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교회를 생각해 주는 마음들
귀소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동물이 자기 서식 장소나 둥지 혹은 태어난 장소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 다시 그곳으로 되돌아오는 성질”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흔히 귀소본능이라 칭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귀소 본능도 어쩌면 지금의 40대 이하에게는 많이 약해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 이유로는 기성세대들에게는 고향 개념이 강하지만, 그 이후에 출생한 세대들에게 고향 개념이 약할 수 밖에 없어진 세태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만큼 한국사회의 변화속도가 빨라졌다는 의미도 되겠지요.
반면에 기성세대들에게 고향은 꿈에도 그릴 정도로 고향과 타향은 반대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 중에는 모 교회(고향교회)로 불리우는, 신앙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교회에 대한 애착이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제게도 고향교회는 남다른 추억이 깃든 곳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신앙적으로 특별한 지식이나 은혜가 있었던 측면보다, 고향교회 전도사님 내외분이 좋았기에 교회가는 것이 즐거웠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요즘같이 교회 생활 외적인 것들이 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세태로서는 어쩌면 이해불가이겠지요.
본 교회 출신으로 춘천에서 공직생활을 은퇴하신 분으로서, 고향교회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소식을 들으시고 연세가 있으심에도 3년 동안 매주일 고향교회를 섬기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오신 장로님이 계십니다.
담임 목회 초보인 저희가족을 격려해 주시고 힘을 주셨던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그분으로부터 근래에 전화 한통을 받으며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장로님과 어린 시절 같은 양구 소재의 학교를 다니셨던 분으로부터 지난해 년말 전화를 받았답니다.
저희교회에서 약 3-4키로 떨어진 인근 마을인 구암리가 고향인 여성분은 어린 시절 본 교회를 다니셨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군인 남편을 만나서 부산으로 가게 되었고, 지금은 충청도에서 정착하여 살고 있다 합니다.
수십년이 지나도 어린 시절 다녔던 고향교회의 모습과 함께 신앙생활 하던 교우분들의 옛 모습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던가 봅니다.
그러다가 장로님과 연락을 하게 되었고, 고향교회 소식이 궁금하여 근황을 들으셨나 봅니다.
여느 시골교회처럼 여의치 않는 상황이라는 장로님의 전언에 이분은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작은 도시락을 내어 놓았던 벳세다의 소년처럼 고향교회를 섬기고 싶다는 뜻을 비추셨다 합니다.
일년이라는 시간 동안 일정 금액을 건축헌금으로 드리고 싶다며 연락을 해 오신것입니다. 그렇게 본 교회와 인연을 맺게 된 이분은 올해 1월부터 십만원씩을 건축헌금으로 매월 초순경에 보내오십니다.
처음에는 낯선 분의 성함으로 입금되었음을 문자 메시지로 확인하며 일시적 헌금으로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장로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그분의 따뜻한 마음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정이 담긴 헌금이어서 그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두해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본 교회에서 어린 시절 부친께서 목회자로 시무하셨다는 중년의 여성분으로부터 헌금 봉투를 받으며 형언키 어려운 감정을 느꼈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물질의 많고 적음을 넘어서 믿음을 가질 수 있게 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고향교회를 향한 사랑과 애정으로 섬겨주시는 마음과 마음은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고귀하고 소중한 마음이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애굽에서 종살이 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하게 된 동인 중에는, 그들이 고통으로 부르짖는 소리가 하나님께 상달되면서부터 하나님의 일하심이 시작됨을 출애굽기 2장은 보여줍니다.
고향교회를 생각해 주는 분들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들으며, 이분들이 애향 정신으로 부르짖는 부르짖음이 하나님께 상달됨으로 양구땅에 그리스도의 푸른 계절이 오게끔 하는데 본 교회가 쓰임받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23. 여러 해 후에 애굽 왕은 죽었고 이스라엘 자손은 고된 노동으로 말미암아 탄식하며 부르짖으니 그 고된 노동으로 말미암아 부르짖는 소리가 하나님께 상달된지라
24. 하나님이 그들의 고통 소리를 들으시고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세운 그의 언약을 기억하사 25 하나님이 이스라엘 자손을 돌보셨고 하나님이 그들을 기억하셨더라(출애굽기 2:23-25)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