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캡쳐 -1-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캡쳐 -27-

-왜 이렇게 전활 안 받지? 완전 특종인데.

오늘은 문을 연 약국

따르릉

-선생님, 말씀드릴 게 있어서요. 언니분에 대해서.

-이거 만나서 얘기해야 될 거 같은데 어디세요?

-저 지금 사건 수사 때문에 약국에 와 있거든요.

-네. 그러세요, 그럼.
이따 뵐게요.

약국으로 향하는 우재
-

-저를 찾았다고요?

-왜 이렇게 오래 약국 문을 닫으세요.
아픈 사람들은 어떡하라고.

-몸이 안 좋아서 며칠 푹 쉬었어요.

-얼마 전에 보니까 혈색 좋으시던데?

-...

-죄송합니다.

-나 김혜진이랑 별로 안 친하거든요?

-같이 테니스도 치고 그랬다는데요?
그 정도면 우리 마을에서 김혜진이랑 가장 친한 사람일 걸요.

-궁금한 게 뭐예요?

-김혜진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젭니까?

-형부랑 김혜진 얘기 알아요?

-그럼요. 엄청 충격이었습니다.

-언니랑 혜진이가 몸싸움을 했다는 소문이 마을에 파다했어요.
그러니 혜진이가 무슨 낯으로 날 보겠어요?

-테니스장에도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러면 언니랑 그 일이 있은 후 김혜진을 본 적이 없다?
-네.

문 열리는 소리

-선생님! 빨리 오셨네요.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네.

-혜진이는 속 얘기를 워낙 안 해서 사생활에 대해선 저도 잘 몰라요.

-김혜진씨가 갑자기 사라져 버려서 궁금하진 않으셨나요?

-헬스장에서 마주치던 사람이 안 보이면 궁금하세요?

-그거야 어느 정도의 친분이냐에 따라서..

-테니스장에서 우연히 마주쳐서 같이 운동하고
밥 몇 번 먹은 것뿐이에요.

-우리 마을 사람도 아니고 워낙 불미스런 일도 있고 해서
당연히 자기 고향으로 돌아갔나 했죠.

-말씀이 이치가 딱딱 떨어지시네요.

-제가 처음부터 궁금하던 게 하나 있는데요. 혹시 이것도 아시려나?
김혜진이 애초에 이 마을에 왜 왔냐는 거예요.

-집도 서울, 학교도 서울, 직장도 서울인 젊은 여자가
아무 연고도 없는 이 시골까지 혼자서.

-...

-사실 나도 그게 이상해서 물어본 적 있어요.

-그렇죠? 이상하죠?
김혜진이 뭐라고 하던가요.

-사람을 찾으러 왔다고 했어요.
확실히 말은 안 했는데 가족인 거 같았어요.

-김혜진씨 가족은 어머니 밖에 없는데.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친척도 전혀 없다고.

-이상하네요. 난 동생 얘기도 들었는데?

-...

-동생이 혜진이 만나러 이곳으로 온다고 했어요.
꽤 기다리던 눈치였고요.


-그 동생 몇 살이래요?
여잔가요? 이름은 뭐예요?

-...

-말씀해주세요. 김혜진씨가 동생에 대해 무슨 얘길 했는지요.

-몇 살인진 몰라요. 이름은 모르구요.

-근데 그건 왜 물으시는 거예요?

-...
-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 생각은 그쪽으로 가요.

-아니, 계속 누군가가 자꾸 나를 그쪽으로 밀치는 거 같아요.
-제가 할말이 있다는 것도 비슷한 거예요.

-전에 김혜진 생일 물으셨잖아요. 2월 29일이냐고.

-그거 언니분 생일 맞죠?

-네. 그런데요?

-김혜진 휴대폰 뒷자리가 0229입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아치아라 입양에 대해 알아보는 글을 봤는데

-그사람 휴대폰 뒷자리도 0229였어요.

-이름은 한소정.

-한소정이요?

-이 모든 게 과연 우연일까요?

-...

-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김혜진이 한소정일 가능성이요.

-하지만 혜진씨는 어머니가 계시잖아요.

-그렇긴 한데..
우연이 자꾸자꾸 모여서 지나친 우연이 되고 있어요.

-지나친 우연은 우연이 아닐 경우가 많고요.

-...
-

-이런 것도 동창이라고 해야 하나?
졸업은 같이 못했거든요. 소정이가 고1 때 사라지는 바람에.

-한소정씨와는 친한 사이였습니까?

-걔랑 친한 애 하나도 없어요.

-애가 워낙 내성적이라 우리랑 놀지도 않고
학교도 조금 다니다 관뒀고요.

