선 성운보다 4000배 멀리 떨어져 있고 1500만
배 어둡습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멀리 떨어진 은하의 행성상 성운은 거의 관측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포츠담 라이프니츠
천체물리학 연구소 (Leibniz Institute for Astrophysics Potsdam (AIP))의 과학자들은 칠레에 있는 VLT에 설치된 MUSE
장치를 이용해서 매우 멀리 떨어진 은하에서 행성상 성운의 존재를 포착했습니다.
NGC 474 은하는 지구에서 1억 1천만 광년 떨어진 은하로 은하 충돌에 의해 독특한 동심원 모습을 보이는 은하입니다.
여기에 있는 행성상 성운은 나선 성운과 비교해 17만배나 더 멀리 떨어져 있고 300억 배나 더 어둡습니다.
따라서 상식적으로 직접 관측은 어려울 것 같지만, 연구팀은 MUSE 장치를 이용해서 은하에서 나오는 빛 가운데 행성상
성운에서만 나오는 특정 파장을 관측해. MUSE 장치로 5시간 씩 두 차례에 걸쳐 은하를 관측한 결과 연구팀은 15개의
극도로 희미한 행성상 성운 신호를 확인했습니다. (세 번째 사진)
이렇게 멀리 떨어진 행성상 성운은 사실 그 특징을 관측하기에는 신호가 너무 미약하지만, 천체 물리학에서 여러 가지
응용이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예를 들어 행성상 성운의 밝기 한계를 생각하면 역으로 은하까지의 정확한
거리를 추정하고 검증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행성상 성운처럼 희미한 천체를 1억 광년 이상의 거리에서 포착했다는 것 자체로 현대 첨단과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 같아 흥미로운 연구입니다.
참고
Martin M. Roth et al, Toward Precision Cosmology with Improved PNLF Distances Using VLT-MUSEI.
Methodology and Tests, The Astrophysical Journal (2021). DOI: 10.3847/1538-4357/ac02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