-그런데도 알아보셨다고요? 10년만에 보는 건데.

-왜 못 알아봐요. 그렇게 얘쁜 애를.
그런 얼굴은 잊을 수가 없죠.


-세월이 지났는데도 알아보겠더라고요.

-'한소정!'

-'한소정, 너 맞지?'

-'나 모르겠어? 미진여고 1학년 1반.'

-'...'

-한소정이 아니라고, 미진여고도 처음 듣는다고.

-자긴 서울에서 자라고 태어난 서울 토박이라고 했어요.

-그런데도 한소정이라 확신하는 이유가 뭐죠?

-소정이가 아니라면 한소정이라 불렀을 때
왜 멈춰 섰겠어요?

-이름 부르자 마자 움찔하더니 멈춰서더라니까요.

-그럼 지금 보셔도 알아보실 수 있겠나요?

-물론이죠.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을 보여주긔

-틀림없어요. 소정이 맞아요.
-


유령 아기 엄마에 대해 찾아보는 소윤

TV 프로그램에 나왔던 것을 확인하고

해당 파일 업로드를 요청하긔

따르릉

-네.
-

-나와줬네요. 거절할 줄 알았는데.

-저도 오늘 한 잔 하고 싶었거든요.

-무슨 일 있으세요?
-아뇨, 그냥 뭐.

-나 원래 건축 전공이었어요.
여행이나 다니면서 멋진 건축물 구경하고 설계도면 그리고

-그러다 언젠간 내 손으로 멋진 건축물도 짓고.

-그렇게 살고 싶었죠.

-생각대로 살기 쉽나요.

-그렇게 살 걸 그랬단 생각이 들어요.

-마을에 돌아온 걸 후회하세요?

-누가 보지 않으면 갖다 버리고 싶은 게 가족이라는 말,
들어봤어요?

-끔찍한 말이네요.

-가끔은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배부른 소리로 들리는데요? 가족을 다 잃은 저한텐.

-언니 찾는 일은 어떻게 되고 있어요?

-막다른 길인가 싶다가도 새로운 길이 생겨요.
그게 믿을 만한 길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언니도 아니잖아요.

-내 말은.. 핏줄도 아니잖아요.

-한국사람들, 핏줄에 연연해 하죠.
우리 외할머니도 언니를 버리고 핏줄인 저를 선택했으니까요.

-요즘은 내가 언니를 찾고 있는 게 아니라
언니가 나를 찾고 있단 생각이 들어요.

-언니가 불러서 이곳 아치아라까지 왔고

-그렇게 계속 언니가 이끄는 데로 가는 기분.

-굳이 말하자면 핏줄보다 강한 느낌이에요.

-누가 보지 않으면 갖다 버리고 싶은 가족이랑은 달라요.

-...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꼭.
-

-그러니까 김혜진이가 영어 선생의 언니라고?

-예, 가능성이 아주 농후합니다.

-이게 또 무슨 사고를 치려고.
-제가 무슨 바봅니까? 근거도 없이 이런 말 하게?

-그쪽 지역 근무하는 제 동기녀석들 풀어서
한소정 고등학교 동창들에게 김혜진 사진을 돌리는 중입니다.

-이러다가 만에 하나 김혜진이 한소정이란 게 밝혀지면

-김혜진 수사의 최대 미스테리 하나가 풀리는 거잖아요.

-서울아가씨 김혜진이 뜬금없이 강원도 산골
아치아라에 온 까닭은?

-친부모를 찾기 위해서. 딱 답이 나오는 거죠.

-너 전에 보고했던 서창권이 선거 당시 때 일정표.
-네?

-도의원 선거 2주 앞두고서
운전기사가 갑자기 바뀐 이유에 대해서 알아봤어?

-운전기사가 바뀌었습니까?

-진짜네.. 이건 깜박 체크를 못 했습니다.

-아니 근데 선거 2주 전이면 한창 바쁠 땐데.

-그때가 임마, 김혜진 실종 시점이다.

-설마.. 우연일까요?

-이게 자연스럽니?
-아주 부자연스럽습니다.

-누가 그러던데 정치인하고 운전기사는
내연관계 비스무리 한 거라 그러더라고.

-내연관계..

-서창권이.. 동성애?

-여자도 모자라 남자까지..

-노인네 너무 버라이어티 한 거 아닙니까?
-됐다.

-어디 가세요? 이따 장례식장 안 갈 거예요?
첫댓글 재밌어서 눈물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마지막ㅋㅋㅋㅋ
저런 역 너무 잘해 ㅎㅎㅎㅎㅎ